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9-08 14:29
기획/허리케인 ‘카트리나’ 美 강타…국내선사들 피해상황 파악 분주
UP등 대형철도사 뉴올리언스 인근 운송 전면 중단
국적선사 “아직까지 피해사례 보고 없어”
미국 역사상 최악의 자연재해로 불리는 허리케인 카트리나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해운물류시장에도 카트리나로 인한 파장이 예상되고 있다.
코트라 및 주요외신에 따르면 이번 초대형 허리케인의 영향으로 뉴올리언스, 사우스 루이지애나, 바톤 루지, 모빌, 플라그 마인 등 5개 항만 기능이 마비됐고 철도 연결 터미널도 모두 물에 잠겨 대규모 물류적체가 예상된다.
특히 철도 운송의 경우 이번에 직격탄을 맞은 뉴올리언스 지역의 남부 철송라인은 시카고, 아틀란타, 마이애미로 갈라지는 육상운송의 허브역할을 하고 있어 향후 그 피해 여파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철도운송마비…납기지연 전망
철도 운송망 마비로 트럭운송으로 전환하려는 수요가 높아짐에 따라 트럭 운송비용이 급격히 높아질 것으로 예상돼 당분간 납기 지연과 고가의 물류비용 부담이라는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관측된다.
또 이 지역을 이용하는 미국의 대형 철도회사들도 수출화물 운송을 잠정적으로 중단하고 있어 그 피해는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미국 동서를 이어주는 대형 철도회사인 유니온 퍼시픽(Union Pacific)사, 노포크 서던(Norfolk Southern)사가 뉴올리언스 인근 지역으로의 모든 운송을 전면 중단했다.
미국 최대의 노선망을 보유한 BNSF도 뉴올리언스를 비롯해 이곳을 통해 조지아, 플로리다, 노스캐롤라이나, 사우스캐롤라이나 등 미 동남부지역으로 운송될 화물들의 선적을 LA터미널에서 잠정 중단했다.
노포트 서던사는 “일단 철로를 복구하고 물이 빠지면 필요한 물자를 이 지역에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 급선무는 빠르고 안전하게 뉴올리언스 주민들에게 필요한 물자를 공급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뉴올리언스시는 미국 남부지방을 관통하는 미시시피강과 대서양에 인접해 있어 미국 남부 지역의 물류중심지다. 연간 물동량은 4억5천만톤으로 LA·롱비치항의 6.5배에 달하며, 490억 달러규모의 공산품과 미 곡물 수출의 60%, 천연가스 및 원유 공급량의 26%가 이곳을 통과한다.
휴스턴항의 경우 철송 시설의 파괴는 곧 휴스턴항 터미널 물류의 파괴를 의미한다. 그러나 사실상 휴스턴항에서 철송에 의한 처리물량은 그리 많지 않으며 롱비치향 화물의 경우 월간 1000TEU미만이며 LA향 화물량도 이와 비슷하다. 또 뉴올리언스에서 서안 다른 항만들로 나가는 화물도 아주 큰 비율을 차지하진 않는다고 BNSF는 밝혔다.
◆미 동부향 화물 피해 불가
우리나라는 미국 수출물량중 동부로 이동하는 물량의 70%가 LA에서 미니랜드브릿지(Mini Land Bridge)라는 철도 운송으로 운반되고 있고 남부지역의 경우에는 90%가 철도운송을 이용하고 있다. 이에따라 남부 철송의 허브인 뉴올리언스 물류시스템 마비로 인한 피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코트라 관계자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대체루트로 카트리나의 직격탄을 맞은 동남부지역으로 운송할 경우 파나마운하로 우회해 동부 연안항을 통해 올 워터(All Water)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고 지적했다.
또 “대체 루트를 사전에 신속히 파악해 계약시 납기를 충분히 늘려잡고, CIF 가격 조건을 가급적 피하되 필요한 경우 대체 루트 사용시 비용을 계약액 산정에 반드시 반영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내선사들은 아직까지 카트리나로 인한 피해상황 등이 집계되고 있지 않으며 실제적으로 피해가 그리 심각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파나마운하 우회…올 워터 접근 고려
국내선사 한 관계자는 “현재로선 카트리나 영향은 없으며 실질적인 피해에 대한 결과는 기다려봐야 알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내륙운송지연 등 다소간의 피해가 없진 않겠지만 그리 큰 문제가 될 것 같진 않다”고 전망했다.
코트라는 미국의 해외 아웃소싱이 확대되면서 미국내 물류환경은 갈수록 악화돼 작은 충격에도 물류비용 등 물류체계가 쉽게 흔들리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미국내 물류센터와 비상재고를 보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미국 최대 특송 운송사인 페덱스와 UPS도 루이지애나주를 비롯해 알라바마, 미시시피, 플로리다 일부지역의 화물운송을 전면중단키로 하는 등 미 남부지역의 물류시스템이 완전 마비됨에 따라 이 지역과 남부 내륙운송을 통한 미국 동남부 지역으로의 수출은 당분간 어려울 전망이다.
LA타임즈는 미시시피강 유역 항만이 일시적으로 폐쇄되거나 하역시설이 손상됨에 따라 남부지역의 곡물생산에도 상당한 지장이 줄 것으로 전망했다.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농산물 무역의 가장 큰 통로인 미시시피강을 차단시킨 것이다. 전문가들은 뉴올리언스 항만의 피해상황은 새해가 오기 전에 정상화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이같은 전망은 사우스 루이지애나 항만에도 마찬가지로 유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뉴올리언스 항, 올 안에 정상화 어려울 듯
미 수출 농산물의 대부분은 미시시피강을 따라 바지선에 실려 나가며 루이지애나주 내 항만들로부터 멕시코만을 향한다. 이에따라 현재 화물이 가득 선적된 바지선 대부분은 갈 곳 없이 표류하고 있는 상황이다. 곡물수출과 관련해선 출하량이 상당폭 감소할 뿐만 아니라 출하시기도 초기에는 지연되고 조기에 종료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뉴올리언스 항만국장 개리 라그란지(Gary LaGrange)는 “항만이 재개하는데 가장 큰 걸림돌은 인력의 부족이다. 왜냐하면 많은 항만 노동자들이 카트리나로 파괴된 도시를 떠났기 때문”이라며 “선사들은 미시시피강을 대체할 다른 항만이나 철도 루트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미국 남부 산업시설 대부분이 마비된 가운데 멕시코만 유전의 95%가 가동이 중단됐으며 정유시설도 약 40%가 생산이 불가능한 상태다. 미국 전체 수입의 10%에 해당하는 하루 100만배럴의 원유를 취급하던 멕시코만의 주요 항만과 동부지역에 석유를 공급하는 장거리 파이프라인이 폐쇄되는 등 석유수급에 막대한 차질이 발생했다.
◆석유공급 시설 폐쇄…석유수급 차질
멕시코만 유전에서는 적어도 향후 30일간 석유 50% 및 천연가스 30%의 생산차질을 피할 수 없을 것이며 전국적인 석유생산 및 공급 감소 규모도 13%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카트리나 피해에 따른 멕시코만 유전의 생산차질 및 미국내 석유제품 공급부족현상이 미국의 원유 및 석유제품 수입을 상당기간 증대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원유수입을 확대할 경우 북해, 서아프리카 및 중동 등으로부터 수입이 불가피하며 따라서 모든 선형의 유조선 운임 상승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미국의 석유제품 수입이 확대되는 경우에는 대서양항로를 중심으로 석유제품운반선에 대한 용선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반해 건화물선 해운시장은 곡물운반선 용선수요가 상당폭 감소해 운임하락요인으로 작용하는 등 향후 해운경기에 부정적인 요소가 될 가능성이 클 전망이다.
한편 미국의 원유 및 석유제품 수입수요증가는 세계 유가의 상승요인이 될 것이며 해운기업 원가상승 및 수익성 악화요인으로도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박자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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