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인 해운강국이며 국내해운의 벤치마킹 국가 중 하나인 그리스의 해운에 대한 특징과 경쟁력을 엿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지난 12일 DMC 산학협력연구센터 2층 대회의실에서는 ‘그리스 해운경쟁력 및 해운산업 육성정책’을 주제로 한 세미나가 열렸다. 해운산업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한 세미나에서는 그리스 국립아테네대학교 헬렌 탄노폴로 교수가 발표자로 나섰다.
그리스해운이 지난해 전 세계 선박 발주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5%를 기록했다. 온라인 선박평가사이트인 베슬즈밸류닷컴(VesselsValue.com)에 따르면 그리스의 선대 가치는 1140억달러로 전세계 선대가치 1위를 기록했다. 또한 그리스의 섬 중 다섯 번째로 큰 섬인 키오스 섬은 ‘그리스 선주 톱 10’에서 1위, 4위 6위 그리고 7위의 차지한 선단을 확보 하고 있다. 그리스에서 최대의 선단을 유지하고 있는 키오스 섬의 선박총톤수는 1억7천만GT(2014년 3월 기준)를 기록했으며,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헬렌 교수는 해운 강대국인 그리스의 과거와 현재의 해운산업은 큰 변화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리스 선주들은 과거에는 컨테이너선 위주로 선대를 이뤘던 반면 최근에는 LNG선 비중을 대폭 확대하고 있다. 가족중심으로 운영되던 선대는 현재 기업위주로 운영하고 있다. 선대의 평균 선령도 젊어지고 그리스 30곳의 해운기업 증권거래소에 상장됐다.
인구 1천만명에 불과한 작은 나라인 그리스가 여러 번의 전쟁과 내전을 겪으면서도 세계 선대를 이끌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헬렌 교수는 “한국의 해운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듯이 그리스 또한 위기를 겪었다”며 “사람들은 40년 동안 그리스가 최대 선단을 운영할 수 있게 된 것을 두고 기적이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단지 그 뿐만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리스는 세계 1차 대전과 2차 대전의 기간에 비약적인 선대 규모를 키울 수 있었다. 1920년대에도 해운시장 폭락했고 2008년에도 해운시장이 폭락했다. 1920년대 선박의 가격이 폭락하자 그리스인들은 돈을 모아 선박을 구입했다. 당시 그리스인들은 은행 대출을 받지 않고 선박을 구입해 자금압박을 받지 않고 해운시황이 살아날 때까지 선박을 계선하고 기다릴 수 있었다. 이런 방법은 1970~1980년대 위기에도 그대로 적용됐다.
헬렌 교수는 “그리스 해운이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그리스인은 기회를 찾아 나섰다는 점이 작용 한다. 그리스에는 해운업외의 산업군은 성공적이지 못했고 성공하기 위해서 스스로 선박을 구매하고 선대를 늘렸다”며 “그리스인이 부유하지 않다는 점은 선박 가격이 낮고 타이밍이 좋을 때를 노려 신중한 선박 투자를 할 수 있도록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해운시장은 변동성이 크지만 이를 예측하는 것은 쉽지 않다. 헬렌 교수는 그리스 해운산업이 발전한 것은 운과 함께 패턴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리스 선주들은 위험을 감내하고 변동성을 이용해 많은 기회를 얻었고 이런 과정이 하나의 패턴을 만들어 그리스는 최대 선대를 이끌 수 있었다는 것이다.
< 정지혜 기자 jhju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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