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10-28 15:09
최근 한진해운ㆍ현대상선 등 해운사들의 주가가 올들어 최고가를 갱신하는 등, 증시에서 해운ㆍ조선 등 운송업종 종목이 주목을 받고 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앞으로 증시에서 주가의 상승세를 주도할 종목으로 IT 산업을 필두로, 해운ㆍ조선 등 운송업종 종목을 꼽고 있을 정도다. 해운업종이 증시에서 제대로 평가되며 관심종목으로 부상하기는 보기 드문 일이다.
특히 해운업의 경우, 여타산업에 비해 대중성 면에서 열위에 있는 산업이기에 주식시장에서 이목을 끌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닐 수 없다. 특히 개미군단인 개인 투자자에게는 더욱 그러하다.
요즘의 국내 증시를 외국 투자자들이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제화를 주도하고 호황을 구가하고 있는 해운업체 상장사들의 주가 급등은 당연한 현상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워낙 평가절하된 상태에서 주가가 상승하고 있기 때문에 해당 선사 관계자들이나 대부분 관련 투자자들은 이제 바닥에서 회복세로 전환되는 국면으로 해석하면서 크게 동요되는 모습은 아니다.
이러한 현상은 사실 우리사주를 받은 해운사 임직원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쉽게 피부에 와 닿는 이야기다.
아무튼 해운시황은 중국이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우고 있는 상황에서 아시아發, 아시아行 수출입 물동량이 급증하면서 컨테이너 정기선은 물론이고, 철광ㆍ석탄 등 건화물 부정기선 시장에서도 올들어 최고의 운임지수를 기록하면서 호황을 맞고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해운산업의 호황체감은 원양선사와 근해항로선사 간에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는 선복과잉의 정도 차이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원양 컨테이너선사들, 특히 북미ㆍ구주 취항선사들은 자체적으로 선복과잉의 부작용을 직시하고, 적정선의 선복조정에 나선 것이 호황시황에서 수익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돌파구가 되었다.
이에 반해 근해항로선사들은 선복과잉 조정에 실패함으로써 호황에도 불구하고 운임수준은 바닥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될 경우 근해항로선사들의 경영난은 심각한 수준에 도달할 것이 불보듯 뻔한 일이다. 다행히도 한중항로, 한일항로, 동남아항로 선사들이 최저 운임제의 강력시행 등 운임회복에 다시 한번 드라이브를 걸고 있어 기대가 크다.
누차 지적돼 왔던 바이지만 근해항로선사들의 경우, 선복과잉으로 집화경쟁이 너무 치열하기 때문에 선사 간의 협조체제 분위기는 쉽게 조성될 수 없는 상황인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협의체가 보다 강력한 제재장치를 강화해서라도 운임의 회복을 견인해야 할 것이다.
금년 그리고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해운 호황기에 근해항로선사들이 운임수준을 끌어 올리지 못하면 자칫 공멸의 길을 재촉하게 될 것이다.
협의체 중심으로 다시 뭉쳐 상생(相生)하는 방향을 서둘러 찾고 이를 실행에 옮길 때이다.
해운호황을 원양항로선사와 함께 구가할 수 있도록 새롭게 각오를 다지는 근해항로선사들의 향배에 주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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