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4-18 10:28

호ㆍ불황기 넘어선 선하주 협력관계

사스(SARS) 괴질 확산과는 별도로 이라크 전쟁의 조기 종결, 북핵문제 해결기미 등은 우리 경제에 훈풍(薰風)으로 다가오고 있다. 세계 경제가 불확실성의 요인으로 인해 한치 앞날을 내다볼 수 없을 만큼 어수선한 상황에서 이라크 사태가 예상대로 조기 매듭을 보면서 전후 복구사업이라는 경제적 메리트를 주고 있고 우리나라 신용평가의 중요한 잣대였던 북핵문제가 다자간 협상 등 문제해결 방안에 접근하고 있어 당초 예상보다 경제성장률이 낮았던 1분기와는 달리 향후 우리 경제는 큰 걸림돌이 다시 부각되지 않는 한 의외의 높은 성장세를 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물론 이같은 전망은 우리 경제 입맛에 맞도록 대내외적인 주위 여건들이 조성될 시 가능한 것이지만 일단 거대한 불확실성의 사안들이 하나 둘 해결되고 있어 내수진작 확대와 수출 촉진이 제자리를 잡을 때 하반기 경제성장은 기대해 봄직 하다.
해운업계는 그동안의 선복감축과 신조발주 유보 그리고 물동량의 꾸준한 신장세로 작년 하반기이후 북미, 구주, 호주 등 일부 원양항로를 중심으로 정기 컨테이너선 시황이 활황을 타고 있고 부정기선 시황은 한때 운임지수가 최고점에 달할 정도로 호황기를 맞고 있다. 유조선시황의 경우 이라크 전쟁의 특수도 있었겠지만 해운시황을 고무시키는 한 요인으로 그 몫을 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해운업계 전반에 걸친 경기를 호황이라 판단하기에는 다소 무리인 점도 있다. 워낙 우리 경제를 둘러싼 환경들이 나쁘다보니 해운경기의 호전이 더욱 크게 호황세로 부각될 수도 있고 실제로 한일, 동남아, 한중 등 근해항로 선사들은 진출 선사들이 많다보니 협의체의 구성원으로서 항로사정에는 아랑곳 없이 운임 출혈경쟁으로 일부 원양항로의 호황세와는 다소 거리가 먼 느낌이다.
여기에다 홍콩, 중국 광조우 발 사스 괴질확산으로 이 곳을 중심으로 한 수출입 물량의 급감은 해운경기의 악재로 작용할 것이 분명하다.
사스의 파급영향은 하반기중으로 나타날 전망이어서 근해항로 선사들은 운임회복에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공동운항 등을 통해 선복 감축효과와 효율적인 규모의 운항을 통해 수익을 올리는 선사들도 있어 선사들간의 협조체제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호황기를 맞고 있는 항로의 하주들은 스페이스를 잡기 위해 선사들의 적용운임이나 부대요율에 큰 토를 달지 않고 제때에 선적되기만을 요망하고 있어 그만큼 하주들의 협상력이 크게 떨어져 있는 것이 사실이다. 스페이스가 부족할 시 하주로선 선사와의 네고시 협상력을 최대한 키우는 것이 급선무다. 같은 지역, 동일 종류 화물 하주들이 하주협의회의 주선을 통해 협력해 협상력을 제고함으로써 운송 물류비를 최대한 절감할 수 있는 것이다.
하주에 있어 운송 물류비 절감은 곧바로 경쟁력을 확보하는 지름길이라는 점에서 선사와의 협력관계가 지속적으로 유지돼야 하고 이를 하주협의회와 선주협회, 국제해운대리점협회, 복합운송협회 등 관련단체와 주무부처인 해양수산부가 견인 역할을 주도적으로 해야 할 것이다. 글로벌 무한경쟁 자율체제하에서 이같은 지적이 어떻게 보면 시장원리에 어긋나는 일로 비쳐지겠지만 자율속 건전한 견제는 더욱 빛을 낼 수 있다는 점을 깊이 인식해야 할 것이다. 선사와 하주간의 관계는 하루 이틀로 끝나는 관계가 아니기 때문에 물류비 절감이라는 대명제하에 하주들의 보다 적극적인 노력도 필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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