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선사와 중소조선소, 기자재업체가 동반성장할 수 있는 '미래 먹거리' 사업이 소개돼 주목을 끌고 있다. 해양플랜트지원선박(OSV) 시장에 국내 기업이 진출해 '틈새시장'을 파고든다는 구상이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21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국제회의실에서 ‘해양플랜트 서비스산업 시장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번 시장 설명회는 KMI가 해수부의 지원을 받아 수행하는‘ 해양플랜트 서비스산업 해외시장 정보제공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미래먹거리' OSV, 동남아시장서 돌파구 찾아야
해양플랜트에 비해 진입장벽이 낮은 OSV 시장의 문을 적극 두드려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대적으로 진입 문턱이 낮은 동남아 시장을 적극 공략해 진출기반을 마련해야한다는 지적이다.
KMI 박광서 부연구위원은 이날 주제발표를 통해 "OSV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시장 규모가 가장 크고 국내 기업이 상대적으로 진출하기 쉬운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해양, 석유, 가스개발에 투입되는 OSV는 선종에 따라 공급지원, 심해저 작업·건설, 편의시설, 탄성파 탐사 지원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OSV는 AHTS(해양예인지원선), PSV(해양작업지원선), MPSV(다목적해양작업지원선), CSV(건설지원선) 등 선종이 다양하며 전 세계에서 운항 중인 선대 규모 역시 매년 커지고 있다.
지난해 기준 지역별 OSV 선대 규모는 아태지역이 1595척으로 가장 많았다. 북미(771척)와 아프리카(721척)를 월등히 앞섰다. 가장 높은 연평균 성장률을 보인 지역은 남미(9.7%)와 유럽(9.4%) 및 아프리카(9.4%)였다.
시장 잠재력도 무궁무진하다. 국제연구기관인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OSV 시장은 2014년 417억달러에서 2019년 712억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세계 해양 석유·가스 시추 유정수 역시 2014년 2477개에서 2021년 2869개로 16%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중 2019년 기준 아태지역의 예상 OSV 선대규모는 2426척 수준으로 타지역에 비해 두 배 이상 큰 선대규모를 보유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에 발 맞춰 해수부는 지난해 9월 해양플랜트 서비스산업 발전협의회에서 'OSV 운영사업'을 최우선 선도사업으로 선정한 바 있다.
박 연구위원은 "OSV 시장은 우리나라 해운선사는 물론 중소조선소, 기자재 업체가 동반성장할 수 있는 대표적인 분야"라면서도 "해운선사를 중심으로 관심이 증가하고 있으나 가시적인 성과는 아직까지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OSV를 국내 조선소와 기자재업체가 건조·개발하고, 국내 해운선사가 운용해 새로운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자는 게 박 연구위원의 주장이다. 특히 그는 세계 1위 조선과 5위인 해운의 특성을 잘 살려 우리나라 기업들이 OSV 시장에서 기회를 창출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박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기업들이 진입장벽이 낮고 성장 잠재력이 높은 동남아시장으로 눈을 돌려야한다고 주장했다. 박 연구위원은 "오일메이저와 OSV 선사간 브라더 관계를 맺고 있는 멕시코만, 북해, 지리적 사회문화적 접근이 힘든 중남미, 아프리카 시장 대비 동남아 지역은 국내 기업이 진출하는데 상대적으로 용이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선대확보, 로컬 콘텐츠 극복, 수요처 발굴이 관건"이라고 밝혔다.
OSV 시장 활성화와 관련해 박 연구위원은 정부와 기업의 관심을 촉구했다. 그는 OSV 시장에 대한 기업들의 적극적인 스터디와 신규 시장진출에 대한 자금력, 자신감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향후 기업을 대상으로 OSV 시장 설명회를 개최해야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금융권과 산업계간 교류의 장 확대를 위해서라도 정부가 중개자 역할을 해주는 것은 물론, 국내 기업의 해외 프로젝트 수주시 수주지원 외교 추진, 금융지원과 수요처 발굴을 위한 기반 조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선박금융도 정부의 지원방안 중 하나로 꼽혔다. 제도적인 문제점과 금융권의 관심 부족으로 자금조달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어 글로벌해양펀드(가칭) 규모 확대와, 선박펀드 활용이 OSV 시장 활성화에 필요하다는 게 박 연구원의 견해다. 이밖에 박 연구위원은 해외시장 타당성조사 사업 확대, 유망시장에 대한 수주지원 강화를 통한 수요처 발굴 지원과 OSV 교육프로그램과 교육인프라를 확충해 전문인력 양성체계에도 힘을 쏟아야한다고 말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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