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8-04 00:30
시스팬, 30억弗 신조 발주 검토
컨선 20~30척 규모…조선소에 가격인하 압박
홍콩계 선주사인 시스팬이 신조선 가격 인하를 전제로 수십억달러에 이르는 대규모 컨테이너선 신조발주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 게리 왕 사장(CEO)은 최근 배당액 25% 인상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구형 선박을 통한 서비스에서 벗어나 고객들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조선소 압박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왕 사장은 "시스팬은 이미 은행과는 신조선 발주 프로젝트에 대해 협의를 끝냈다"며 "신조 규모는 비현실적인 목표가 아닌 20~30척 가량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총 발주 금액은 20억~30억달러 수준이 될 전망이다. 시스팬은 장기용선을 희망하는 선사들과도 이미 접촉을 시작하고 있는 상황이다.
왕사장은 그러나 신조 발주에 앞서 신조선 가격 인하와 선박설계 혁신을 주문했다.
그는 호황기 때의 80%선까지 떨어진 신조선 가격을 두고 "고점에 비해 30~40% 가량 낮은 수준이 돼야 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또 선박 중량에 대해선 "신소재를 이용해 요즘 운항되고 있는 선박들보다 10% 이상 가벼워야 한다"고 했다.
왕 사장은 "가격과 디자인이 부합한다면 우린 준비에 들어갈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우린 기다릴 것"이라고 여운을 남겼다.
시스팬은 8500~9600TEU급 컨테이너선 시장의 개척자 중 하나로 평가된다. 지난 2007년엔 중국 코스코 용선을 전제로 1만3100TEU급 컨테이너선 8척을 현대중공업에 발주한 바 있다. 이들 신조선은 내년 인도를 앞두고 있다.
시스팬은 지난달 5일 8500TEU급 신조 컨테이너선 <코스코인도네시아>호를 현대중공업으로부터 인도받았다. 이 선박은 시스팬이 올해 들어 7번째로 매입한 신조선으로, 이로써 시스팬의 전체 선대는 53척으로 늘어났다.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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