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젠택배가 KGB택배를 인수했다.
로젠택배는 지난 5월 19일 KGB택배 지분 72.2%를 취득했다. 양사는 각각의 법인을 유지하며, 로젠택배는 최정호 대표가, KGB택배는 장지휘 대표가 경영을 맡는다. 다만 업무교류를 위해 일부 직원은 로젠택배와 KGB택배에서 겸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궁극적으로 서로의 노하우를 공유해 시너지효과를 발휘해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로젠택배의 최대주주는 지분 100%를 보유한 홍콩계 사모펀드인 베어링PEA로, 사실상 국내 택배업체인 로젠택배와 KGB택배가 홍콩계 사모펀드에 모두 팔린 셈이다.
베어링PEA가 로젠택배를 인수하기 직전년도인 2012년 로젠택배의 매출액은 2209억원, 영업이익은 89억원 수준에 머물렀다. 2013년 매출액이 2480억원으로 늘었고, 지난해 2635억원을 기록하며 매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금 창출력을 나타내는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도 2012년 147억원 수준에서 지난해 196억원으로 늘어 33.2%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이 덕분에 로젠택배의 경영실적과 수익성이 크게 향상돼 기업가치가(EV)가 높아져, 베어링PEA는 지난해 로젠택배 인수금융(Loan) 차환(리파이낸싱)을 추지한 바 있다.
한편 지난해 택배시장 점유율은 CJ대한통운이 38%, 현대로지스틱스 13%, 한진택배 11%, 우체국 9%, 로젠택배 8% 순이었다. 매출액은 CJ대한통운이 전체 33%를 차지했고, 현대로지스틱스 12%, 한진택배 10%, 로젠택배와 우체국택배가 9%를 차지했다. KGB택배의 시장점유율은 약 3~5%로 추정된다.
로젠택배와 KGB택배가 서로 협업해 시너지효과가 발생할 경우, 현재 업계 3위인 한진택배까지 위협할 수 있는 상황이다. 다만 두 업체의 영업구역이 겹쳐 수익성이 악화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더구나 양사의 지점장들이 통합에 반대했던 터라, 갈등을 원만하게 해결해 나가는 것도 관건이다.
일각에서는 최근 소프트뱅크로부터 10억 달러(한화 약 1조1000억원)를 유치한 쿠팡이 넉넉한 자금을 기반으로 로젠택배를 인수할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쿠팡이 당일배송 확대와 물류서비스 고도화를 위해 택배사, 물류기지, 콜센터 기업 등을 매입할 것이란 분석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로젠택배와 KGB택배가 합쳐지면서 업계의 지각변동이 시작됐다”며 “M&A가 추가로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 김동민 기자 dmkim@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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