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는 성장 위주의 정책을 펼쳐 다양한 편리함을 누리게 됐지만, 그 대가로 지구 온난화와 자원 고갈 문제 심화라는 위기에 직면했다. 최근에는 극심한 황사와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면서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조천식 녹색교통대학원은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교통·물류 분야의 탄소배출을 감소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한다는 취지로 개원했다. 조천식 녹색교통대학원은 조천식 회장의 기부를 기반으로 2010년 설립돼 현재 조동호 교수를 원장으로 17명의 교수가 참여하고 있다.
교과과정으로는 ‘교통 기술’과 ‘교통운영관리’ 두 개의 전공과정을 개설했다. 각 전공별로 교육 및 연구 필요성에 따라 유연하게 트랙을 개설하고 모든 재학생들에게 공동 지도교수를 권장해 학생이 융합연구 중심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연구는 그동안 한국과학기술원이 추진해온 역점 전략사업인 온라인전기자동차와 모바일하버를 포함해 환경 친화적인 초고속 미래철도, 유류소비 및 CO2 배출감소가 가능한 미래항공 등의 최첨단 녹색교통기술을 전기전자, 기계, 재료, 항공, 해양, 건설 환경 등 다학제 분야의 융·복합연구로 진행한다.
또한 국내외 산업체 밀착형 협력프로그램 개발 및 진행을 위해 한국철도시설공단, 한국공항공사, 한국철도기술연구원, 국토해양인재개발원, 서울시정개발연구원, LG이노텍, 현대로템과 교통관련 선도기술 연구 개발과 인력양성에 관해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를 통해 공공부문의 지원과 더불어 교통 전 분야에 있어 산업체 기술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는 계기로 삼을 전망이다.
interview 한국과학기술원 조천식녹색교통대학원 장기태 교수
본지 독자들에게 한국과학기술원 조천식녹색교통대학원을 소개해 달라.
저희 대학원은 최근 심화되고 있는 지구 온난화와 세계적인 에너지, 자원 고갈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타 산업 대비 실현가능성이 높은 교통·물류 분야의 탄소배출을 감소하고 사회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선도를 위해 개원했다.
또한 이러한 환경 문제뿐 아니라 대표적 사회기반 시설인 교통·물류시스템에서 당면하고 있는 다양한 문제의 해결을 위해 전기 및 전자, 기계, 건설 및 환경 등을 포함한 다학제적 과학기술을 포괄하는 융·복합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대학원의 교육커리큘럼은 어떻게 구성돼 있는지 궁금하다.
교통대학원의 커리큘럼은 교통기술과 교통운영관리 두 개의 전공트랙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세부전공은 교통체계, 물류체계, 자동차, 철도, 해상수송, 항법 및 항행으로 구성된다.
위 트랙 및 전공의 다양성을 융합하고, 전문성을 최대화하기 위해 ‘T자형’ 교육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우선 전공필수 과목은 대학원 학생들이 모두 수강하고 교통기술 및 운영관리 전반에 걸친 내용을 폭넓게 다루고 있다. 그리고 이후 전문성 제고를 위해 세부전공의 교과목을 전공선택으로 수강한다.
교수님만의 특별한 교수법이 있다면?
저만의 특별한 교수법이라기보다 저희 대학원에서 지향하고 있는 교육방향은 융·복합 강의다. 이를 위해 전기 및 전자, 기계공학, 교통·물류 분야 등 다양한 전공의 교수진들이 공동으로 강의 계획을 세우고 교과목을 구성해 강의하고 있다. 이렇게 강의가 진행되다 보니 학부에서 비전공 분야의 학생들이 수강하는 경우가 많아 세부적인 내용보다는 교통·물류와 관련된 기본지식의 원리를 강의하고 있다. 때로는 전공간의 차별성으로 인해 이해도가 떨어지는 경우도 있지만, 많은 경우 개별 학생들이 보유한 지식의 토대 안에 새로운 공학원리가 뿌리내리게 돼 좋은 시너지를 발휘한다.
평소 학생들과 어떤 형태로 소통하는지 궁금하다.
임용 후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느낀 점은 ‘교수’를 너무 어려워한다는 것이다. 연구를 진행함에 있어서나 대학원 생활을 함에 있어서 교수와 자유로이 의견을 제시하고 논의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함에도 제 의견이 일방적으로 반영되는 경우를 종종 경험했다. 이후 지도한다는 느낌보다는 서로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다는 분위기를 조성하려고 했고, 항상 캐주얼 한 분위기를 조성해 대화를 하려고 노력한다.
최근 국내 철도 수송실적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철도 수송이 활성화되지 못하는 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한국형 고속철도(KTX)의 도입 후 국내 철도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승객수송실적은 증가해왔다. 하지만 현재 국내 철도용량은 포화상태에 이르러 더 이상의 수송활성화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지역 간 주요 대중교통 수단인 철도는 효율성만을 위주로 운영될 수 없고, 지역 간 편차 감소 등 여러 사회적 요구사항을 고려해야만 하는 제약조건도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승객 수송에서 어려움이 존재하다보니 물류 수송에도 지장을 초래할 수밖에 없고, 수송실적이 악화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판단된다.
<세월>호 사고 이후 사회적으로 안전이 화두로 떠올랐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교통사고 사망률은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어떤 변화가 필요하다고 보나?
경찰청 통계자료에 따르면 국내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1988년 1만1500여명에서 2014년 4700여명으로 지속적인 감소추세에 있다. 하지만 OECD내 국가들과 비교하면 여전히 개선이 필요한 실정이다. 환경, 차량 그리고 운전자는 교통안전의 세 가지 주요 요소이며, 이중 운전자가 사고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0%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환경, 차량 등을 통한 기술적인 발전도 중요하지만 운전자, 운영자의 안전 의식개선이 우선시 돼야 교통안전 향상이 있을 수 있다.
미국의 테슬라가 전기차 보급에 앞장서고 있다. 기술력이 이미 높은 수준에 도달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전기차가 대중화되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나?
전기차 보급에는 다양한 장애물이 있다. 우선 높은 배터리 가격으로 인한 고가의 차량비용을 들 수 있다. 현재 시판되고 있는 일반 쏘울 차량 판매가격은 약 2000만원인 반면 전가자동차 쏘울 판매가격은 4250만원에 달한다. 이를 보조하기 위해 각 국가 및 지자체에서는 국비 및 지방비를 이용해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으나 한계가 있다.
충전에도 어려움이 있다. 일반 차량과 비교해 전기자동차는 1회 충전을 위해 급속의 경우 20~30분 내외 그리고 완속의 경우 4~6시간이 소요된다. 반면 1회 충전시 일반 차량보다 단거리(일반적으로 시판되는 차량의 경우 150km 미만)의 이동만 가능하기 때문에 소비자의 불편으로 작용한다. 또한 일반 차량에 비해 빈번한 충전이 필요함에도 충전 인프라는 부족한 실정이다.
운전자의 의식도 걸림돌이다. 위의 문제뿐 아니라 현재 일반 내연기관 차량에 익숙한 운전자들은 전기자동차 운행 또는 구매 시 주행거리에 대한 걱정을 갖고 있다. 이로 인해 일반 운전자가 평균적으로 20km 내외의 거리를 운전함에도 불구하고 보다 장거리의 주행거리를 요구하고, 이를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 구매를 기피하는 성향으로 작용한다.
녹색물류 확산을 위해 물류기업에 필요한 자세는?
녹색물류는 물자를 수송함에 있어서 최소한의 환경적 영향을 갖고 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현재 물류기업에서 수행하고 있는 절차 및 기술 등을 한 번에 전환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일부 해외 기업에서 수행했듯이, 차량 교체 시 친환경 차량 도입, 에코 오퍼레이션 적용 등 향후 의사결정 과정에서 점차적으로 환경적 영향을 고려해나가는 절차가 필요하다.
미래의 수송형태가 어떤 모습으로 변화할 것으로 전망하나?
현재 미래의 수송은 전기화와 무인화로 대변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보급이 어려우나 내연기관은 어떠한 형태 및 수준에서 점진적으로 전기화가 진행될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또한 현재 지능형 자동차 등의 기술 등과 접목해 발전하고 있는 무인자동차와 결합해 전기로 움직이는 무인자동차 형태로 수송수단이 전환되지 않을까 조심스레 전망한다.
interview 한국과학기술원 조천식녹색교통대학원 이주영 학생
조천식녹색교통대학원을 선택한 이유는?
인류의 지나친 성장 위주의 개발 및 무분별한 화석연료의 사용으로 인해 지구 온난화와 세계적인 에너지, 자원 고갈 문제는 심화되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그동안 단일 학제 차원에서 이루어졌던 기존 연구들을 전자, 전기, 기계, 항공, 경영 등 기초 및 응용과학기술이 총동원된 학문간 연구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이에 과학기술의 융·복합 연구를 수행하는 조천식녹색교통대학원으로 진학해 미래 녹색 성장의 핵심인 저탄소 녹색 교통기술을 개발하고, 미래 신성장동력 확보를 통한 지속가능한 사회 구현에 이바지 하고자 한다.
대학원의 교육커리큘럼에 만족하는 편인가?
대학원 교육커리큘럼에 대해 만족하고 있다. 특히 융합수업에 대해 매우 긍정적이다. 저희 대학원 수업은 대부분 융합수업으로 이루어져 있다. 여러분의 교수님들께서 한 가지 주제에 대해 다양한 시각으로 소개해주시는 수업도 있고, 한 분의 교수님께서 전공 수업을 하실때에 해당 과목의 주제에 대해 다른 교수님께서 2~3주 정도의 수업을 진행해준다. 처음 이러한 융합형태의 수업과 마주했을 때는 전문적인 지식을 쌓기에 어려움이 있고 낯선 분야에 대해 공부를 해야 한다는 두려움이 있었다. 그렇지만 여러 학기가 지나고 다양한 수업들을 수강하면서 타 분야에 대해 기본적인 지식 및 최신 이슈들에 대해 접하다 보니, 한 가지의 지식만으로는 해결 할 수 없는 연구나 과제에 대해 보다 용기있게 도전 하게 됐다. 또한 학과에서 다양한 분야의 현장 전문가를 모셔 진행하는 세미나에서도 폭 넓게 이해하게 됐고, 포괄적으로 진행되는 강연내용에서 저의 전공에 필요한 부분이 무엇인지 더욱 잘 선택할 수 있게 됐다.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배우는지 궁금하다.
교과과정을 통해 기본적으로 교통계획, 운영 이론을 배우며 이를 응용할 수 있는 케이스 스터디를 통해 적용방법을 터득하게 된다. 또한 녹색교통을 위해 학과에 개설되는 기계, 전자전기 분야의 수업을 수강하고 배움으로써 여러 가지 학문분야를 융합해 연구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우리나라 교통시스템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우리 교통시스템의 가장 큰 문제점은 국가의 경제적 위상과 인구에 비해 철도교통의 비중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유럽연합과 북미 등의 선진국들은 지속가능하고 현대화된 교통체계의 구축을 위해 매년 철도 건설 및 유지·관리에 막대한 비용을 투자하고 있다.
친환경 교통을 확산시키기 위해서는 어떤 준비와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얼마전 제주도에서 열린 국제 전기자동차 엑스포에 다녀온 적이 있다. 엑스포에 참여한 시민들을 대상으로 전기자동차에 관한 설문 조사를 수행하였는데, 수년 전과 비교해 전기자동차에 대한 인식이 보다 긍정적인 방향으로 전환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환경 친화적인 교통시스템의 확산은 정부 주도 하의 사업이나 기업의 관련 품목의 주력화를 통해서도 이뤄질 수 있지만, 결국 시민과 소비자가 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에 대중 측면에서의 준비와 변화가 절실하다고 생각한다. 친환경 교통수단의 효율성을 부각시키면서, 이러한 부분이 개개인에게도 많은 이점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여러 캠페인 등을 통해 알릴 필요가 있다.
졸업 후 진출하고자 하는 분야는?
교수 신분으로 학교에서 혹은 연구원 신분으로 국책연구원에서 교통과 관련된 연구를 계속 수행하고 싶다. 교통의 경우 공공의 역할이 크기 때문에, 일반 사기업에 들어가기 보다는 학계로 진출을 하거나, 국가나 지자체의 연구원으로 가는 것이 더 뜻 깊은 연구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교통과 관련 있는 연구기관의 경우 한국교통연구원, 국토연구원, 철도기술 연구원, 한국개발연구원 등의 국책연구기관이 있으며, 대전발전연구원, 서울연구원 같이 지자체의 교통발전에 힘쓰는 연구기관이 있다.
▲조천식녹색교통대학원에서 개발한 무선 충전버스.
대학원 입학을 희망하는 지원자들을 위해 준비해야 할 사항을 이야기 해 달라.
카이스트 대학원의 경우 봄학기 입학과 가을학기 입학 전형으로 일 년에 두 차례 신입생을 선발한다. 보통 3월에 입학하는 봄학기 입학 전형이 선발하는 학생 수가 더 많다. 카이스트는 국비장학생과 카이스트 장학생 전형으로 동시에 지원이 가능하다. 국비장학생은 서류전형과 면접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학생들이 학과별로 정해진 인원수만큼 선발이 되며, 합격 후에 희망 지도교수님을 신청할 수 있다. 반면 카이스트 장학생은 교수님께서 학생의 연구비를 직접 지원해주는 전형이다.
연구하고 싶은 분야가 확실하게 정해져있다면 미리 교수님께 연락해 상담 한 뒤에 카이스트 장학생으로 선발되는 전략을 세울 수도 있다.
봄학기 입학에 지원할 때 주의할점은 지원기간이 다른 대학교와는 다르게 7월 말경에 있다는 것이다. 학교 입학처 홈페이지를 자주 확인해 모집요강을 잘 확인하시기 바란다. 그래서 봄학기 입학 지원자들의 경우 합격자 발표가 10월 중순에 나오게 된다. 합격이 일찍 확정되기 때문에 연구하고 싶은 분야의 교수님과 입학전부터 미리 준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저는 2014년 가을학기 입학 전형에 지원해 작년 9월부터 대학원생활을 시작했다. 후기모집은 3월 말 원서 지원, 4월 중순 서류전형 합격자 발표, 4월말 면접의 과정을 통해 최종 5월말에 합격여부가 결정된다. 서류전형시에는 영어성적, 학사과정 성적, 연구실적과 대학원 입학시 학업 계획 등을 총체적으로 평가하는 것 같다. 서류전형 합격자 발표후 일주일 후에 바로 면접을 본다. 면접은 학과 교수님 5~6분이 계신 방으로 지원자 한명씩 들어가서 진행된다. 가장 먼저 지원동기와 자기소개에 관해 영어 인터뷰를 진행했으며, 교수님들께서 제가 학부과정 때 수강했던 과목들과 관련해 간단한 정의에서부터 전공 분야의 경우 관련 지식을 어떻게 응용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해 깊은 내용도 물어봤다. 저희 대학원은 다양한 분야의 전공이 모여 있는 만큼 자신이 전공한 분야와 다른 분야의 지식을 어떻게 접목시켜 연구해나가고 싶은지 학업계획을 잘 세우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마지막으로 국내 교통산업 발전을 위해 한마디.
국내 교통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교통학술활동, 교통정책지원, 교통전문가 취업확대, 영 프로페션얼 소사이어티(Young Professional Society)의 활동 장려 등이 필요하다. 교통산업은 복지라는 그늘에 가려 점점 위축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교통전문가가 소신을 가지고 올바른 정책건의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또한 대내외 교통학술활동을 통해서 국내 교통산업의 발전이 필요하며, 영 프로페셔널 소사이어티의 활동을 독려할 수 있는 정책과 조직을 구성해 각종 사회활동에 추천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 김동민 기자 dmkim@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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