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12-09 16:03
지난 97년 원성해운에 입사한 김정영대리는 대학교부터 물류 분야를 전공한 케이스. 물류시스템공학과를 졸업한 그는 따라서 물류분야에선 남들보다 해박한 상황이었다. 물류라는 개념이 태동하기 시작할 무렵 신생된 학과를 전망있다고 확신, 지원하게 된 것.
졸업 후 포워딩업체에서 근무하다, 이쪽 COSCO해운대리점인 원성해운으로 입사하게 됐다.
“선사로 오게 되면서 영업에 대한 마인드가 많이 바뀌었어요. 기존엔 실적만을 생각하다보니 신뢰란 면을 간과했었는데, 지금은 안그래요. 실적보다 우선인 게 바로 서비스에 대한 신뢰구축입니다.”
그는 약속을 지키지 못해 하주를 잃은 뼈아픈 기억이 있다. 미주바운드에서 가장 성수기라 할 수 있는 크리스마스 시즌에 스페이스에 대한 확신이 없는 가운데 하주에게 확신이 있다고 약속해 카고를 따낸 것. 결국 그 화물은 적체됐고, 하주는 몇 개월 후 떠나가고 말았다.
“장기고객이 될 수 있는 하주였는데, 순간의 잘못된 판단과 실수로 그만 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그 이후 신뢰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됐죠.”
김대리에게 올 한해는 COSCO에서 서비스하는 네트워크를 로컬화하랴, 대하주 영업하랴 매우 바쁜 시기였다. COSCO는 각 지사가 슈퍼컴퓨터로 연결되는 글로벌네트워크망을 가지고 있다. IrisⅡ라고 불리는 이 시스템은 본사의 시스템을 각 지사가 로컬화해서 넷망을 구축하는데, 특화된 서비스를 좋아하는 한국하주들의 성향을 맞추는 것이 힘들지만, 하주들과 신뢰를 쌓기 위해 열심히 작업 중이라고.
신뢰에 대한 일화는 예전 IMF 때도 있었는데, 당시 미주바운드에서 40피트 컨테이너만 고집하던 타선사와 달리 COSCO는 대하주서비스의 일환으로 20피트 컨테이너를 사용했다. 그때 얻은 신뢰가 계속 이어져, 이후 99년 FEU당 1000달러의 GRI를 하주들이 아무런 반발없이 인정해줘 COSCO는 저가운임선사라는 이미지를 탈피, 중상가운임선사로 도약할 수 있었다.
유난히 신뢰를 강조하는 김대리는 그런 영업마인드에 따라 하주들에 다가설 땐 지연, 학연, 혈연은 철저히 배제한다. 즉 서비스의 질과 서로 윈윈한다는 신뢰를 통해 하주와의 관계를 끌어가는 것이다.
“새해소망이 있다면 내년엔 컴퓨터와 중국어를 공부하고 싶어요. 현대는 네트워크의 시대입니다. 컴퓨터를 모르면 살아남을 수 없어요. 더구나 해사업계는 글로벌네트워크 체제로 전산쪽 노하우는 필수인거죠. E-TRADE, 그와 관련한 전자인증제, 이 모두 컴퓨터를 알아야 가능한 개념들입니다.”
포워딩업체 있을 때 사내연애를 통해 결혼에 골인한 김대리는 현재 부부가 동시에 해운업계 종사자다. 그런 만큼 해운업에 대한 애정도 남다르다. 사내 축구동호회와 개인적인 수영을 통해 몸과 마음을 단련한다는 김대리의 열정에서 해운업에 대한 앞으로의 청신호를 엿볼 수 있었다.
글·이경희기자(khlee@ks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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