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대 한국선급 회장으로 선출된 이영석 회장은 2030년까지 비선급 분야에서 8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영석 회장은 지난 12월23일 서울 세종대로 대한상공회의에소에서 치러진 한국선급 임시총회에서 총 74표의 유효 투표 중 73표를 얻어 당선됐다. 역대 한국선급 회장 선거 중 가장 높은 득표율이다.
신임 회장은 선거 후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경영 전략을 ▲기술 경쟁력 강화 ▲고객 중심의 기술서비스 혁신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글로벌 지속가능 경영기반 강화 등 4가지로 설정했다고 밝혔다.
정부와 국내 해사업계와 협력해 대체연료, AI(인공지능) 기반 디지털 기술 등 미래 핵심 기술 경쟁력을 높이고 탄소 규제에 대응해 HMM과 HD현대 등 해운기업과 조선소 20여 곳에 기술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선급 내에 탄소 규제 대응 센터를 설치한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5년후 등록톤수 1억2000만t 수입 2700억 목표
이영석 회장은 2030년까지 등록톤수 1억2000만t, 매출액 27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2025년 등록톤수 9035만t, 매출액 2030억원을 달성한 한국선급의 외형을 5년 후 30% 이상 끌어올린다는 게 이 회장의 야심찬 계획이다.
이 가운데 비선급 분야에서 30%에 이르는 800억원을 창출한다는 복안이다. 해양플랜트 사업을 해상풍력 단지 인증과 플랜트 전반으로 확대하고 육상플랜트에서 데이터센터 제3자 검증과 탄소발자국 검증사업을 강화할 방침이다.
아울러 ISO경영시스템 인증과 아카데미사업을 기업리스크 관리 중심으로 고도화한다는 구상이다. 함정 분야에선 수출 함정 검사와 MRO(유지보수) 품질 검사를 확대하고 신소재, 잠수 체계 등의 연구개발을 확대할 예정이다.
“비선급 수입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연구본부에서 연구 또는 기술 용역 활동을 해서 벌어들이는 수입과 풍력이나 3자 검사, ISO 인증, 아카데미 교육사업, 함정 검사 등의 다각화 사업에서 벌어들이는 수입이다. 연구본부 수입이 현재 250억원 정도고 다각화 사업과 수입이 150억원 정도 된다. 비선급 분야 수입은 전체 매출액의 20% 정도밖에 안 된다.
5년 후엔 연구본부에서 400억원, 다각화사업에서 400억원 등 총 800억원을 달성하려고 한다. 매출 목표인 2700억원의 30%를 여기서 거둔다는 계획이다. 세부적으로 해양플랜트와 육상플랜트에서 200억원, 함정사업에서 200억원의 비전을 수립했다. 현재보다 2배를 늘리는 거라 벅찬 목표긴 하다. 하지만 본부별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세부 계획을 지금 짜고 있다.”
이 회장은 특히 등록톤수의 경우 임기 내에 1억t을 달성하는 목표를 세웠다고 소개했다.
“이형철 전임 회장님이 임기 3년 내에 반드시 1억t을 달성해 달라고 개인적으로 부탁을 하셨다. 1억t이라는 숫자가 가지는 의미나 상징성이 크게 때문에 그런 말씀을 하신 것 같다. 그 목표를 달성하겠다. 세부 계획이 세워져 있다.
오랜 기간 영업을 하면서 느낀 건 목표가 개인의 능력이나 회사의 능력으로 달성되는 건 아니더라. 시장 상황에 많이 좌우된다. 올해 등록 선대 목표가 9200만t이었는데 안 됐다. 이란 제재나 우크라이나 전쟁 이슈로 어쩔 수 없이 탈급시킨 선박이 370만t 정도 되는데 이게 없었다면 충분히 달성할 수 있었다. 경제 제재 같은 변수가 있지만 임기 내에 1억t을 달성하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믿고 응원해 주시면 감사하겠다.”
거점별 핵심선사 집중 영업
이 회장은 목표 달성을 위해 국내외 선주사를 대상으로 활발한 영업을 벌일 계획이라고 전했다. 특히 해외에서 지역별로 핵심 선사를 선정해 집중적으로 영업을 벌일 계획이다. 한국선급은 현재 중국 아시아·태평양 미주 유럽 등 4대 해외 권역에서 60여 곳의 지부를 운영 중이다.
이 회장은 영업 강화를 위해 검사본부 내에 해외 선사 검사를 전담 지원하는 부서를 설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맞춤 영업 전략이 효과를 내면서 HMM은 2025년 10월 발주한 컨테이너선을 대부분 KR에 맡겼다.
“(과거) HMM은 10척 이상 선박을 신조하면 절반 정도를 타 선급에 함께 맡기는 이중(듀얼) 선급 형태로 등록했는데 최근에 발주한 1만3000TEU급 선박과 피더 선박은 대부분 단독(싱글)으로 입급했다. 1만3000TEU 컨테이너선은 한두 척을 제외하고 싱글로 진행하고 있고 중국 황하이조선소에서 짓고 있는 3000TEU급과 2000TEU급 12척은 모두 싱글로 계약했다.
아울러 도운기센(洞雲汽船) 같은 일본 선주사도 KR에 신조선을 계속 등록하고 있다. 도운기센은 배를 지어서 다 대선(선박 임대)을 하는데 5년 7년 정도 지나면 배들을 팔고 다시 또 배를 지어 대선한다. 선주사를 고객사로 두면 거래할 동안 수익을 창출하고 배를 팔면 배를 산 선주와 관계를 이어가는 두 가지 효과를 볼 수 있다.
도운기센뿐 아니라 산토쿠(三德)기센이나 중국 선주, 말레이시아 MISC, 유럽 선주 등을 타깃으로 정해서 영업을 열심히 하고 있다. 단순히 배를 달라는 영업이 아니라 고객들에게 기술적으로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현존선 검사 서비스도 더 잘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예정이다.”
이영석 회장은 또 친환경 디지털 전환을 기회로 만들어 가기 위해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현재 해사업계는 친환경과 디지털이라는 거대한 전환의 흐름 속에서 중대한 변곡점을 맞고 있다. 쉽지 않은 도전이지만 동시에 우리 해사 산업과 한국선급이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라고 생각한다.
이 전환의 시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 무엇보다 열린 소통과 신뢰를 가장 중요한 가치로 삼고자 한다. 산업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정부, 학계, 관련 기관은 물론 언론과도 긴밀히 소통하면서 현실적인 해법을 함께 모색해 나가겠다. 한국선급이 변화의 시대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산업의 신뢰받는 버팀목이 될 수 있도록 묵묵히 최선을 다하겠다.”
그는 한국선급이 2015년부터 공직유관단체로 지정돼 우수 인력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공직유관단체에 속해 있어서 가장 걸림돌이 되는 건 인력 채용이다. 친환경이나 AI 디지털 분야, 풍력 단지 인증 등의 차세대 사업에서 전문 인력을 자유롭게 지속적으로 채용해야 하는데 그러질 못한다. 인재에 투자하는 건 미래에 투자하는 거다. 블라인드 면접 같은 부분이라도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제한이 완화되면 좋겠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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