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4-02 10:16

여울목/ 컨선 시장 AGAIN 2012 필요하다

올해도 해운시황은 반등의 가능성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지난해보다 더 큰 어려움에 봉착해 있다는 표현이 어울린다. 중국발 경기부진과 국제유가하락 등이 해운시황 부진으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향후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점에서 해운시장의 불안한 모습을 엿볼 수 있다.

건화물선운임지수(BDI)는 지난 2월18일 509로 역사적인 최저기록을 경신한 뒤 한 달여만에 가까스로 500선대를 탈출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건화물선시장의 기초여건은 달라지지 않았기에 단기간의 시황 변화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중국 주요항구의 철광석 재고량은 여전히 1억t에 육박하는 데다 올해 2월까지 세계 조강생산량은 역신장세를 기록했다. 철광석 가격은 수요 부진으로 하향세를 거듭하고 있다.

컨테이너선운임도 최근 원양항로 근해항로 할 것 없이 약세를 기록 중이다. 3월27일자 상하이발 유럽행 컨테이너 운임은 전주보다 34달러 빠진 20피트 컨테이너(TEU) 당 586달러를 기록했다. 중국 춘절 연휴 이후 표면화 된 수요 부진과 초대형선의 시장 투입이 운임급락의 배경이다. 3월 중순께 800달러대가 붕괴되더니 보름만에 600달러대도 무너졌다. 사상최저치를 기록했던 2011년 11월 수준까지 근접한 상황이다. 상하이항운거래소가 2011년 12월9일 발표한 490달러가 이 항로 최저 운임이다.

북미항로 운임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미국 서부항만 적체로 연초 40피트 컨테이너(FEU) 기준 2000달러를 웃돌던 상하이-북미서안 운임은 이달 들어 1700달러대로 하락했다. 노사협상 타결에 따른 항만적체 완화가 운임하락의 이유로 보인다.

선사들이 모종의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운임하락세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발 소석률(선복 대비 화물적취율)은 90%대를 넘어서고 있지만 해운시장의 중심축인 중국발 소석률이 80%대에 머물면서 운임도 하방압력에 시달리는 실정이다. 컨테이너시장은 건화물선과 다르게 선사들이 운임을 끌어올릴 수 있는 장치가 있다. 기본운임인상(GRI)이란 제도를 통해 선사들은 운임의 지나친 하락을 방지하고 수익 안정화를 꾀할 수 있다. 유럽항로 취항선사들은 이달 들어 대대적인 GRI에 나서고 있다. 인상 폭은 TEU 당 1000달러 안팎에 이른다.

이번 운임회복을 놓고 낙관론보다 비관론에 방점이 찍힌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전형진 시장분석센터장은 “올해는 컨테이너선 시장의 공급과잉이 작년보다 심해질 가능성이 높고, 북미서안의 노사교섭도 타결돼 항만적체 현상이 서서히 완화될 것이라는 점에서 양대 항로의 운임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선사들은 과거에도 바닥운임을 일주일만에 두 배 이상 끌어올렸던 전례가 있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2012년 3월 선사들은 800달러 안팎의 운임회복을 실시해 700달러대였던 이 항로 운임을 1400달러대까지 인상하는 데 성공했다. 두 달 후 선사들의 적극적인 수익 위주 전략에 힘입어 유럽항로 운임은 1900달러대까지 치솟았다. 선사들이 당시 해운불황 속에서도 운임회복에 성공할 수 있었던 건 감속운항(슬로스티밍)이나 계선, 임시휴항 등 인위적인 시장부양책이 뒤따랐기 때문이다. 1년 후에도 선사들은 비슷한 방법으로 500달러대까지 떨어졌던 유럽항로 운임을 1400달러 이상으로 회복하기도 했다.

컨테이너선 시장은 성수기가 사라지고 만성불황이 일상화된 시대가 도래했다. 시황에 따라 실적을 걱정하는 수동적인 영업으로는 선사들이 흑자를 내는 게 요원해졌음을 의미한다. 수익 위주의 적극적인 영업전략이 새삼 강조되는 상황이다. 

< 코리아쉬핑가제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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