국내 해운기업들이 최근 잇따라 선박 매각에 나서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두 번째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간 삼선로직스를 비롯해 천경해운 팬오션 등이 자산 처분에 나서고 있다.
삼선로직스는 3만2600t(이하 재화중량톤)급 핸디사이즈 벌크선 2척을 팔았다. 2010년에 중국 랴오닝훙관(遼寧宏冠) 조선에서 나란히 지어진 <레지나>(Regina)와 <테소로>(Tesoro)호다.
삼선로직스는 이 선박들을 일괄매각 방식으로 불가리아 선사 내비게이션마리타임벌거(NAVIBULGAR)에 넘겼다.
선가는 척당 950만달러, 총 1900만달러(약 220억원)다. 영국 선가조사기관인 베셀즈밸류닷컴에서 평가한 척당 선가 910만달러보다 높은 가격으로 거래가 이뤄졌다.
두 선박 모두 한국선급에서 선급 증서를 취득했으며 스팀십뮤추얼 P&I클럽에 가입해 있다.
근해 컨테이너선사인 천경해운은 중고 도입한 선박을 5년만에 처분했다. 이 선사는 1028TEU급 컨테이너선 <스카이에벌루션>(Sky Evolution, 사진)호를 싱가포르 선주사에 매각했다.
선박 가격은 시장평가보다 150만달러 높은 400만달러(약 47억원)다.
천경해운은 지난 1996년 10월 일본 이마바리조선에서 지어진 이 선박을 2010년 4월 일본 MOL로부터 도입한 뒤 베트남·태국항로에 배선해 왔다. 최근엔 중국 코스코 계열사인 코흥라인(경한항운)에 대선돼 부산-상하이항로에 취항 중이다.
천경해운측은 10월 중순께 선박을 새로운 소유주에 인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팬오션은 최근 핸디사이즈 벌크선 1척에 대해 매매 협상을 벌이다 막판에 철회했다. 3만1000t급 <뉴로렐>(New Laurel)호다. 팬오션은 지난 1999년 현대미포조선에서 이 선박을 신조 인수한 뒤 16년간 운항하다 시장에 내놨다.
익명의 인수희망자가 제시한 가격은 450만달러(약 52억원)로, 베셀즈밸류닷컴 평가액보다 90만달러 낮은 수준이다. 시장가치를 밑도는 가격이 협상 중단의 배경으로 풀이된다.
선박은 한국선급에서 선박검사를 받았으며 UK P&I클럽 소속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최근 친환경선박 도입이 화두가 되면서 국적선사들도 고령의 선박을 매각하고 연비가 향상된 선박 신조에 주력하고 있다"며 "최근의 선박 매각도 이 같은 맥락에서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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