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선하주워크샵 의견대립속 협력가능성 모색
“하주들의 어려움을 감안해 가파른 운임인상을 자제해달라”, “물량 게런티를 확보해주면 서비스로 보답하겠다”
15일 코엑스 장보고홀에서 열린 2005년 선하주워크샵은 운임과 서비스와 관련해 선사와 하주간 입장차이는 여전했지만 작년 워크샵만큼 팽팽한 의견차로 인한 긴장된 분위기를 연출하지는 않았다.
한국선주협회와 한국무역협회가 공동으로 주최한 이날 워크샵중 정기선 분임토의에서 선사와 하주는 운임에 대해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하주들은 운임인상을 여유있게 해 줄 것을 요구한 반면 선사들은 하주들의 월말 밀어내기식 제품생산에 대해 불만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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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임토의에서 현대상선 김재선 상무는(왼쪽에서 네번째) 하주가 물량게런티를 해주면 선사도 스페이스 공급 등을 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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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주측 한솔제지 김철한 팀장은 “한진해운의 작년 수익을 예로 들며 선사들이 사상최대 이익을 내고있음에도 환율하락에 따른 압박을 받고 있는 하주들의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계속적으로 운임을 올리고 있다”고 포문을 열었다.
◆환율하락등으로 하주들 13% 수지악화
김 팀장은 “하주들은 환율이 현재 1015원대이고 앞으로 1000원대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하주들은 환율하락과 유가인상등으로 13%의 수지악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선사측 동남아해운의 남극영 이사는 “대형선사인 한진과 현대상선을 예로 들어 경상이익 얘기하는데, 국내 최대 하주인 삼성은 선사와 비교도 안되는 수조원의 이익을 실현했다”며 “그럼에도 전자화물 운임은 가장 낮게 형성돼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대형하주일 수록 운임이 싸다는 이유로 외국적 선사를 이용하는 경향이 많다”며 “이런 상황에 국적선사들이 운임에 신경을 안 쓸 수가 없다”고 말했다. 또 “하주들이 물량 게런티를 확보해주면 선사도 스페이스 확보나 더 나은 서비스로 보답할 수 있을 것이다”고 했다.
◆선사들 어려울 때 하주들 뭐했나
한진해운 차순창 부장은 “선사가 작년 좋았지만 이전엔 매우 힘들었다. 한진해운도 1억달러 이상의 적자를 냈었다”며 “그때 선사들 경영 어렵다고 운임회복 시켜주자는 하주들은 전혀 없었다”고 꼬집었다. 그는 “선사들이 작년에 수익을 많이 낸 것은 맞지만 미래를 대비해 투자를 하지 않을 수 없다”며 “EDI나 선박확보 등 서비스퀄리티를 높이는데 쓰여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주측 한국타이어 임윤식 팀장은 선사들의 물량 게런티 요구에 “하주들도 월중 평균적으로 물량 빼내는게 목표다”며 “하지만 돌발 로트(lot)가 발생하기도 해 월말에 완료되는 경우가 많다”고 제조업체의 구조적인 문제를 설명했다. 그는 또 “국적선사들을 안쓰는 이유는 요율이 높기 때문이다”며 “제조업체들은 유가가 올라간다고 제품 가격에 5~6개월 후에나 반영할 수 있지만 선사들은 각종 서차지에 이를 반영해 하주들의 물류비 지출을 증가시킨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현대상선 김재선 상무는 “하주가 월말 밀어내기만 해결되면 선사도 선박 배선을 고르게 편성하는 것을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적선사들의 운임담합 문제도 제기됐다.
한국타이어 임 부장이 최저운임제를 예로 들며 선사들의 운임담합도 문제가 있지 않느냐고 운임 카르텔을 제기하자 한국바스프 송원근 부장도 “선사들은 시장운임이라고 하는데 실제적으로 카르텔이 나타난다”며 “바스프 본사가 한국 선사들에 대해 인식이 안 좋은데 운임 카르텔과 선복난 등으로 적기선적에 대한 약속을 안지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외국하주들, 운임과 선복난등으로 국적선사 이미지 안좋아
송 부장은 “운임인상한다 해도 가파르게 하지 말고 단계를 밟아서 진행해야 할 것”이라며 “사전공지를 주고 준비할 만한 시간을 줘야 하는데 타이밍상 밸런스가 맞지 않아서 제품가에 운임을 반영시키지 못해 리스크 주는 경우가 많아 대외적으로 이미지를 흐린다”고 했다.
이에 대해 동남아해운 남 이사는 “말만 최저운임제지 시장에선 선사간 운임차이가 존재한다”고 담합이 아님을 못박았다. 한진해운 차 부장은 “원양선사들의 경우 유가인상과 용선료 급등에 따라 태평양항로안정화협정 등과 같이 얼라이언스의 전체적인 스킴(scheme)에 따라 인상되는 것이지 한국적 선사만 올리는 것이 아니다”라며 하주들이 국적선사만 운임을 올린다는 인식을 경계했다.
대한제당 김관훈 차장은 근해항로 선사들이 저가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선사들의 과잉경쟁 탓이라고 말했다. 그는 “선사들이 자제해서 손해보는 장사를 안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작년 동남아항로는 운임인상에 성공했지만 한중과 한일은 실패했다”며 “한일과 한중의 적자는 하주와 협의할 문제가 아니라 자정노력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일항로 취항선사단체인 한국근해수송협의회 김근홍 차장은 “선사들도 자정노력을 해왔다. 한일항로는 작년 5척을 전배조치했다”며 “작년 56개 로컬포트를 운항하면서 공멸위기를 맞기도 했으나 선복감축과 올해 물량 증가로 운임회복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물류가 왜곡돼 있다. 한일간 해송이 내륙컨테이너 운송보다 더 낮다”며 “이는 포워더가 시장상황을 흐려놓기 때문이며 적정운임을 받고 적정 수익을 내는 포워더가 별로 없다”고 말했다. 따라서 “통관과 트럭킹 등 전체 물류를 컨트롤할 수 있는 포워더를 육성해 물류비를 세이브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양항 컨 부족, 하주 영향 크다
광양항의 컨테이너부족에 대한 불만도 나왔다. 한국바스프 송 부장은 “광양항은 공컨테이너 밸런스가 안 맞는다”며 “정부가 광양에 공컨테이너를 지원해서 하주의 부담을 덜어주는 정책이 없는가”라고 정부에 해결책을 주문했다.
이에 해양부 박용문 해운정책과장은 “개인간 일어나는 부분까지 정부가 신경써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며 “정부가 광양항 활성화에 크게 신경쓰고 있다는 부분은 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선주협회 양홍근 부장은 “해양부와 같이 머리를 맞대고 광양항 공컨테이너문제에 대해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현대상선 김 상무는 “광양항은 차별운임이 없어져 부산항과 똑같은 값이 됐다”며 “광양은 인아웃이 불균형이 심해서 기기가 부족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또 “경제 원칙에 따라 수익 따져서 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광양은 1년내내 쇼트지역”이라고 말했다.
한진해운 차 부장은 “장비는 적정제고를 유지하지만 인바운드 하주들의 인식제고가 없는 것이 문제”라며 “선사 컨테이너를 프리타임이 넘어가도 서차지를 지불도 안하고 창고용으로 쓰는 하주들이 많아 원활하게 공급안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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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솔제지 김철환 팀장은 정기선 분임토의 결과보고에서 선사와 하주가 서로 협력하려는 태도를 보였다는데서 긍정적이었다고 평가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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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솔제지 김 팀장도 “광양항에서 하주가 프리타임 내에 적기 선적을 해야 하는데 하주들이 공컨테이너를 쌓아두고 방치하는 문제가 있다”고 차 부장의 의견에 동의했다.
새한 한광희 팀장도 CY체화 문제에 대해 ‘하주들이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하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적정제고와 풀생산을 두고 회사내에서 갑론을박했었다. 선사들이 디머리지 차지(체화료)를 엄격하게 적용한다는 공문을 보냈고 이를 통해 경영진에 압박해 CY에 잠겨 있던 컨테이너를 전원 다 회수한 일이 있었다”며 “이 부분에 대해선 물류담당자들이 의사결정권자에 계속 건의해 해결할 문제”라고 말했다.
이번 회의는 하주우대계약(S/C)중에 열려 선사와 하주가 서로 협력에 대한 여지를 남겼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워크샵에는 선사측은 한진해운, 현대상선, STX팬오션, 대한해운 등 19개 선사 23명, 화주측은 삼성전자로지텍, 삼성SDI, LG화학, LG전자 등 22개사 25명이 참석했다.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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