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가 농해수위 소속 의원들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의 청문회 일정이 무사히 마무리됐다. 장기화되고 있는 해수부 장관 공백 사태도 조만간 수습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9일 유 후보자의 청문회를 실시한 뒤 오후 7시49분께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청문회를 실시하고 하루나 이틀 뒤에 청문회보고서가 채택되는 관행에 미뤄 인사청문회 당일 보고서까지 채택한 건 이례적이란 평가다.
보고서는 “유기준 후보자가 국회의원으로서 입법·재정 및 정책에 대한 다년간의 경험과 식견을 갖고 있어 관계 부처와의 업무협의·조율 등을 통해 우리나라 해양수산 분야의 발전을 위한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고, 과거 해양법 전문 변호사로서 활동한 만큼 해당 분야의 전문성을 상당히 갖춘 것으로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이어 “세월호 참사 등으로 침체된 해양수산부 조직을 추스르고, 공무원 및 직원의 사기를 진작하는 등 리더십과 조직관리능력을 발휘해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국무위원으로서 요구되는 준법성·도덕성과 관련해 후보자와 가족이 과거 위장전입을 한 사실이 있으나 후보자가 진심으로 유감의 뜻을 밝힌 만큼 장관으로서의 직무수행에 큰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이는 않는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후보자가 2016년에 실시되는 총선에 출마하고자 할 경우 장관으로 취임하더라도 재임기간 1년을 채울 수 없게 되고, 그로 인해 해양수산부의 주요정책 수립·시행에 큰 차질을 초래하고 조직의 사기를 떨어뜨릴 수 있음에도,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여러 위원들의 질의에도 출마 관련 의중을 명백히 밝히지 않은 점에 대해 상당한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농해수위는 “인사청문회에서 위원들이 지적한 사항에 유념하고 제시된 정책대안들을 심도 있게 검토, 해양수산정책에 적극적으로 반영함으로써 해양수산부의 당면 현안 해결과 해양강국 실현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해양수산부의 입지와 위상을 확립해 줄 것”을 유 후보자에게 당부했다.
국회 인사청문 절차를 마친 유 후보자는 박근혜 대통령의 임명 절차를 거쳐 해수부 장관으로 취임하게 된다.
이날 청문회에서 유 후보자는 해양수산업 현안에 대한 질문에 준비된 자료를 바탕으로 성실히 답변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위장전입 의혹에 대해선 유감의 뜻을 전했다. 차기 총선 출마 여부에 대해선 즉답을 피했다.
이종배 의원(새누리당), 김승남 의원(새정치민주연합) 등이 “총선으로 장관직을 10개월밖에 못할 수도 있는데 후보자로 내정됐다고 통보를 받았을 때 총선출마와 관련해 고민을 해 본적 있느냐”고 묻자 “국무위원 임면은 인사권자의 고유권한이기 때문에 본인이 인사청문회에서 2016년 총선 출마 여부를 밝히는 것은 적절하지 않으며, 장관으로 취임한다면 주어진 기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변했다.
위장전입 전력이 3건 있는데 위장전입은 실정법 위반 아니냐는 의원들 질문에는 “잘못된 부분이 분명히 있고 어떤 목적이었든지 국민들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리며 앞으로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처신을 조심하겠다”고 답했다.
유 후보자는 해양수산부가 지난해 정부업무평가에서 최하위등급을 받은 것을 지적하자 “해양 안전을 위해 규제가 많이 존재하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현행 규제 유지가 필요한 부분이 있다”며 “다만, 국민생활의 편의성에서 다시 한 번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유승우 의원(무소속)이 해피아 집단에 대한 후보자의 시각에 대해 묻자 “(해양수산은) 국민의 생명 안전과 직결되는 분야”라며 “규제안전 분야는 (해수부 공직자 출신이) 전문성 활용이란 측면도 있지만 유관기관의 재취업을 금지해야 하며 낙하산은 안 된다”고 말했다.
해수부장관에 임하는 각오와 임기 동안 이루고자 하는 역점 사업을 묻는 질문에는 “해수부 조직을 추스리고, 해운항만 사업의 경쟁력을 회복하는 데 노력하고 수산업은 첨단화를 통해 경쟁력을 제고하겠다”며 “신성장동력인 크루즈, 마리나, 해양플랜트 산업을 적극 육성하고, 해양 안전에 각별히 주의하여 대형사고 등의 발생을 예방하겠다”고 말했다.
윤명희 의원(새누리당)이 해운보증기구와 톤세제 일몰 연장에 대해 견해를 묻자 “해운보증기구는 5500억원의 자본금을 목표로 추진중에 있으며 다만 해운시장 경기침체로 선사들의 경영실적이 좋지 못해 민간부분이 출자를 꺼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하고 “(톤세제 일몰 연장은) 어려움에 처해있는 해운의 상황을 관계기관에 잘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장관직을 수행하면서 우선적으로 해결할 문제가 무엇이냐는 의원들 질문엔 “크루즈 및 마리나 산업 육성”을 꼽고 “관련 편의시설과 선석을 확충해 10개월 내 가시적인 성과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부산항의 세계항만순위 5위 유지를 위한 정책에 대해선 “선석을 정비‧확충하고, 처리물량을 신속히 처리하도록 속도를 증가시켜 세계 5대 항만에 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이재 안덕수 안효대 의원(이상 새누리) 박민수 황주홍 의원(이상 새정치) 등의 부산항 편중 개발 및 23개 해수부 소속연구기관 중 65%가 부산에 집중돼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전 국토의 균형 발전을 위하여 부산 뿐만 아니라 모든 항구가 균형발전이 되도록 하겠다”며 “한쪽 지역에 편중된 것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천 서구강화군이 지역구인 안덕수 의원의 ‘중국-인천 컨테이너 항로 개방’ 요청에는 “인천의 한중항로의 중요성을 잘 인식하고 있으며, 현재 물동량 상황 변동추이 경쟁사와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보고 검토해야 한다”며 “항로 개방 이후 국적선사 퇴출로 이어진 사례가 있기에 공정한 경쟁이 이어질 수 있고 증가하는 한중항로 미래에 대비해 개방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항만관제기능(VTS)을 해수부류 통합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선 “VTS 업무를 국민안전처로 이관했지만, VTS는 선박의 움직임을 보는 장치이기 때문에 해수부에서 기능을 유지할 필요 있다”고 견해를 밝혔다.
<세월>호 인양여부 및 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현재 세월호 인양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기술적 검토가 진행 중이며, 향후 검토결과와 인양에 소요되는 기간 및 비용, 그리고 국민여론을 고려하여 인양여부가 결정되면 차질 없이 수행하겠다”고 답했다.
이명박정부 시절 해양수산부 폐지법에 찬성한 적이 있는데, 소신이 바뀌었는냐는 질문에 “평소 소신은 해양수산부가 폐지돼선 안 된다는 입장이었으며, 다만 그 당시는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당론을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