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5-12 20:14

해사안전산업 활성화 해법은 '신기술 도입'

제9회 서울국제해사포럼 개최

우리나라의 해사안전산업이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선 신기술 도입에 더욱 힘써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갈렙앤컴퍼니 배기원 이사는 지난 7일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제9회 서울국제해사포럼'에서 해사안전의 중요성과 현황에 대해 주제발표를 진행했다. 배 이사는 "신기술의 도입과 해사안전 응용이 핵심과제"라고 밝히며 "신기술 개발과 관련해 전문인력 육성과 ICT(해양정보통신기술)와 MT(해양과학기술), 다른 엔지니어링과의 협업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해사안전장비 시장은 연평균 15%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 규모가 가장 큰 독일은 현재 해양 차세대 기술 프로그램을 가동시키고 있으며 수출 주도형과 발전R&D 사업을 진행 중이다. 독일 기업이 해사안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5%로 다른 국가들보다 높은 편이다. 노르웨이 역시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이고 있는 '이내비게이션'에 투자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으며, 덴마크와 일본 역시 해사안전기술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고 있다. 배 이사는 조직 육성을 통해 해사 R&D를 총괄·지원하는 독일의 사례를 우리나라 기업들이 눈여겨봐야한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의 해사안전산업은 독일과 일본, 덴마크에 비해 열악한 실정이다. 원천적인 기술을 해외에 의존하고 있고, 국내 해사안전장비 기업들의 시장 규모 또한 선진국에 비해 뒤쳐져 있다. 배 이사는 R&D 투자와 관련해 산·학·연 등 협력형 클러스터 구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정부가 인프라 부문에서 해사안전을 지원할 수 있는 법령 제정도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2030년까지 해상운송서 4가지 위험 존재"

지난 2005년부터 2014년까지 10여 년 동안 해양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 사건은 선박의 침몰 사고다. 침몰 사고는 주로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발생했으며 지중해와 흑해서도 끊임없이 발생했다. 배리 스티븐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장은 해양 리스크와 관련해 2030년까지 주목해야할 4가지 위험 요소를 언급했다. 배리 국장은 가장 먼저 선박·화물을 꼽았다. 컨테이너선은 지난 50여 년 동안 대형화를 거듭해왔다. 최근엔 2만TEU급 컨테이너선이 등장했으며 궤를 같이해 화물 적재량도 증가했다. 배리 국장은 "1만9천TEU급의 컨테이너선이 80%의 화물을 적재했을 경우, 전복이나 침몰로 TEU당 3만5천달러의 비용이 들어갈 것"이라며 선박이 대형화될수록 피해손실 또한 커 이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지역 분쟁도 주요 리스크 중 하나로 꼽혔다. 1960~1990년까지 각 지역에서 크게 증가한 내전과 분쟁은 2009년 들어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해적 역시 지난해 7%로 크게 줄었으며 2010년 이후로는 거의 절반 정도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5년 전만 해도 해적이 주로 출몰했던 지역은 동남아시아였으나 이후 아덴만으로 옮겨갔다. 최근엔 소말리아 연안에서 해적이 주로 출몰했지만 예전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배리 국장은 "해적이 출몰하는 횟수는 줄었지만 계속해서 해적활동 지역이 바뀌고 있어 예측하기가 어려워 대응방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배리 스티븐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장이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북극항로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요소도 제기됐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북극의 빙하가 녹으며 북극항로의 교역량은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관련해 배리 국장은 북극항로에서 선박이 충돌할 경우 얼음 밑으로 들어간 기름을 채취하기가 어렵다며,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그는 향후 북극항로에 크루즈선이 취항할 경우 안전사고에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을 철저히 생각해둬야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선박이 안전하게 항해할 수 있도록 우주항공기술의 도움을 받아야한다고 밝혔다. 배리 국장은 "항공 인프라를 개선하는 것은 물론 기후 관련 데이터를 더 많이 확보해 해양안전에 신경써야한다"고 밝혔다.

OECD 프로젝트 보고서, 내년 상반기에 발표

해양경제의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OECD 프로젝트 보고서'가 내년 초에 발표될 예정이다. OECD는 인구증가와 이산화탄소 배출, 기후변화, 전 세계 경제성장 저하 등을 장기적인 과제로 설정하고 이번 보고서를 마련했다. 2050년 먼 미래를 전망할 때 해양과 대양은 필수불가결한 자원이다. 톨절 에드바슨 담당관은  "오늘 세미나에 나오는 아이디어를 보고서에 반영해 프로젝트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2030~2050년 에 대응할 수 있는 해양경제 시나리오를 만들 것"이라며 "해양활동이 경제성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심도 있게 다룰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로 9회째를 맞은 ‘서울국제해사포럼’은 2007년 처음 개최된 이래로 매년 해사 분야의 국·내외 전문가들을 초청해 해사안전과 해양환경보호 등에 관한 다양한 이슈들을 논의해 왔다. 지난해 주제로 다룬 ‘이내비게이션’에 이어 올해는 해사안전산업과 해양경제를 주제로 선정했다. 포럼에는 포럼의 공동 주최기관인 OECD 담당관, 로이드선급 전략 및 기술 담당관, 호주 해사청(AMSA) 담당관, 프랑스 위성관제 센터 담당관, 세계해사대학(WMU) 교수, 목포해양대학 교수 및 해사안전 전문가 등 해사안전분야에서 주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전문가들이 해양분야 참석자들과 함께 국내 해사안전에 대한 발표와 더불어 열띤 토론을 벌였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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