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수주량 부문에서 일본에게 선두 자리를 내준 국내 조선업이 한 달만에 세계 1위를 탈환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한국은 지난해 10월부터 3개월 동안 월별 수주실적에서 세계 1위를 유지했으나 지난 1월 일본에 밀려 2위로 내려앉은 바 있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국내 조선업은 올해 2월까지 누계 수주량에서 150만CGT(수정환산톤수)로 일본(120만CGT), 중국(80만CGT)에 앞섰다.
수주금액에서도 한국이 웃었다. 한국은 21억달러 규모의 선박 38척을 수주했으며 일본과 중국은 각각 16억달러(21척) 15억달러(47척)의 실적을 기록했다. 2월 말 기준 전세계 수주잔량은 1억1천175만CGT로 지난달보다 약 200만CGT 줄어든 가운데 국가별로는 중국(4370만CGT), 한국(3238만CGT), 일본(1968만CGT) 순으로 나타났다.
조선소별 수주잔량에서는 대우조선해양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일감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내 조선소 5곳이 1위부터 5위까지를 마크하며 상위권에 포진했다.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의 수주잔량은 795만7천CGT 125척을 기록, 단일 조선소 기준 세계 1위를 달성했다. 뒤를 이어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가 502만6천CGT 100척으로 2위를,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가 486만6천CGT 83척으로 3위에 자리했다. 현대미포조선 울산조선소와 현대삼호중공업 삼호조선소도 각각 4위와 5위를 기록했다.
이밖에 성동조선해양 통영조선소는 75척 198만7천CGT로 9위를, STX조선해양 진해조선소가 65척 162만8천CGT로 11위를 기록했다. 그룹별 수주잔량에서 세계 3위를 기록한 일본 이마바리조선은 마루가메조선소와 히로시마조선소가 각각 36척 136만3천CGT 25척 122만1천CGT를 기록하며 14위와 18위에 올랐다.
日 이마바리조선 세계 3위 유지
삼성중공업을 제치고 세계 3위에 자리한 이마바리조선이 1월에 이어 2월에도 세계 3위에 자리했다. 그룹별 수주잔량에서 이마바리조선은 203척 514만2천CGT로 세계 3위를 기록하며 92척 513만6천CGT를 기록한 삼성중공업에 근소한 차이로 앞섰다. 일본 최대 조선사인 이마바리조선은 마루가메조선소에 대형 도크를 건설하며 초대형 컨테이너선 수주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본에서 대형 도크가 건설되는 것은 이마바리조선이 사이조 공장에 2000년에 완성시킨 이래 16년 만이다. 내년 10월에 완공 예정인 대형도크는 전체 길이가 600m이며, 약 400m의 2만TEU급 대형컨테이너선을 건조할 수 있다. 건화물선 시황 침체로 벌크선의 신조 발주가 급감한 가운데 이마바리조선은 LNG선과 함께 VLCC(대형유조선), 석유제품탱커, 컨테이너선 등의 수주활동에 전력투구할 것으로 보인다.
이마바리조선은 이미 1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10척을 케이라인으로부터, 동형선 5척과 1만8000TEU급 컨테이너선 11척을 에버그린으로부터 수주했다. 해당 컨테이너선은 대형 도크가 신설되는 마루가메 사업 본부에서 건조된다. 또한 MOL 역시 이마바리조선에 2만TEU급 컨테이너선 6척을 발주한 바 있다.
세계 1위는 현대중공업이 차지했다. 현대중공업은 213척 964만CGT를 기록, 선두를 노리고 있는 대우조선해양(151척 863만9천CGT)에 100만CGT 앞섰다. 삼성중공업에 이어 세계 5~6위에 자리하고 있는 현대미포조선과 STX조선해양은 각각 179척 403만6천CGT 107척 357만CGT로 집계됐다.
1월 하락세를 보인 클락슨 선가지수는 2월에도 떨어지며 반등에 성공하지 못했다. 2월 클락슨 선가지수는 전월 137.5포인트 대비 2.4포인트 하락한 135.1포인트를 기록했다. 클락슨 선가지수는 1988년 1월의 선가를 100으로 잡아 특정시점의 전 세계 선박가격 평균을 보여주는 지수로, 선가지수가 상승했다고 하면 전반적인 선박가격이 올랐다는 의미다.
2월 선박 가격은 벌크선을 중심으로 하락세를 보였으나 LNG·LPG선은 전선형에서 증가율을 시현했다. 18만t급 케이프사이프 벌크선은 1년 전에 비해 7% 하락한 5200만달러를, 3만5천t급 핸디사이즈 역시 6% 감소한 2200만달러로 집계됐다. 파나막스급과 수에즈막스급을 제외한 전선형에서 선가는 하락세를 보였다.
반면 2만4천㎥급 LPG선은 7% 상승한 4600만달러를 기록했으며 6만㎥급 역시 5% 오른 6800만달러를 기록했다. 컨테이너선은 3700TEU급 4800TEU급의 선가는 올랐지만 2750TEU급 1100TEU급은 소폭 감소했다. 8800TEU급과 1만3천TEU급의 대형 컨테이너선은 각각 8900만달러 1억1600만달러로 집계됐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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