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8-27 16:35
최첨단 시설을 갖춘 국제공항에 하루종일 뜨고 내리는 항공기는 고작 국내선 한편에 불과하다.
끝 없이 추락하는 양양국제공항에서 오는 9월1일부터 벌어질 현상이다.
27일 건설교통부와 항공업계에 따르면 건교부는 양양-김포 노선의 항공기 운항을 9월1일부터 내년 2월말까지 잠정 중단하겠다며 대한항공이 제출한 운휴신청서를 승인했다.
이에 따라 3천567억원이라는 막대한 돈을 투입해 지난 2002년 4월 개항한 양양국제공항의 항공기 운항은 다음달 1일부터는 양양-부산 노선에 하루 1편만 운항하게 되는 그야말로 '국제공항'이라는 이름이 무색한 지방공항으로 전락하게 됐다.
영동권 허브(HUB)공항을 표방하며 문을 연 양양국제공항이 이처럼 무늬만 국제공항으로 전락하게 된 1차적인 원인은 무엇보다 저조한 항공기 탑승률 때문이다
A-300 중형기 4대를 동시에 계류시킬 수 있고 시정거리 550m에도 항공기 이착륙이 가능한 계기착륙 시설을 갖춘 국제수순의 손색없는 공항임에도 불구, 양양공항의 항공기 탑승률은 개항 이후 50%를 넘기지 못했다.
개항 초기 하루 7편에 달했던 항공기 운항은 2002년 11월 아시아나 항공이 철수한 후 감편이 계속돼 급기야 지난달 12일부터는 양양-김포 노선의 경우 하루 1편으로 줄어들었으며 그나마 명맥을 유지했던 이 마지막 1편도 30∼40%를 벗어나지 못하는 탑승률로 인해 다음달 1일부터는 운항이 중단되게 됐다.
양양-김포 노선 운휴는 비록 한시적이라고 하지만 탑승률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대안이 마련되지 않는 한 내년 2월 항공기 운항 재개도 사실상 어렵지 않느냐는 것이 항공업계의 분석이다.
따라서 양양공항에 항공기가 다시 뜨고 내리게 하기위해서는 항공기 탑승률을 높이는 작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영동고속도로를 비롯해 영동과 영서를 잇는 국도와 지방도가 속속 4차선으로 확장돼 수도권과 거리가 가까워 진 데다 공항의 위치도 또한 영동권 주민들을 끌어 들이기 어려운 어정쩡한 곳에 자리하고 있어 공항살리기에 발벗고 나선 강원도와 공항인접 자치단체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사실 강원도는 그동안 양양공항의 이용객을 늘리기 위해 1억7천여만원의 손실보전금을 항공사에 지불하고 공항이용 차량에 대한 주차비를 보조해 주는 한편 해외 항공사들과 축제 현장을 찾아 다니는 관광 세일즈를 펼치기도 했다.
하지만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해외 항공사의 경우 정기성 전세기 몇 편을 유치하는 그쳤으며 국내선도 올들어 지난 7월까지 양양공항의 편당 평균 탑승객이 68명으로 지난해 72명에 비해 줄어드는 등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현재 양양군이 공항주변에 추진 중인 골프장을 비롯해 강릉과 고성에 공사 중인 골프장이 문을 열고 설악권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이벤트성 관광상품이 개발될 경우 의외로 공항활성화가 쉽게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속초에서 제1회 대한민국음악축제가 열렸던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7일까지 양양-김포 간 항공기 탑승률이 80%선까지 올라갔던 적이 있어 이 같은 분석을 뒷바침 하고 있다.
그러나 지역 자치단체들은 양양국제공항의 이 같이 초라한 현상을 극복하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우려섞인 전망 뿐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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