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도시 부산을 위한 부산항의 비전과 전략"이란 주제의 국제 심포지엄이 지난 5월 24일 부산광역시 12층 국제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심포지엄은 동아대학교 지능형통합항만관리연구센터와 사단법인 국제해양수산물류 연구소가 공동 주관하고 부산광역시 및 부산지방해양수산청, 한국컨테이너부두공단 등이 주최, (재)부산테크노파크, 부산항을 사랑하는 시민들의 모임, 부산항업협회 등의 후원 하에 거행됐다.
이번 심포지엄은 날로 다변화해가는 세계 해운, 항만 시장에서 부산항의 입지를 다시한번 확인하고, 향후 남북간의 철로가 연결되는 경우 부산이 TCR, TSR 등의 대륙수송체계의 거점으로 거듭나리라는 기대와 함께, 중국의 상해항이 대대적인 신항만 개발을 추진함으로써 부산의 경쟁항만으로 급부상하리라는 주변의 환경을 고려, 기획됐음을 엄영석 동아대학교 총장은 개회사에서 밝혔다.
심포지엄 진행순서는 총장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안상영 부산광역시장과 정이기 부산지방해양수산청장, 조남일 한국컨테이너부두공단 이사장의 환영사와 축사가 이어졌고 김규식 부산광역시 항만농수산국장의 기조연설이 있은 뒤, 학계 관계자들의 주제강연이 참석자들의 뜨거운 관심과 함께 진행됐으며 이를 기초로 패널들의 토론이 이어져 부산항의 미래에 대한 많은 논담들이 제기됐다.
기조연설을 맡은 김규식 부산광역시 항만농수산국장은 부산항과 세계 10대 항만에서 처리되고 있는 컨테이터 물동량의 통계자료를 비교, 제시하며 부산항이 동북아에서 환적물류 위주의 HUB항으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자체 평가하고, 장래에 부산이 국제적으로 동북아의 중심항만, 국내적으로 해양수도로서 기반을 구축키 위해 추진 중인 여러 시책을 소개했다. "해양수도 21"(Ocean Capital 21) 기본계획 수립과 부족한 항만시설 확충과 Mega Port로 거듭나기 위한 부산신항의 적기 건설, "부산항 관세자유지역" 운영과 외국투자업체 유치 및 홍보 등이 시책에 포함된 내용인데, 지자체로서 여러 정책을 개발, 수립하는 것은 한계가 있으므로 중앙정부와 협조하에 부산항이 세계적 국제항으로 의 위상을 계속 이어가도록 노력하겠다고 김규식 국장은 약속하였다.
통과선박 유치 위한 부산항의 ‘자유무역항 지정’
주제발표는 국내외 학계 관계자들이 부산항의 국제허브포트 도약과 관련한 여러가지 심도깊은 의견들을 개진하는 자리로 채워졌다.
먼저 “싱가폴항의 현황과 미래”라는 주제로 발표를 한 싱가폴 국립대학교 Jose L. Tongzon 교수는 현 싱가폴항의 물동량 처리 능력을 소개하고, 환적항으로서 차지하는 싱가폴항의 위상 및 주변 항만 환경에 대해서 이야기하였다. Tongzon 교수에 따르면 현재 싱가폴 항은 컨테이너 처리량에서 17,086,000TEU로 홍콩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지난 10년동안 아시아의 최고 컨테이너 터미널로 선정되었고, 가장 큰 창고시설을 보유한 항구 중 하나(18,600,000톤)이다. 그러나 Klang, Tanjung Pelepas 항 같은 새롭게 부상하는 말레이시아 항만들의 위협, 머스크 시랜드사와 에버그린사의 제휴에 따른 화물용역의 이전 등을 들어 현재 싱가폴 항을 총체적 위기라고 진단하였다. Tongzon 교수는 이를 타개하기 위한 방안으로 전략적 위치, 항만능률도와 신뢰도의 우수화, 충분한 시설구조, 항만연계시스템과 화물선박 선적의 빈번도 향상, 항만 서비스 시스템의 확장이라는 5가지 목표를 설정하고, 그에 따른 시행 사항으로 최신 정보시스템과 cargo 처리기술의 개선, 긍정적인 인적자원 관리 체계 안에서의 동기가 우수하고 훈련이 잘된 인력의 확보, 측량의 경제화를 꼽았다. 마지막으로 Tongzon 교수는 싱가폴 항과 신흥 항만을 능률성, 적절한 시설, 항만연계성과 다양한 항만 서비스 면에서 통계자료로서 비교, 싱가폴 항의 장래에 대해 예측하였다.
뒤이어 동명정보대학의 박남규 교수는 “세계도시 부산을 위한 10대 발전전략”이란 주제로, 외국항만의 허브포트 전략 소개, 부산이 세계도시로 나아가기 위한 10대 전략을 제시했다.
박 교수는 외국항의 모델로 싱가폴과 홍콩, 말레이시아 탄중 펠레파스, 중국의 상하이를 그들이 시행하는 전략을 토대로 분석했다.
박남규 교수에 의하면 PSA는 97년 민영화돼 항만운영과 개발 등의 상업적 개발은 PSA가, 환경ㆍ안전 등의 행정업무는 MPA(Maritime and Port Authority해운항만청)이 맡는 이원화체제를 보인다. PSA는 환적(TS)화물에 대해 다양한 유치정책을 실시, 로컬화물에 비해 TS는 하역료를 대폭 할인해 주며, 빨리 환적되는 화물에 대해서는 추가 고할인을 적용한다. 또한 정보기술 분야에 과감히 투자, 초대형 컨테이너 선박으로부터 쏟아져 나오는 3만여개의 컨테이너를 퍼즐 맞추듯 적재적소에 배치하여,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홍콩항은 중국 남부지역 경제특구의 수출입화물을 점유, 싱가폴항을 누르고 세계 1위의 컨테이너 항의 영예에 올랐지만, 중국 심천항의 등장으로 환적비중이 날로 감소하고 있어, 2020년께는 8%의 점유율을 보여 환적항의 지위를 상실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해외항만투자와 항만정보화를 생존전략으로 내걸고 컨테이너부두를 계속 확장해나가는 한편 ‘화물정보화 체계’를 구축, 화물 운송 및 적치까지 무인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했다.
말레이시아 탄중 펠레파스항은 국가적인 전략산업으로, 항만관련 부대사업 및 여러 절차에 대한 국가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후발항의 단점을 극복, 비약적 성장을 이룩하였다. 또한 중국대륙과 철도로 연결, 뱃길은 물론 땅길까지 선점하여 동남아의 전략적 요충지로 거듭나려 하고 있다.
중국 상하이항은 중국의 대외개방과 함께 놀라운 물동량 증가세를 보여 세계 5위의 컨테이너 항만의 위치에 올랐다. 그러나 수심이 얕은 한계로 더 이상의 발전을 기대하기 힘들어 상해시는 푸둥지역 외해의 섬인 대ㆍ소양산에 52선석 규모의 신항만 건설 추진 중에 있다.
아시아 여러 나라의 전략을 토대로 박 교수는 부산항이 선진항만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통과선박 유치를 위한 부산항의 ‘자유무역항’ 지정, ▲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산박물품공급센터 설립, ▲선원교대 최적지를 위한 무비자 승선제 실시, ▲부가가치 포트를 위한 선박수리산업 지원, ▲남북협력 중심기지를 위한 남북해양수산개발청 신설, ▲레즈포트를 위한 해양관광자원 개발 정책, ▲파이넌스포트를 위한 해사전문은행 설립, ▲관세자유지역 연계 부산항 복합수송 체계개발, ▲텔레포트를 위한 통합항만네트워크 구축, ▲선진항만운영을 위한 PA(Port Authority) 조기 실현 등의 10 가지 전략을 제시했다.
신속한 세관운영의 도입
다음으로 로테르담 Erasmus대학의 Rommert Dekker 교수는 로테르담을 사례로 들어 “항만운영의 최적화에 따른 항만경쟁력의 강화”에 대해 발표했다. Dekker 교수는 터미널 내 화물처리 시간에 따라 각종 비용이 발생한다고 전제하고, 이를 최대한 줄이는 방안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것은 항만 운영상의 문제점과 맥을 같이 하며, 부두의 효율적 운영(전산시스템 구축, 일기예측의 정확성)을 통한 항만 내 선박의 정체 현상을 개선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덧붙여서 원활한 인력수급, 세관운영과 컨테이너 검사의 신속한 처리, 통합운송을 통한 배후지 연결의 단축, 항만 내 정보처리의 정확성, 전문화된 교육체계를 통한 지식중심 항만으로의 전환 등이 로테르담항이 현재 세계적인 항구로 성장할 수 있는 밑거름이었으며, 현재 부산항이 도입해야할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Han Ligteringen, Delft 공대 교수는 “북서유럽에서의 컨테이너 터미널에 대한 확장과 기술개발 현황”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부산항이 앞으로 취해야 할 입장을 제시했다.
마지막으로 강연을 맡은 최형림 동아대학교 교수는 “항만 물류 활성화를 위한 부산의 정보화 추진 전략”이란 주제로 개선 현안들을 진단하고, 그에 따른 대응방안을 정리하였다.
최 교수는 현재 부산항을 비롯한 국내 항만이 직면해 있는 현안과제로 비효율적 운영체계와 시설부족, 산업구조 취약을 들었다. 즉 비효육적인 법제도, 세제, 프로세스등과 항만 연계 수송시설의 부족, 배후물류단지/보관시설의 부족, 항만시설의 한계, 운송/보관 사업의 영세성, 연관산업의 영세성, 영세업체의 난립에 따른 과당경쟁이 우리가 개선해야할 사안이라고 규정했다. 이를 위한 대응책으로 ▲관련제도를 정비하고 해운세제 및 금융제도를 개선 하는 등의 기반 인프라 보완, ▲관세자유지역의 기능 확보ㆍ배후물류단지/보관시설 확보 및 고도화 등의 SOC 확충 및 고도화, ▲주체간 거래 효율화ㆍ전문물류업체의 역할 강화ㆍ 공급사슬 관리ㆍ항만운영의 글로벌화 및 네트워크화를 통한 프로세스 개선, ▲산업기반 확충ㆍ항만물류 산업 체질 개선의 산업 활성화 정책, ▲항만물류 주체간 협력 및 연계ㆍ국내 타(산업)부문과의 연계통합ㆍ해외항만과의 협력체제구축과 같은 관련부문과의 협력 강화를 제시했다.
이날 심포지엄에 참석한 유관 단체 및 학계 관계자들은 주제강연과 패널토론을 통하여 제기된 여러 당면 현안들의 개선과 새로운 정책의 입안을 통해 21세기 동북아의 허브포트로서 부산항이 일약 발돋움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싱가폴과 홍콩, 말레이시아 신항만을 모범사례로 분석, 각종 시책을 도입하여 차후 이들과의 경쟁에서 환적 중추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자는 결론을 끝으로 심포지엄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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