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2-11 15:03

수은, 우량중견선사 글로벌해운사로 키운다

올해 국내외선주금융 50억弗 제공

●●●한국수출입은행이 올해 선주금융으로 50억달러를 지원한다. 또 2020년까지 국내 해운사를 글로벌해운사로 키우는 우량중견해운사 육성프로그램도 도입한다.

수은은 직접대출 채무보증 채권보증 등의 결합을 통해 50억달러의 선주금융을 제공할 계획이다. 지난해에 비해 15억달러 가량 늘어난 규모다. 다만 늘어난 돈의 행선지가 해외선주를 향할 예정이라는 점은 아쉬운 점이다.

은행은 지난해 35억4000만달러의 선주금융을 집행했다. 이 가운데 국내 선주사에 지원한 금액은 8억6600만달러, 해외 선주사에 집행한 건 26억7000만달러였다. 올해에는 국내선사에 10억달러 해외 선주사에 40억달러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해외 지원금액이 대폭 늘어났다.

지난달 26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2015년 수출입은행 핵심전략 설명회’에서 국내 해운 및 조선 항만 지원 계획을 발표한 해양기업금융실 김형준 실장은 올해 국내 조선·해운부문에 총 14조원의 여신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선에는 수출이행자금 등의 자금대출 6조3000억원, 선수금환급보증 등의 이행성보증 6조8000억원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대출규모는 12.5% 늘어난 반면 이행성보증은 5.6% 줄어든 규모다. 국내 해운사에 대한 선주금융은 지난해 8000억원 대비 1000억원 늘어난 9000억원의 여신이 제공된다.

김 실장은 특히 우량중견해운사 육성프로그램과 해양기자재금융, 항만금융 등의 신규사업 추진 계획을 소개했다. 우량중견해운사 육성프로그램은 선종별 전문성을 보유한 우량 중견해운사를 글로벌 해운리더로 육성하는 사업이다. 선정 대상은 선복량 기준으로 선종별(컨테이너선 벌크선 탱커선) 세계 20위 이내 해운사다.

수은은 다음달 금리 수수료우대, 에코쉽 펀드 및 해운보증기구 연계 지원 등의 지원대상기업 우대조치안을 수립한 뒤 5월께 지원대상기업 8곳을 선정해 하반기부터 우대지원을 본격 실행할 방침이다. 선종별로 컨테이너선사 3곳 벌크선사 3곳 탱커선사 2곳 등이다 .

5월께 육성기업 선정

또 국내항만 개발사업 금융을 지원하는 항만금융은 연내 파일럿 프로젝트를 발굴해 지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해외선주금융과 해양투자금융을 발표한 수출입은행 해양프로젝트금융부 조규열 부장은 신조선금융 중고선금용 리파이낸싱 등 다양한 선주금융 지원체제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조 부장은 저금리 등 금융시장 변화에 따라 국내에서 건조되는 선박을 대상으로 해외 선주의 리파이낸싱 수요를 충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내 조선소의 추가 발주를 견인할 수 있다는 기대다. 또 수은 지원금액 1억달러 이상 거래에 대해선 원칙적으로 직접대출과 대외채무보증 패키지금융을 제공함으로써 부산은행 등 국내 상업은행의 해외 선주금융 참여를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시중은행이 수은에 앞서 대출금을 우선 회수할 수 있도록 하는 원금우선상환제를 도입키로 했다. 지방은행 등 민간재원의 선박금융 참여를 확대하기 위한 조치다.

수은이 지난 2013년 전 세계 최초로 도입한 채권보증도 활성화할 방침이다. 채권보증은 선박에 투자하는 사모펀드(PEF)에 보증을 제공하는 상품이다. 직접대출과 채권보증 패키지로 스코피오탱커스에 총 4억2960만달러를 지원했다. 직접대출 3억달러, 채권보증 2억2900만달러의 구성이었다. 또 나빅8프로젝트엔 직접대출 채무보증 채권보증 패키지로 3억7500만달러를 투자했다. 아울러 장금상선 자회사인 시노코페트로케미컬이 도입하는 5척의 중형 석유화학제품운반선(MR탱커) 신조사업에도 채권보증 등의 형태로 1억1300만달러 규모의 선박금융을 제공했다.

올해 에코쉽펀드로 1000억 지원

수은은 에코쉽 프로젝트 운용 계획도 밝혔다. 올해 10건의 프로젝트에 1000억원의 금융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에코쉽프로그램은 국내외 해운사가 구매하는 신조·중고 친환경선박에 대한 후순위 선박금융 또는 자담을 지원하는 제도로, 투자규모는 1조원에 이른다. 지난해 말 현재 연기금 공제회, 보험사, 국내 기관투자자 등 14곳과 1조7800억원의 약정을 체결한 바 있다. 수은은 프로그램의 25%인 2500억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프로그램 운용사인 KSF선박금융컨소시엄과 한국선박금융(KOMAF)컨소시엄이 프로젝트를 발굴해 투자제안을 하면 수은이 투자 승인을 먼저 한 뒤 나머지 투자자들도 순차적으로 참여하는 방식이다. 이 프로그램은 수은의 선순위 선박금융과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데다 수은의 공동투자로 안정성을 높였다는 특징을 갖는다.

이미 국내 선사를 대상으로 2건의 프로젝트가 실행됐다. 대한해운이 포스코 현대글로비스 등과 체결한 장기운송계약에 투입되는 중고 벌크선 2척(선가 8000만달러)에 대해 대주단 6600만달러, 에코쉽펀드 1600만달러를 지원했다. 또 현대상선이 한전발전자회사와 체결한 장기운송계약에 투입하는 벌크선 4척(선가 1억8000만달러)에 대해서도 대주단 1억4500만달러, 에코쉽펀드 2700만달러의 구성으로 지원에 나선 바 있다.

조 부장은 또 해운사 재무구조 개선 지원에도 힘쓸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수은은 지난해 12월 한진해운이 발행한 1960억원 규모의 영구 교환사채(EB) 발행에 투자자로 나서 500억원을 지원했다. 산업은행은 300억원을 투자했다. 추가로 한진해운의 해외항만 리파이낸싱에 시중은행과 총 300억원의 대출을 제공했다. 수은은 3분의 1인 100억원을 참여했다.

아울러 해양투자사업 발굴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수은은 한진해운의 미주항만 사업부문을 인수자금금융 지원과 지분참여의 방법으로 인수해 선사측에 유동성을 지원하는 한편 추후 되살 수 있는 바이백옵션을 제공했다. 또 중국 공상은행과 공동투자로 PEF 형태의 선박리스회사를 설립해 국내 조선사에서 선박을 지은 뒤 국내 해운사에 용선하는 식으로 국내 해운조선산업을 지원한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아울러 삼성물산의 싱가포르항만개발사업에도 지분참여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국내 EPC 업체의 항만건설사업에 대한 금융을 지원하는 한편 향후 정교한 물동량 시뮬레이션과 검증된 운영인력 확보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창출로 연결시킨다는 방침이다. 이밖에 적도기니의 FLSO(부유식 LNG액화설비) 사업에도 지분투자 방식으로 참여해 국내 EPC 업체 지원에 나선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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