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중순 현재 북미항로 물동량은 비수기와 중국 춘절연휴를 앞두고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적체가 극심한 미 서안남부(PSW) 취항 선박의 소석률(선복대비화물적재율)은 80~100%에 머물고 있으며, 적체가 심한 LA항의 경우 80~90% 수준을 보이고 있다. 반면, 서안북부(PNW)지역은 100% 이상의 소석률을 보이고 있다. 작년 하반기 내내 선복을 가득 채워나가던 미 동안지역은 소석률 100%를 넘어 화물선적이 연기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해상운임도 고공행진이다. 북미항로 취항 선사들은 매달 운임인상에 나서고 있다. 선사들은 1월15일 동안과 서안에 각각 40피트 컨테이너(FEU)당 600달러의 기본운임인상(GRI)을 시행했다. 적체가 심한 LA와 롱비치항의 운임인상폭은 줄인 반면, 상대적으로 적체가 덜한 포틀랜드와 밴쿠버항 등 서안북부지역항의 경우 운임인상폭을 높여 항만별로 차등 적용한 것으로 타났다. 중국 춘절 물동량 증가를 예상하고 FEU당 400달러의 성수기할증료(PSS)도 도입해 운임인상을 이끌었다.
선사들은 2월9일에도 FEU당 600달러의 운임인상을 시행했다. 1월말 내려가던 운임을 다시 끌어올려 놓은 상태다. 상하이항운거래소가 2월13일 발표한 상하이발 북미항로 운임(FEU기준)은 서안노선이 2265달러로 1월9일 발표한 1930달러에서 335달러 상승했다. 반면, 동안노선은 5049달러를 기록해 전월 4500달러에서 549달러 인상됐다. 동안 운임은 2011년 1월 최고치를 찍고 난 이후 가장 높은 운임 수준이다. 지난해 같은 달 서안운임은 2041달러로 현재운임이 200달러 높은 수준이지만, 동안운임은 전년동월 3363달러로 현재 운임이 1700달러 가량 오른 수준이다. 동안 운임은 1년 사이 파격적인 수준으로 급등한 것. 서부항만적체가 지속되면서 동안 해상운송(All water)이 차선책으로 떠오르면서 전월대비 이례적인 운임인상을 보였다.
태평양항로안정화협정(TSA)은 선사들에게 5월 SC(운송계약)에서 수요 강세와 비용증가를 반영할 것을 권고하면서 선사들의 운임인상을 독려하고 있다. 3월9일에도 FEU당 600달러의 GRI가 예정돼 있고, 4월에도 FEU당 600달러의 운임인상을 예고했다. 미 서안은 서부항만적체로 인한 비용을 상쇄하기 위해 선사들이 운임인상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반면, 동안 해상운송은 선복 여유가 없어 운임인상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작년 하반기부터 심화된 서부항만 적체는 여전히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태평양해사협회(PMA)는 지난 11일 의도적인 태업을 벌이고 있는 노조원들에게 오버타임임금을 지급할 수 없다며 해당 날짜에 모든 화물선 선적 및 하역작업을 중단을 선언했다. LA·롱비치 항만을 비롯한 미 서부 29개 항만은 2월12일과 14~16일 나흘 동안 부분적으로 항만폐쇄(셧다운)됐다.
한 선사 관계자는 “LA항의 경우 극심한 혼잡으로 선박이 입항대기 상태로 몇 주를 보내고 있다”며 “여기에 블랭크세일링(임시결항)을 통한 수급 조절까지 겹치면서 정기 운항 스케줄 맞추기도 힘들다”고 밝혔다.
< 정지혜 기자 jhju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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