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2-28 10:17
RFID 기기 시장 선점을 노린다, (주) 키스컴
지난 2월 미국의 시장 조사 기업인 AMR 리서치는 2008년 까지 RFID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발표를 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향후 RFID 시장에서 태그 및 기기의 비중이 57%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물론 국내의 사정은 이제 태동기라 할 수 있겠지만 그동안 꾸준히 준비해 온 RFID 기기업체의 결실을 맺을 때가 다가왔다. 이에 본지는 국내 최초로 900MHz RFID 리더 MIC(정보통신부 형식 승인)를 획득한 키스컴을 찾아 향후 계획을 들어보았다. 다음은 한운수 대표이사와의 일문일답이다.
국내 RFID 시장 상황은 어떤가?
2003년도에는 우리 제품을 선호하는 기업들이 많았다. 그런데 정부의 시범사업과 표준화에 관한 정책이 수립되면서부터 RFID 기기 시장은 주춤했다. 정부의 규제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전개되지 못한 것에 대해 아쉬움이 있다. 기기 시장의 거래는 현재 외국 제품을 수입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사실 수입 제품을 시중에 판매하는 것은 불법이다. 단 그 제품을 시범사업으로 활용한다면 모를까. 그래서 우리는 선의의 손해를 보고 있는 입장이다.
선입견도 문제다. 국내기술로 탄생한 제품을 외면하는 것은 유명한 외국 업체의 제품이라는 입지가 작용하는 면도 크다.
지금 우리가 준비하는 미국 시장의 진출도 이와 맥락을 같이 한다. 미국에서 인증 받은 제품이 국내로 들어오게 되면 다른 시각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결국 키스컴의 목표는 글로벌 시장으로의 진출이다. 이제 국내는 올 해부터 서서히 RFID 시장이 태동을 할 것이고, 2007년에 시장 확대의 기로에 서게 되며, 2010년쯤에는 시장 규모가 큰 폭으로 상승할 것이다.
후발업체의 경쟁력은 어떻게 전망하는가?
여러 업체들이 기술 개발에 몰두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기술 개발과 더불어 실제로 적용하는 일련의 과정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우리는 그 과정을 겪고 이번에 정통부의 인증을 최초로 받은 상태이다. 인증 기준이 상당히 까다로운 편이었고, 처음으로 시도하는 표준화 작업이었기 때문에 정통부와 함께 인증 기준을 결정하는 일까지 하면서 인증 절차를 통과했다. SI업체나 대기업도 많은 관심을 보이며, 나름대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아직까지는 핵심 기술의 보유가 부족하지만, 결국 RFID 시장의 확대는 키스컴 혼자 하는 일도 아니고, 선의의 경쟁 체체 하에서 이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정부의 시범사업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
일본 정부의 시범사업은 규모가 그렇게 크지 않다. 국내의 시범사업도 실용적인 테스트베드 형식이 적당하다. 테스트베드란 어떤 테스트를 하기 위해 실제와 동일한 환경을 만들어 놓고 실험을 하는 경우인데, 신속한 피드백으로 일본에서는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예를 들어, RFID 태그가 부착되기 어려운 제품을 실험을 통해 대안을 찾아가는 것은 어떤가. 오히려 이러한 실험들이 시장 확대에 이바지하는 면이 크다.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
우리가 RFID 시스템에 대해 자신감을 얻은 기회가 있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아이피코(iPico)에게 우리의 기술력을 인정받은 것이다. 아이피코는 세계에서 경쟁력있는 Alien's Technology, Matrix, Intermac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기업이다. 이에 키스컴은 아이피코와 MOU를 체결함으로서 해외시장 진출의 발판을 마련하기도 했다.
또 3월 중에 정식으로 오픈할 달라스의 키스컴 지사는 현재 바쁜 일정에 있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 인증 준비에 여념이 없다. 국내의 인증을 받았다하더라도 미국의 인증을 쉽게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들이 특별히 요구하는 기준이 국내와 상이한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이 인증절차를 통과하면 해외시장 진출에 활기를 띨 전망이다. 이미 인증 후를 대비한 샘플 오더가 진행된 상황이다.
키스컴의 강점은 무엇인가?
우리는 900MHz 주파수 대역 외에 저주파수 대역의 RFID 기술을 다양한 현장에 적용한 경험을 갖고 있다. 오히려 저주파수 대역의 시장은 매우 넓다. 스키장 출입관리, 상품의 이동추적관리, 보안·경비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우리 제품을 적용해 왔다. 그러한 경험은 바코드 시장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외국의 제품들을 사용하는 기업은 적용 사업 도중에 서포트에 대한 어려움을 많이 겪는다. 그때마다 외국 기술자들의 도움을 일일이 요청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키스컴은 최적의 서포트가 가능하다.
유통물류 시장의 RFID 기술 적용이 더딘 이유는 무엇인가?
유통·물류시장은 일단 모든 상품에 태그를 부착하기가 힘들다. 여러 업체의 물건에 태그를 부착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러나 바코드를 부착하기 힘든 상품에는 태그의 활용이 절실하다. 현재로서는 특수한 시장을 발굴하고,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각 업체의 상황에 맞는 최적의 RFID 솔루션 개발이 시급하다. RFID 기술 뿐 만 아니라USN (Ubiquitous Sensor Network)을 접목한 개발에 더 집중을 할 때이다.
키스컴의 청사진을 제시한다면?
올 해 FCC인증을 거쳐 미국시장으로 진입하는 것이 관건이다. 또한 국내 인증 후 기업들이나 정부 관계자들의 인식도 많이 달라지고 있다. 내년에는 RFID 시장 확대에 따른 수익 창출에 기대가 크다.
이미 몇몇 업체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작년에는 바코드 수익 대 RFID 수익의 비중이 8:2였다면, 올해는 적어도 4:6 내지는 3:7까지 예상하고 있다. 더구나 하이닉스나 포스코 등 대기업들이 RFID 적용에 앞장서고 있어, 시장 확대는 긍정적이다.
마지막으로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모든 비즈니스는 순리가 있다. 너무 큰 욕심은 서로를 망가트리는 법이다. 정부는 거대한 시범사업보다는 실용정책을 펼 필요가 있다. 사실 시범사업에 참여한 대기업이나 SI 업체가 기대만큼의 이득을 얻었다고 보기는 힘들다. 정부지원 금액이 RFID 실험 사업에 알차게 쓰일 수 있기를 바란다.
<서의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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