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출입은행(이하 수은)은 나이지리아 LNG 생산업체인 NLNG사에 직접대출 방식으로 3억6000만 달러를 제공한다고 20일 밝혔다.
NLNG는 나이지리아 국영 석유기업인 NNPC가 설립한 세계 5위 규모의 LNG 수출기업으로, 지난 1월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등과 약 13억 달러 규모의 LNG선 6척 건조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 중 수은이 3억6000만달러, 무역보험공사·정책금융공사가 3억6000만달러 등 3개 기관이 총 7억2000만달러를 제공하게 된다.
선박수입자인 NLNG사가 구매자금 조달을 확정해야만 국내 조선사와 기체결한 선박건조계약이 발효되는 선금융 후발주 방식을 제시하면서, 수은 등 정책금융기관이 맞춤형 금융지원을 제공하여 성공적인 수주를 이끌어냈다.
보통 선주가 선박을 발주한 후 구매자금 조달 방법을 찾는 선발주 후금융이 일반적인 선박금융구조다. 반면 선금융 후발주 방식은 국내 조선사 입장에선 금융계약과 선박건조계약이 연결되기 때문에 선박수주 취소나 변경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지는 이점이 있다.
이번 금융지원을 통해 이머징 마켓인 아프리카의 잠재적 우량고객를 발굴함으로써 향후 국내 조선사들이 아프리카 시장에서 추가 수주를 기대할 수 있게 된 것도 또 다른 성과다.
그동안 선박금융 시장에서 주도적 역할을 해오던 유럽계 은행들이 대출을 축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은 등 3개 기관이 선박 수입자에 적극적으로 금융을 제공해 국내 조선사들의 성공적인 수주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다.
수은의 선박구매자금 직접대출은 국내 조선사들에 일거양득의 효과를 안길 것으로 보인다. 직접대출이란 수은이 국내 기업의 제품을 수입하는 외국 구매자에게 구매자금을 빌려주는 대출로, 선박의 경우 선박운용으로 발생하는 용선료 수입(Cash flow)이 주된 채권보전장치다.
수은이 해외 수입자를 차주(借主)로 하는 직접대출을 함으로써 국내 조선사는 선박 수출은 하되 부채는 늘지 않아 재무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다.
수은은 과거에도 한국의 한 조선사와 해외 선박회사 간에 추진하던 컨테이너선 수주계약이 무산될 위기에 처하자 선사측에 선박 구매자금을 직접대출 방식으로 제공해 한국 조선소의 수주를 도왔다. 자금을 대 오던 유럽계 금융회사들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신규 대출을 줄이면서 선박 구매자금 마련에 난항을 겪던 이 선사는 수은을 통해 선박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선사는 배를 인도받은 후 배를 운용해서 얻는 수익으로 수은에서 빌린 선박자금을 갚게 된다.
수은은 시추선, LNG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위주로 지난해 20억 달러에 이어 올해는 25억 달러를 직접대출로 제공할 계획이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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