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0-02 10:57

칼럼/ 항공화물시장 현황과 항공물류사업 활성화 방안

이헌수 편집위원 (한국물류산업정책연구원장, 항공대 교수)

항공화물시장 현황

미국경제의 회복세 등에 따라 세계경제상황은 점차 회복 추세를 보이고 있고 이에 따라 2014년 항공화물시장은 화물톤(FTK) 기준으로 전년 대비 4.3% 증가했다. 2014년 상반기에는 항공화물 및 국제무역 모두 약세를 보였으나 하반기에는 국제무역 회복세가 두드러지면서 항공화물시장에서도 반등이 이루어졌다. 또한 ICAO 등 세계 항공관련 주요기관들은 세계 항공화물 연평균 성장률을 3.2-5.2%로 전망하는 등 대체로 긍정적으로 예측하고 있다. 

지역별로는 2014년 FTK 기준으로 아태지역의 점유율이 38.9%로 가장 높으며 유럽(23.1%)과 북미(20.7%) 시장이 뒤따르고 있다. 아태지역은 최근 감소세를 보이고 있기는 하나 그 동안 빠른 성장을 거듭해온 중국경제, 주요 항공사들의 아시아 허브 거점전략, 글로벌 제조기업의 아시아 생산거점화 등으로 인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노선별 증가율 전망은 중국 내, 아시아 역내, 아시아-북미, 유럽-아시아의 순서로 모두 아시아와 연계되어 있으며 아시아 내에서 항공화물 성장세가 높은 나라는 베트남(6.6%), 중국(4.5%), 태국(4.1%) 등이다. 

특히 베트남은 삼성전자, LG전자, 캐논,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글로벌 생산거점 구축, 베트남-EU FTA 및 TPP 체결 예상 등에 따라 성장 예측치가 가장 높으며 중국도 글로벌 생산거점, 허브공항 건설, 3대 화물항공사 통합계획 등에 따라 성장세가 계속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국제선 항공화물은 2014년 기준 전년대비 5.1% 증가했으나 최근 5개년 연평균 증가율은 0.58%로 성장폭이 매우 작았다. 지역별로는 동남아, 미주, 중국, 유럽의 순서이며 FTA 체결 등을 통해 글로벌 시장 범위가 확장됨에 따라 각 지역별 항공화물의 증가가 예상된다. 수출지역도 같은 순서이며 최근 5개년 증가율은 항공화물 침체기 중임에도 동남아(3.6%), 중국(2.2%)이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품목별로는 전자전기제품, 기계류가 중심을 이뤘으며 전자전기제품은 PC 교체수요 지속과 국내의 모바일 D램 생산 증가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수출 확대 등으로 지속적인 증가세를 전망하고 있고 기계류도 프로젝트 발주 등 글로벌 수요확대로 선진국 및 중동 수출 증가세가 두드러져 증가세를 전망하고 있다. 섬유류는 미국경기 개선과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 수요증가세 지속, 한·미 FTA 효과 등으로 수출증가가 전망되고, 철강금속제품은 고부가형 항공기 부품 및 자동차 부품 등의 수입 대폭 증가로 수출입 물량 증가가 예상된다.

전자전기제품 세부품목별로는 무선통신기기, 반도체, 평판디스플레이 및 센서, 기구부품 물동량이 많으며 최근 5개년은 기구부품(0.8%), 반도체(-6.4%), 무선통신기기(-13.3%), 평판디스플레이 및 센서(-47.1%) 순서로 정체 및 감소 추세를 보였다. 2014년의 전년대비 증가율은 기구부품(36.4%), 평판디스플레이 및 센서(30.3%), 무선통신기기(4.8%)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항공기반 글로벌 공급망관리 현황

우리기업 공급망의 지역적 범위 확대 및 글로벌화, 고객수요에 대한 신속대응 필요성 증대, 취급화물의 고가치화 등으로 인해 항공물류 수요증대가 예상되고 있으나 우리기업들의 항공기반 글로벌 공급망관리(GSCM)는 아직 제한적으로만 이루어지고 있다. 

항공 물동량이 많은 대표적인 기업인 삼성전자의 경우 항공운송 위주에서 항만과 공항을 함께 이용하는 국제복합운송으로 전환함을 통해 운송수단의 다각화를 도모하고 있다. 국내는 기흥-화성-고덕 광역 첨단 반도체 벨트 조성으로 한국-중국-베트남 글로벌 SCM 체계를 구축하고 있고 중국은 텐진공항 노선부족, 베이징공항 용량부족 문제를 ‘Direct Air’, ‘Air&Air’, ‘Sea&Air’ 등 물류네트워크 확대를 통해 해결하고 있으며 시안 반도체 공장의 ’14년 가동으로 한국-중국-미국 글로벌 반도체 생산 3대 거점 및 GSCM 체계를 구축했다. 

베트남 삼성전자는 하노이 1·2공장 및 호치민 하이테크 공단 조성을 통해 글로벌 생산거점의 중국으로부터의 이전이 가속화되고 있다. 하노이 중심 GSCM은 한국발 원부자재의 50%, 중국발 물량의 20%를 항공으로 수입하고 있으며 세계생산의 30%를 차지하는 하노이 공장 수출물량은 주로 항공(하노이 노이바이 공항 총화물의 55% 차지)을 이용하나 글로벌 물류기업들과의 글로벌 통합계약을 통해 그때그때의 필요에 따라 다양한 운송수단을 이용하고 있다. 또한 하노이-심천 간 cross-border 운송 등 다양한 운송수단의 최적 조합을 활용하고 있다. 

LG전자는 계열사인 범한판토스가 인천공항을 GSCM 거점으로 삼아, Sea&Air 및 Air&Air를 활용한 부품조달 및 완제품 물류를 옌타이/칭다오-인천항-인천공항-시카고 허브간에 실시하고 있다. 인천공항 GSCM허브를 중심으로 중국 광저우향 주 2회 전세기를 운영하고 있으며 화중지역, 화남지역으로의 거점 확대, 주요 수출지역인 유럽 현지 통합허브 구축 등을 추진하고 있다. 베트남은, 기존 내수공급 중심으로 운영하던 흥옌 가전공장을 하이퐁복합전자단지로 이전 통합해 글로벌 생산거점 육성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이를 지원하기 위해 하노이 노이바이 공항과 하이퐁항을 연계하는 복합물류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자동차 산업의 경우 현대·기아차의 국내시장 점유율 정체, 노사문제, 신시장 개척 드라이브 등으로 인해, 국내공장의 확장 보다는 중국, 멕시코 등 글로벌 생산거점 구축에 중점을 두고 있다. 중국의 경우 충칭 5공장 증설을 통해 중국시장 판매부진 대안마련, 서부지역 판매 교두보 확보를 통한 수요창출 등을 기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국내생산 고부가가치 자동차부품의 중국 중서부 지방향 항공수출증가가 기대되고 있다.

항공기반 GSCM 및 항공물류 활성화 방안

항공운송의 국제물류 핵심 운송수단으로서의 중요성이 증대되고 있는 만큼 우리 물류기업들도 항공물류 비즈니스 모델의 창출 및 항공기반 GSCM 지원능력 제고에 보다 많은 중점을 두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단기 비즈니스 모델 뿐 아니라 중장기 비즈니스 모델을 포함하는 BCG 매트릭스 기반 중장기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예를 들어 중국물동량의 지속적인 정체와 동남아 및 미주 물량의 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동남아-중국-한국-일본-북미를 포함하는 GSCM 지원 물류체계 및 능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취급품목 측면에서는 IT제품 정체가 예상되고 자동차 부품 및 신선화물의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되므로, 농식품 수출입, 조달물류 허브, A/S부품 유통허브, 의약품 콜드체인 SCM 등 잠재력있는 새 비즈니스 모델 창출이 필요하다.

보다 세부적인 비즈니스 모델의 예를 들면, 전자제품 중국생산지-엔타이/위해항-인천항/평택항-한국생산지-인천공항/청주공항-미주/유럽/일본을 연계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가능하다. 인천공항의 경우 현재 SONY, LG전자 제품 등을 중심으로 선박, 페리, 트럭, 항공을 이용하는 복합일관운송 네트워크를 활용해 한중일간을 연계하는 GSCM이 이루어지고 있다.

한국 전자제품 부품공급업체-평택항/청주공항-연태항/청도공항-중국 생산업체-인천항/인천공항-미주/유럽을 연계하는 비즈니스 모델도 가능하다. 화물거점공항으로의 발전을 추진하고 있는 청주공항의 경우 중국 무석/소주지역 삼성전자/하이닉스-청주공항/평택항-탕정/천안 생산업체-청주공항/인천공항-미주/유럽 연계 비즈니스 모델도 가능하다. 

중국, 베트남 등 이머징 마켓의 고급 및 웰빙 농식품시장에 대한 잠재력이 증대되고 있다. 따라서 상하이, 칭다오, 광저우 등을 거점으로 하는 중국 농식품 내수 비즈니스 모델과 호치민, 하노이를 거점으로 활용하는 베트남 모델의 활용이 가능하다. aT유통센터, 농식품부 등이 추진하는 수출전진기지 전략을 활용한, 해외농식품 수출입전진기지 네트워크 비즈니스 모델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과실류 비즈니스 모델의 경우 해상운송으로 1-6주 소요시 상품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딸기도, 항공운송을 활용함을 통한 리드타임의 대폭적인 감축(홍콩 2-3일, 싱가포르 5-7일, 일본 1-2일, 러시아 2-3일 소요)과 상품성 확보가 가능하다. 특히 인천공항공사-aT센터-항공사 간의 제휴에 근거한 신선 농산물 항공수출 지원 등을 통해 항공운임 할인 적용이 확대될 경우 농식품 항공수출이 빠른 속도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산물의 경우 넙치는 활어 상태의 신선도 유지를 위해 대부분 저온마취 박스포장형태로 수출하며 일부업체에서는 무수동면포장 형태로 미국으로 항공수출되고 있다. 성게 및 전복의 경우 최근 소득증가로 인해 수요가 증대되고 있는 중국지역으로 수출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킹크랩 및 기타 수산물의 경우 러시아 블라디보스톡발 중국향 비행편이 적으므로 블라디보스톡에서 인천공항으로 수입 및 저장한 후 최근 수요증가가 이루어지고 있는 중국 및 동유럽으로 재수출이 이루어지고 있다. 

맺음말

이미 10여년이 지난 얘기라 지금은 이런 분들이 아마 거의 없으리라고 생각되지만 우리 물류기업 임원분들을 모시고 중국물류고급관리자 과정을 운영할 때의 기억이 난다. 당시 15명 정도의 임원들과 상하이, 소주 등의 물류기업과 시설을 방문하고 중국 진출 및 중국기업과의 협력방안을 모색하는 기회를 가졌는데 어떤 분들은 해운 포워딩 담당이라며 항공시설 방문 때는 아예 호텔에 계셨던 기억이 난다. 

이미 항공운송 적합품목, 해상운송 적합품목이라는 개념 보다는 특정 품목이 처해있는 상황에서의 가장 적합한 운송 믹스를 제공해야 하는 시대에 와 있던 만큼 이분들의 인식에 좀 놀랐던 기억이 난다.

이제 항공물류에 대한 인식은 많이 보편화 되었지만 아직 항공물류에 대한 연구, 실제 적용사례 등은 매우 제한적으로만 가용하다. 이제 우리 물류기업들도 항공기반 GSCM 및 항공물류 비즈니스 모델 개발 및 활성화에 보다 중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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