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택 국제해사기구(IMO) 사무총장 당선자(
윗사진)가 우리나라와 국제사회가 상호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데 힘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임 당선자는 2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조선 1위, 해운 5위인 우리나라의 축적된 기술과 노하우를 표준화해 국제사회에서 수용되고 채용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면 범지구적으로도 도움이 되고 대한민국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우리나라의 조선기술과 해운 R&D(연구개발) 기술의 과실을 세계와 같이 나누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임 당선자는 또 “(국제사회에서) 지역주의가 일부 발생하고 있는데 지역주의와 IMO 간에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역할을 하고 선진국과 개도국 간 격차를 줄이는 등 전체적으로 화합을 중심으로 IMO를 이끌어가겠다”고 세계 해양 행정 방침을 밝혔다.
사무총장 선거는 협업외교의 성공적 모델
그는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주무부처인 해양수산부와 외교를 총괄하는 외교부의 협업외교의 성공적인 모델”이었다고 평가했다.
TF(전담조직)를 구성하고 전방위적인 지원에 나선 해양수산부와 영국을 중심으로 재외공관 활동에 힘 쏟은 외교부, 남미순방에서 지지를 호소한 박근혜 대통령, 선주협회 등 민간지원협의회, 중남미 국가에 협조서한을 보낸 정호섭 해군참모총장 등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는 "(취임까지) 남은 수개월 동안 필요한 준비를 착실히 해 내년부터 임기가 시작되면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며 "특히 유엔 총장으로서 많은 좋은 역할을 하고 있는 반기문 총장을 찾아뵙고 가르침을 잘 받아서 국제해사기구에서도 한국인의 긍지를 살릴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함께 브리핑에 나선 유기준 해수부 장관(
아랫사진)은 선거 현장 상황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유 장관은 6월30일 영국 런던 IMO 본부에서 열린 선거에 우리나라 수석대표로 참가해 한 표를 행사했다.
유 장관은 “처음에 6개국이 (후보로) 나와서 그 중에 (이사국) 40개국이 투표를 했는데, 5차까지 이어진 투표에서 처음에는 한국이 10표, 덴마크가 12표가 나와서 사뭇 긴장을 했다”면서도 “(사전) 모의분석 결과에 의하면 1차에선 우리가 표를 적게 얻지만 2차 3차 4차 이후부터는 탈락한 국가들의 표를 얻는다는 전략이 주효해 이어지는 투표에서 계속적으로 표를 모아서 마지막 5차 투표에서는 대세몰이를 해 26대 14라는 압도적인 표차로 승리하게 됐다”고 말했다.
국제규범 제·개정 우리나라가 주도할 터
유 장관은 임기택 IMO 사무총장 진출 이후 우리나라의 대응방안과 과제에 대해서도 밝혔다.
그는 해운·조선 분야의 국제규범 제·개정을 우리나라가 주도해 나갈 수 있도록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해수부에 전담부서를 신설해 전문가를 양성하고, 런던 현지에도 IMO 대표부를 설치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사무총장의 역할 수행을 보좌하고, 우리 정부와 긴밀한 협력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현재 300명의 IMO 인력 중 2명에 불과한 한국인 직원을 늘리는 것에 대해서도 힘쓰기로 했다.
아울러 IMO 이사국 중 대륙별 안배에 따라 개발도상국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는 점을 들어 해사 분야의 외교적 우군을 든든히 확보할 수 있도록 사무총장 배출국에 걸맞은 기술협력사업과 ODA(공적개발원조) 사업 확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외교채널을 총 가동해 선거 운동에 큰 힘을 보탠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임기택 후보의 IMO 사무총장 진출은 우리 해양외교의 새로운 장이 됐다. IMO 사무총장 활동을 통해 국제해양안전·환경 분야 발전에 기여함은 물론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을 제고하는데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평가하고 “임 당선자가 IMO 수장으로서 국제 해사 업무에 있어서 큰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가능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임기택 당선자와 유기준 해수부 장관 윤병세 외교부 장관(왼쪽부터)이 IMO 사무총장 선거 결과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
해양외교의 새로운 장 마련
임 당선자와 유 장관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전날 “해수부 일각에서 이번 선거와 관련해서 협조가 잘 되지 않았다”고 한 발언에 대해선 모두 부인했다.
임 당선자는 “후보를 결정하는 것은 런던을 중심으로 한 해외에서 여러 가지 상황을 판단해서 정보를 본국으로 전달하고, 또 본국 내에서는 외교부와 해수부가 협의를 해서 절차를 밟아서 정하게 돼 있지 않느냐”며 “작년 말 해수부 장관이 공석이 된 점도 있고, 여러 가지 해수부의 업무 절차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조금 시간이 지연된 건 있지만 해수부에서 처음부터 관심을 갖고 잘 검토를 해왔다”고 해명했다.
그는 “연초에 들어오면서 본격적인 일을 시작하고 또 외교부와 협의를 해서 실제로 진행 과정 상에 특별한 문제점은 없었고, 활동이나 해수부의 역할은 진행되면서 계속 확대돼 왔기 때문에 큰 불편함이 없었다”고 말했다.
유 장관은 “(김무성 의원도) 제가 장관 취임하기 전의 일을 지칭했다고 해서 굳이 더 말은 안 하겠지만 약간 실망감이 있었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해양수산부는 김 대표 발언 보도 직후 반박 보도자료를 통해 “김무성 대표의 지시사항을 전달받거나 지시받은 적이 없었으며,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 지시로 후보지원 계획을 수립해 후보 결정 이후 최선을 다해 지원활동을 벌였다”고 해명한 바 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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