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3-21 10:31

중소 해운선사들 자금난 심각수준 넘었다

글로벌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해운업황은 실로 심각한 수준이다. 시장 상황이 지난 5년여간 최악이다 보니 해운선사들의 유동성 자금은 바닥이 난지 오래고 빚만 산더미같이 쌓이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중소형 외항선사들은 자금난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어 이 상태가 조만간 호전되지 않을 경우 대부분의 중소형 선사 특히 벌크선사들은 아사직전에 몰릴 것이라는 극단적인 전망도 나온다.

따라서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내세웠던 선박금융공사 설립에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다행히 최근 선박금융공사 밑그림이 곧 마련될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어 더욱 기대감이 크다.

신제윤 금융위원장 내정자는 인사청문회 자료를 통해 선박금융공사 설립 준비를 언급하면서 공사 설립을 위한 준비를 본격화할 뜻을 밝힌 것이다.

해운업과 조선산업은 우리나라의 국가기간산업이면서 대표적 외화 가득 산업이지만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장기 불황으로 유동성 자금조달에 시달리고 있다. 자금줄은 막힌데다 업황은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대형선사나 대형 조선소는 물론이고 중소형 업체들은 매우 심각한 처지에 있다.

국내 2대 벌크선사인 STX팬오션과 대한해운이 일찍이 매물로 시장에 나온 상태인데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도 지난해 막대한 적자를 냈고 올해도 시황이 녹록치 않을 것으로 전망돼 자금난을 어떻게 헤쳐나가느냐가 최대 화두가 되고 있다.

대형조선사들의 경우 수주액 중 선수금 비중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고 해운선사들의 선박투자시 자기 부담비율은 늘어나는 추세다. 때문에 우리 해운선사와 조선사들의 자금조달 수요는 급증하고 있지만 국내에서 선박금융을 지원받기는 상당히 어려운 형편이다.

세계시장에서 국내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극히 미미할 정도로 국내 선박금융시장 규모는 작은데다 금융기관들의 선박금융에 대한 전문성 부족이나 중요성 인식부재로 상당부분을 외국 금융기관에 의존하지 않으면 안되는 여건이다.

따라서 깊어진 불황이 회복세로 돌아서기 전에 재기의 몸부림을 치고 있는 해운선사, 조선사들은 선박금융을 활성화해 세계적 수준의 해운, 조선산업을 뒷받침해야 한다고 목청을 높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선박금융공사 설립을 공약으로 내건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하지만 선박금융공사를 신설할 경우 기존에 선박금융을 제공하는 정책금융기관과 업무가 중복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있는 등 풀어야 할 과제들도 많다. 기존 금융기관들은 겉으로는 선박금융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데 동의하면서도 내심 새로운 선박금융공사 설립을 반대하는 기류가 거세다는 지적이다.

한편 국토부는 불황 시 해운사에 신용을 제공하는 해운보증기금 형태로 새 기관을 설립하는 안을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제시한 바 있다. 실제 국토부가 제안한 해운보증기금 형태도  여러 대안 중 하나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해운, 조선산업에 한정된 금융을 지원하는 별도의 공사를 설립하는 것은 리스크가 너무 크다는 지적도 있는 것으로 안다. 이같은 지적들은 해운, 조선산업이 국가경제에 얼마나 기여하고 있고 앞으로 한국경제를 지탱해 나갈 글로벌 산업으로서의 중요성을 인식치 못한 데서 비롯된 것이라 볼 수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건 선박금융공사 설립은 위기에 처한 국내 해운, 조선업의 회생을 위해 반드시 성사돼야 할 중요 과제이다.

심각한 자금난에 부도위기에 있는 수많은 중소 선사, 조선사들의 심정을 조금이라도 헤아린다면 지금이야말로 선박금융공사 설립 등을 비롯해 해운, 조선업에 대한 자금지원에 적극 나설 때다.

이 시기를 놓치면 세계 5위의 해운강국, 세계 정상의 조선강국 자리를 손쉽게 내줄 수 밖에 없을 것이고 다시 그 자리를 탈환하기는 요원하기만 할 것이다. < 코리아쉬핑가제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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