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해운물류업계를 뜨겁게 달구었던 북극항로 운항이 결국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지난해 국적선사 최초로 북극항로 시범운항을 성공적으로 마친 현대글로비스가 올해 북극항로 운항 계획을 끝내 접었다. 현대글로비스는 화주확보에 큰 문제점을 이유로 들어 올해 북극항로 운항이 최종 무산되었음을 밝히고 향후 단발성이 아닌 꾸준히 지속 가능할 수 있는 장기 프로젝트로 재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성공적인 운항을 통해 북극항로의 가능성을 열어준 현대글로비스는 올해 역시 북극항로 운항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했으나 끝내 그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일반적으로 북극해항로는 여러가지의 제약 조건이 따르기 마련이다. 항로의 특성상 정기항로를 통해 일반적인 운항을 하는 컨테이너선과는 달리 불과 몇 달 동안만 운항이 가능해 경제성 측면에서 선박 운항에 큰 걸림돌이 된다. 즉 정기선 운항이 어렵게 되기에 북극항로 운항 선사는 화주를 구하지 못해 일부 구간을 빈 배로 운항하는 경우가 잦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운송 조건이 다소 까다롭지 않은 벌크 화물에 대한 수요가 주를 이룰 것으로 예상되며, 실제로 2012년 북극항로를 운항한 선박의 대부분이 벌크선이나 유조선이었다.
지난번 항해를 통해 경험한 북극항로의 가장 큰 장애 요인은 바로 쇄빙선·아이스 파일럿 사용료다. 북극해 대부분을 차지하는 러시아에서 쇄빙선·아이스 파일럿의 이용은 필수기에 만만찮은 사용료에 선사측은 큰 부담을 느끼는 게 사실이었다.
이번 현대글로비스 역시 SK에너지 측이 북극항로를 통해 울산항으로 벙커C유를 운송하겠다고 사업 참여 의지를 밝혀 운항 가능성이 비춰지기도 했으나 결국 선주인 스테나해운이 운항 수지를 맞추기 위해서는 울산항에서 화물을 하역 후 다시 유럽으로 싣고 갈 화물을 구해야 하는 데 화물 확보에 어려움을 겪게 되면서 결국 사업이 멈추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현대글로비스에서는 장기 프로젝트로 재추진하겠다고 밝혔으나 현재로선 운항에 필수적인 유럽향 화물, 쇄빙선박, 숙련된 선원 중 어느 하나도 보유하지 않은 현대글로비스의 향후 북극항로 재개를 위해서는 충분한 항해 준비와 상당한 시간이 흘러야 가능할 것이다. 설령 향후 운항이 재개된다 해도 여러 비용적인(쇄빙선 사용료, 인건비, 항만이용료 등) 측면에서 큰 부담에 되기에 적자운항은 불 보듯이 뻔해 현대글로비스의 운항 재개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 부산=김진우 기자 jwkim@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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