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열차가 6·25 전쟁 이후 56년만에 역사적인 정기운행을 시작한다.
10일 건설교통부 및 통일부에 따르면 남과 북은 11일 남측 문산역과 북측 봉동(판문역)간을 연결하는 경의선 화물열차 운행을 개시한다. 6·25 전쟁중이던 1951년 6월12일 서울-개성간 철도운행이 중단된 이후 56년 만이다.
화물열차 개통식 행사는 이날 오전 11시에 개성 판문역에서 개최되며 남북 관계자 170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남측에서는 이재정 통일부장관을 비롯해 입주기업, 물류회사, 철도관계자 등 100명이 참석하고, 북측에서는 권호웅 내각책임 참사 등 70명이 참석한다.
남과 북을 오가는 첫 화물열차는 남측 컨테이너 열차로 기관차 1량 및 차장차 1량을 포함해 12량으로 구성되며, 이날 오전 7시 개성공단행 건설자재 등을 싣고 문산역을 출발 도라산 남측 출입사무소(CIQ)에서 간단한 수속을 거친 뒤 군사분계선(MDL)을 통과해 8시40분께 북측 판문역에 도착할 예정이다. 열차는 판문역에선 개성공단에서 생산된 신발 의류 시계 등 생산품을 싣고 오전 11시40분께 남쪽으로 향한다.
화물열차는 남측 문산역에서 북측 판문역까지의 16.5km를 주말을 제외하고 하루 1회씩 왕복으로 운행하며, 정부는 화물 운송량에 따라 운행횟수를 늘리거나 줄일 계획이다. 화물열차는 아침 9시에 남측 최북단역인 도라산역을 출발해 북측 최남단역인 판문역에 도착, 화물 상·하차 작업을 마치고 오후 2시30분께 도라산역으로 다시 돌아오게 된다. 운행 속도는 20~60km.
그동안 정부는 남북 화물열차개통을 이루기 위해서 2000년 제1차 남북정상회담 이후 경의선 철도연결, 남북간 철도운행을 위한 합의서 체결 등을 추진했다. 지난 10월 제2차 남북정상회담에서 문산-봉동간 화물열차 개통을 합의·구체화했다. 남북은 열차운행에 관한 기본합의서에서 홀수년도에는 남측 기관차, 짝수년도에는 북측 기관차를 운행키로 합의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화물열차 개통을 위한 기술적 문제 합의를 위해 이달 1일 ‘남북철도운영공동위원회’를 개최했다. 3~4일엔 남측 비무장지대인 남방한계선-군사분계선 1.8km 구간에 대한 사전 선로 안전점검도 마쳤다.
남북간 화물열차 운행 초기에는 개성공단 물동량 부족으로 운송물량 확보에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향후 개성공단 2단계 공사가 마무리되고 북측 열차운행구간이 확대되면 철도운송 물량이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관련 한국 철도공사(코레일)는 개성공단 반출입 물량의 50%를 철도수송으로 전환해 물량확보를 꾀하고, 남측의 유휴화차를 지원해 북측 구간을 오갈 수 있도록 하는 상시운행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또 남북경협물자와 대북지원물자의 철도수송을 추진하는 한편, 개성 사천강 모래와 광산물 등 북한산 화물과 해주·남포항으로 입출항하는 교역물자를 철도로 수송하는 등 점차 철도수송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한편 남북간 화물열차 개통을 앞두고 국제사회가 남북철도 연결에 대해 지원 의지를 밝혀 철도를 통한 남북간 협력 및 ‘철의 실크로드’ 구축이 한층 가속화될 전망이다.
코레일에 따르면 지난 7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세계철도연맹(UIC) 총회에서 110개국 183개 회원단체‘남북철도 개통 지지 결의문’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세계철도연맹은 결의문에서 “남북철도 연결은 UIC의 주요 관심사인 국제통로의 개발을 가속화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며 한국과 아시아국가들,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아시아횡단철도망(TAR)의 실질적인 구축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 모든 UIC 회원국들은 남북철도 연결사업의 실현에 최선의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며 한반도를 통한 새로운 물류혁명을 가져올 국제통로의 개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결의문 채택에 러시아, 중국, 유럽국가 등 철도 관련 주요 국들이 대거 참여해 향후 개성-신의주간 철도 공동이용 및 개보수, 2008년 베이징올림픽 남북공동응원단 열차이용 등 지난 남북정상회담 합의사항의 실현뿐만 아니라 남북철도 협력사업 확대 및 남북철도-대륙철도의 연결도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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