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07-27 10:43
(서울=연합뉴스) 심재훈 기자=가뭄이 몰아 닥친 남아프리카 지역에 향후 6개월내 1천 300만명이 기아에 직면하고 30만 명이 굶어 죽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는 등 아프리카 기아문제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25일자 BBC 인터넷판에 따르면 세계식량계획(WFP)과 구호기관들은 남아프리카의 기아 인구가 이처럼 엄청나며 향후 늘어날 가능성이 농후하다면서, 국제사회의 지원을 촉구했다.
특히 잠비아와 에리트레아는 가뭄과 전쟁으로 인해 기아문제가 위험수위에 도달한 상태다. 잠비아는 현재 200만 명이 기아상태에 직면해 이들이 추수기인 내년 4월까지 버틸 수 있을지 의문시되고 있다. 잠비아는 시골지역의 경우 이미 최악의 빈곤상태에 빠져있으며 수도 루사카를 비롯한 도시지역들도 타격을 받고 있다. 특히 가뭄으로 주요 곡물인 옥수수 가격이 폭등해 빈민층들은 삶의 의지마저 포기해야 할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해 있다. 현재 루사카의 빈민 4만5천 여 명은 당장 구호기관의 원조가 필요한 실정이며, 일부 아동들은 20-30센트를 벌기 위해 채석장에서 중노동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
졌다. 잠비아는 특히 성인들이 많이 사망하는 바람에 소년 가장이 동생들의 생계를 떠안아야 하는 열악한 환경에 놓여있으며, 일부 아동들은 굶주림을 참다 못해 먹을 거리를 찾아 거리를 떠돌며 쓰레기를 뒤지고 있는 실정이다.
에리트레아도 유례없는 극심한 가뭄으로 동물과 사람의 생명이 위협받고 있다. 케냐 주재 에리트레아 대사관은 성명을 통해 비가 내리지 않은 관계로 농사가 안돼 국민이 먹을게 없다며 국제사회의 지원을 간절히 요청했다. 에리트레아 구호갱생위원회는 에리트레아가 에티오피아와 벌인 전쟁의 후유증을
극복하려고 노력하는 가운데 가뭄까지 겹쳐 피해가 크다면서, 현재 100만 여 명이 식수 등 생필품 부족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에리트레아를 강타한 가뭄으로 인접국인 에티오피아의 일부지역도 식량 수급이 원할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 응급부대(UN-EUE)는 에티오피아 북동부의 아파르 지역 등에서 영양실조 현상이 보고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절대 빈곤국인 잠비아, 에리트레아 등 남아프리카 지역에 가뭄이라는 천재지변까지 겹치면서 향후 아프리카 기아인구가 급속히 증가할 것으로 보여 향후 국제사회의 대응이 주목된다.
president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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