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가량 이어진 일본 골든위크 연휴 이후 한일항로의 수요가 약세로 돌아서면서 선사들의 우려를 사고 있다. 운임은 시나브로 상승해 7개월 전 수준을 회복했다.
공식 집계된 물동량 실적은 두 달 연속 성장했다. 한국근해수송협의회(KNFC)에 따르면 3월 한 달간 한국과 일본을 오간 컨테이너 물동량은 13만6600TEU를 기록, 지난해 같은 달의 12만8500TEU에 견줘 6.3% 성장했다. 수출화물은 4% 증가한 2만7700TEU, 수입화물은 8% 늘어난 2만5600TEU, 환적화물은 7% 늘어난 8만2300TEU로 각각 집계됐다. 수출입화물과 환적화물이 동반 성장한 건 지난해 9월 이후 처음이다.
환적화물 중 우리나라를 거쳐 일본 또는 제3국으로 수송된 삼국 간 화물은 12% 늘어난 7만800TEU로 호조를 보였다. 삼국 간 화물은 지난 2021년 3월 이후 3년 만에 월간 실적 7만TEU를 돌파했다. 반면 원양선사가 고객인 피더화물은 16% 감소한 1만2400TEU에 그치며 침체를 이어갔다.
다만 성수기 효과를 배경으로 지난해 5월 이후 10개월 만에 1만2000TEU 선을 넘어선 건 고무적이다. 최근 몇 년간 일본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ONE), 덴마크 머스크, 프랑스 CMA CGM 등 주요 원양선사들이 자체적으로 한일 간 셔틀항로를 강화하면서 국적 근해선사가 수송하는 피더화물은 약세를 면치 못하는 실정이다.
이로써 한일항로 물동량은 2월의 5% 성장에 이어 두 달 연속 플러스 성장을 일궜다. 지난해 2월과 3월 각각 21% 15%로 두 자릿수 감소하는 부진을 보인 게 기저효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전통적으로 일본 회계연도가 마무리되는 3월엔 밀어내기 수요가 몰리면서 16만~18만TEU의 화물이 쏟아졌지만 지난해는 극심한 수요 침체가 나타나면서 12만TEU대까지 급감했다. 올해 3월 실적은 2022년 같은 달의 15만1700TEU에 비해선 10% 감소했다.
4월엔 전년 대비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 관세청에 따르면 4월 한일항로 물동량은 19만3000TEU로, 1년 전 20만2000TEU에서 5% 감소했다. 수출입화물은 1% 늘어난 5만9300TEU로 호조를 이어갔지만 환적화물은 7% 감소한 13만3800TEU에 머물렀다.
5월 실적도 썩 좋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취항선사들은 5~6월 선적 상한선(실링)을 예년 실적의 75%로 정했다. 하지만 5월 한 달만을 놓고 볼 때 팬오션을 제외한 대부분의 선사들이 목표 달성에 실패한 것으로 파악된다. 선사 관계자는 “수출화물은 전년 수준을 유지했지만 수입화물이 일본 골든위크 연휴 이후 약세를 띠면서 실링을 채우는 데 실패했다”고 전했다.
운임은 상승세를 띠고 있다. 해양진흥공사에 따르면 5월 평균 한일 구간 운임지수(KCCI)는 40피트 컨테이너(FEU)당 201달러를 기록, 전달의 186달러 대비 8% 인상됐다. 월간 운임이 200달러를 돌파한 건 지난해 10월 이후 7개월 만이다. 주간 운임은 5월20일 현재 204달러를 기록, 지난해 11월6일 이후 200달러 선을 찍었다. 20피트 컨테이너(TEU) 환산 운임도 100달러를 회복했다.
하지만 기본운임만 300달러를 넘어섰던 2022년에 비해선 여전히 매우 낮은 수준이다. 유가할증료(BAF)를 제외한 기본운임은 TEU당 수출 50~100달러, 수입 20~30달러 수준으로 파악된다. 올해 상반기 200달러의 BAF가 부과되고 있다.
선사 관계자는 “근해항로의 캐시카우 역할을 했던 한일 구간 운임이 약세를 이어가면서 선사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며 “선사들 사이에서 실링을 강화해서 시장을 안정화하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대고객 서비스를 유지하고자 기존에 정한 실링 75%를 고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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