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PS, 내년 7월 전면시행으로 법제화 시급

해양·수산단체, 해양사고방지세미나 개최

국제해사기구(IMO)에서 해상테러에 대비하여 제정한 ‘선박 및 항만시설의 보안에 관한 국제규칙(ISPS Code : International Ship and Port Facility Security Code)이 2004년 7월부터 전면 시행됨에 따라 이를 국내법에 수용하기 위한 법제화작업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한국선주협회를 비롯한 15개 해양·수산단체는 해양수산부와 중앙해양안전심판원의 후원으로 5월28일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실에서 허성관 해양수산부장관을 비롯, 장두찬 한국선주협회 수석부회장, 이 은 중앙해양안전심판원장 등 해양수산 관계자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8차 해양사고방지세미나’를 열고, 해양사고 방지와 관련된 연구발표와 이에 대한 토론을 가졌다.
이날 세미나에서 한국해양수산연수원 김영모 교수는 「ISPS Code 발효와 우리의 대응방안」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ISPS Code 시행시기가 급박한 만큼, 많은 시일이 소요되는 법률개정 보다는 해양수산부에서 고시 또는 지침제정을 통해 우선 시행한 뒤 차후에 법률을 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ISPS Code는 9.11 테러사건 이후 해상테러에 대비하여 IMO에서 정한 국제운항선박과 동 선박들이 이용하는 항만의 보안사항과 절차 등에 관한 국제협약으로서, 해상보안을 위하여 선사와 선박이 준수해야 할 사항을 규정하는 한편, 선박은 보안경보시스템을 설치, ISPS Code 준수여부를 심사받고 인증서를 소지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특히 김 교수는 “IMO가 해상보안과 관련된 국제협약을 작업착수 1년만에 제정한 것은 이 기구 설립이후 처음이며, IMO가 제정한 각종 협약중에서도 가장 빨리 이행되는 협약으로서, 새로운 법률의 제정 등을 통해 이를 국내법에 수용하기에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밝히고 우리나라는 ISPS Code의 근거협약인 1974년 해상인명안전에 관한 협약(SOLAS협약)을 비준하였고, 개정협약 또한 묵시적 수락절차에 따라 발효되므로 별도의 비준절차 없이 해양수산부의 고시제정으로 시행해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또 한국해양수산연수원 박문갑 교수는 「소형선박 안전운항을 위한 제도개선」 주제발표를 통해 해양안전사고방지 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소형선박의 해양사고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운항자에 대한 해양안전의식 고취와 사고방지를 위한 교육강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와함께 박 교수는 소형선박의 안전운항을 위해서는 총톤수 2톤 이상 또는 기관출력 18KW 이상 동력 선박 조종자를 대상으로 ‘특수급 소형선박조종사 면허제도’를 도입하고, 현행 선박검사가 면제된 총톤수 2톤 미만의 선박도 최초정기검사를 받도록 선박안전법을 개정하는 한편, 선박검사기술협회의 해양안전사고방지센터의 기능을 확대, 다른 관련 기관과 연계하여 별도법인인 가칭 해양안전사고방지협회의 설립등을 제안했다.
「해양안전심판 40년의 성과와 향후과제」를 주제로 발표한 전 중앙해양안전심판원 수석조사관 박경현 박사는 “해양사고 사건은 그 특성상 개개의 해양사고 사실을 입증할 직접적인 증거의 확보가 매우 곤란하므로 부득이 전문적인 항해경험 법칙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밝히고, 해양사고 사실의 조성을 어떻게 하는가에 따라 그 사건의 원인 규명과 원인 기여 과실의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 박사는 “이러한 문제를 해소시키기 위해서는 해양안전심판의 재결이 적정하고도 논리적이며 객관적으로도 공평하여야 할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따라서 이 문제는 법제상의 잘못이라기보다는 법 운용상의 면에서 연유된 것으로 이미 드러난 문제점을 적극 개선하고, 인사관리를 적정히 하면 자연스럽게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제발표뒤에는 박영선 중앙해양안전심판원 조사관의 진행으로 김인현 목포해양대학교 교수, 김장길 포스 안전품질팀장, 정용철 수협중앙회 지도과장, 최한규 선박검사기술협회 선임검사원, 이영선 한국선급 팀장, 이은방 한국해양대학교 교수, 문영주 어민신문 국장이 패널로 참석, 종합토론을 가졌다.
이번 세미나를 공동주최한 15개 해양·수산단체는 한국선주협회를 비롯하여 한국해양수산연수원, 수산업협동조합중앙회, 한국해기사협회, 한국원양어업협회, 한국해운조합, 해양시스템안전연구소, 전국해상산업노동조합연맹,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한국해양오염방제조합, 한국도선사협회, 한국선급, 선박검사기술협회, 한국해사위험물검사소, 대한손해보험협회이다.
한편, 한국선주협회를 비롯한 이들 해양·수산단체는 해양안전에 관한 각종 연구발표를 통해 해양사고 방지를 위한 과학적이고 전문적인 방안을 모색하고 더 나아가 해상종사자들의 안전의식을 고취시키기 위해 매년 정례적으로 ‘해양사고방지세미나'를 공동개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