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정기선 시장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세계 2대 3대 컨테이너 선사가 제휴, 공룡 얼라이언스를 탄생시켰다.
스위스·이탈리아 선사인 메더터레이니언쉬핑(MSC)과 프랑스 CMA CGM은 현지시각으로 1일 주요 항로에서 포괄적인 사업 제휴를 한다는 내용의 협약을 체결했다.
양사가 공동운항에 나서는 항로는 아시아-북유럽 아시아-남아프리카 및 전체 남미 시장 등이다.
두 선사의 이번 사업 제휴는 최근 운임 하락과 비용 상승의 이중고 속에서 공동운항을 통해 비용절감을 꾀하는 한편 세계 1위 컨테이너선사인 덴마크 머스크라인도 견제하는 이른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머스크라인은 지난 10월부터 중국을 기점으로 한 매일운항 서비스(데일리머스크)를 시작하는 등 공격적인 경영을 확대하고 있다.
두 선사는 얼라이언스 결성으로 머스크라인을 선박량 면에서 완벽히 따돌리게 됐다. 특히 주요 선사 제휴그룹에 비해선 2배 이상 웃도는 선복량으로 세계 해운시장에 큰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
프랑스 해운컨설턴트인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두 선사의 총 운항선대는 343만TEU로, 머스크라인(250만4천TEU)을 90만TEU 이상 앞선다. 전 세계 컨테이너선대 대비 점유율에서도 두 선사 연합(21.6%)은 머스크라인(15.8%)을 크게 웃돈다.
게다가 주요 해운 얼라이언스인 CKYH얼라이언스(한진해운 코스코 케이라인 양밍) 181만4천TEU, 그랜드얼라이언스(하파그로이드 NYK OOCL) 145만3천TEU, 뉴월드얼라이언스(현대상선 APL MOL) 134만TEU에 견줘 압도적인 선박량을 자랑한다.
양사는 이번 사업제휴로 정기선 시장에서 광폭의 시너지 효과를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기항 항만과 운항횟수를 늘리면서도 선대 운용을 최적화할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MSC 디에고 아폰테 부사장은 "향후 두 회사의 전략적 제휴의 기반을 마련한 이번 포괄적 파트너십 체결로 양사는 각각의 선대 운용을 최적화하면서도 운송기간을 개선하고 운항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CMA CGM 로돌프 사드 임원은 "30년 이상 두 회사는 동일한 궤적을 그려왔고 최근 몇년간 몇몇 노선에서 협력도 진행했다"며 "이 같은 경험과 해운산업에서의 공통된 비전을 바탕으로 우린 장기적인 협력을 진행하는데 합의했다"고 말했다.
이번 결정으로 CMA CGM의 한국-유럽 서비스도 변화가 예상된다. 현재 CMA CGM은 한국에 선박을 직접적으로 띄우지 않는 대신 현대상선의 선복을 빌려 유럽항로 서비스를 벌이고 있다. 사업제휴가 본격화될 경우 한국 기점의 유럽항로 서비스를 MSC 선박을 통한 방식으로 전환할 것이란 전망이 가능하다.
CMA CGM 코리아 관계자는 "현재까지 본사에서 통보 받은 내용이 아무 것도 없다"고 말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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