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8-25 17:50

해수부 공공기관 임금피크제 갈등 고조

유기준 장관 기관장 독려…노조 반발

해양수산부가 추진 중인 공공기관 임금피크제 도입을 두고 노조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유기준 해양수산부장관은 24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대회의실에서 해양수산 공공기관장 회의를 개최해 공공기관 임금피크제 도입 추진 현황을 점검했다. 이날 회의엔 임금피크제 도입을 추진 중인 15개 기관이 참여했다. ▲부산항만공사 인천항만공사 여수광양항만공사 울산항만공사 해양환경관리공단 등 5개 공기업 ▲선박안전기술공단 한국해양수산연수원 수산자원관리공단 한국해양과학기술진흥원 등 4개 준정부기관 ▲부산항보안공사 인천항보안공사 항로표지기술협회 한국해양과학기술원 한국어촌어항협회 한국해양조사협회 등 6개 기타공공기관이다.
 
해수부 측에선 남봉현 기획조정실장, 김준석 정책기획관, 이경규 창조행정담당관, 공공기관 소관 실국장 등이 배석했다.
 
유 장관은 회의에서 “최근 임금피크제가 양보를 통한 상생의 제도라는 사회적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며 “해양수산 공공기관도 상생의 차원에서 임금피크제를 조기에 도입하여 청년 고용 창출을 위해 노력해 달라”라고 당부했다.
 
공공기관 임금피크제는 정부의 4대 구조개혁 가운데 ‘노동개혁’의 핵심과제다. 박근혜 대통령은 최근 대국민 담화에서 올해 말까지 모든 공공기관의 임금피크제 도입을 완료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올해 말까지 316개 공공기관에 대한 관련 규정을 개정해 내년부터 임금피크제를 전면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임금피크제 도입은 노사 자율적인 합의를 통해 추진하도록 한다는 게 정부의 기본안이다. 다만 기획재정부가 제도 도입 여부를 공공기관장 평가에 반영한다는 계획이어서 각 기관은 임금피크제 도입에 의욕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해수부 산하 15개 공공기관 중에선 이미 시행 중인 9곳을 제외한 해양환경관리공단과 해양수산연수원 수산자원관리공단 해양과학기술진흥원 해양과학기술원 해양조사협회 등이 대상이다.
 
해당 기관 노조는 크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정년이 이미 60세 이상이어서 정년 연장의 혜택을 보지 못하는 곳의 저항이 큰 편이다. 임금피크제 도입을 추진 중인 6개 기관 중 해양조사협회는 60세, 해양과학기술원은 61세가 각각 현재 정년이다.
 
12개 공공기관 노조로 구성된 전국해양수산노조연합(이하 전해노련)은 ‘해양수산부는 산하기관에 대한 갑질을 자제하고 자폭하라’는 원색적인 제목의 성명서에서 임금피크제 도입을 추진 중인 해수부를 비난했다.
 
전해노련은 성명서를 통해 “정부가 도입을 촉구하는 임금피크제는 정년이 연장돼 노동을 추가로 제공함에도 생애총임금은 동결되는 제도이며, 신규채용 인건비를 기존 근로자의 임금을 삭감해서 해결하라는 것은 명백한 근로조건의 저하이자 불이익 변경”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총인건비를 묶어둔 상태에서 정년연장과 신규채용 비용을 부담하라는 것은 산하기관에게 고통을 떠넘기는 비열한 요구이며, 경영평가와 임금인상율을 갖고 도입 경쟁에 나서도록 부추기는 것은 더 없이 추하고 악랄한 행위”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노조는 “임금피크제 도입은 공무원들부터 솔선수범 하는 것이 도리”라며 “전해노련은 해수부 임금피크제 강행 시도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일방적으로 도입을 강압해 야기되는 모든 책임은 유기준 장관에게 있다”고 경고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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