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물류기업의 국제 경쟁력이 한층 제고된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물류전문지인 트랜스포트토픽과 물류조사기관 어소시에이츠암스트롱이 공동 조사한 2023년 세계 해상·항공 포워더(국제물류주선업체) 순위에서 우리나라는 해상 부문에 3개 기업, 항공 부문에 2개 기업이 5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해상·항공 순위에 국내 기업이 다수 등재된 것은 지난해 해상부문에서 LX판토스·CJ대한통운이 순위권에 들어간 이후 처음이다.
해상 운송 부문에선 LX판토스, CJ대한통운, 태웅로직스가 각각 7위 38위 42위를 기록했다. LX판토스는 3년 연속 국내 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10위권에 진입했고, 태웅로직스는 처음으로 50위권에 진입하는 성과를 냈다.
지난해 LX판토스 CJ대한통운 태웅로직스가 해상으로 수송한 컨테이너 물동량은 각각 153만7000TEU 34만5800TEU 31만3300TEU로 집계됐다. LX판토스와 CJ대한통운은 물동량이 1년 전(152만7000TEU 27만1300TEU)보다 각각 0.7% 27.4% 늘었지만 세계 순위에선 LX판토스는 한 계단, CJ대한통운은 두 계단 밀렸다.
LX판토스는 항공 운송 부문에서도 3년 연달아 50위권 안에 이름을 올렸다. 다만 화물 처리 실적이 11% 감소한 11만t에 그치면서 순위도 한 계단 내린 33위를 기록했다. 이 기업은 2022년과 2021년 각각 12만3000t 14만2000t을 처리했다. CJ대한통운은 48위로, 4년 만에 50위권에 재진입했다. 물동량은 지난 2019년(4만4000t)보다 적은 3만3000t으로 집계됐다.
50대 포워더 물동량 해상 7%↑vs 항공 7%↓
지난해 세계 50위권 포워더의 전체 해상 물동량은 4349만3700TEU로, 1년 전 4078만7600TEU에서 6.6% 증가했다. 해상 포워더 1위는 스위스 기업인 퀴네앤드나겔이 차지했다. 이 회사는 433만8000TEU를 처리하며 최다 해상 물동량을 기록했지만 전년 438만6000TEU보다 1% 감소했다. 2위인 중국 기업 시노트란스는 1년 전(389만TEU)에 비해 10.8% 늘어난 430만9000TEU의 물동량으로 1위 뒤를 바짝 추격했다.
이어 3위 독일 DHL(308만9000TEU), 4위 덴마크 DSV(251만9300TEU), 5위 DB쉥커(174만4000TEU)가 4년 연속해서 순위를 유지했다. 이 밖에 6위를 차지한 일본통운은 1년 전 75만6700TEU에서 지난해 169만8200TEU로 124.4% 급증하며 순위를 11계단 끌어올렸다.
신규 진입한 기업은 우리나라 태웅로직스(42위)를 포함해 중국 CIMC웻트란스(13위), 네덜란드 판동어&더로(25위), 뉴질랜드 몬디에일VGL(30위), 미국 플렉스포트(37위), 홍콩 EV카고(47위), 영국 리젠샤(50위) 등 7곳이다.
대륙별로 보면 유럽계 포워더 수가 21개사로 가장 많았다. 아시아계 포워더는 20개사로 호각을 이뤘고, 이어 북미계 5개사, 오세아니아계 3개사, 중남미계 1개사 순이었다. 국적별로 나누면 중국이 시노트란스를 비롯해 6개 기업을 순위에 올렸다. 홍콩 기업인 케리로지스틱스, OOCL로지스틱스, 카고서비스파이스트, 오너레인쉬핑, EV카고를 포함하면 11개에 달한다. 독일과 미국이 각각 5개사로 뒤를 이었다.
세계 50대 항공 포워더가 지난해 수송한 전체 물동량은 1781만7600t이다. 포워더 40곳을 대상으로 집계했던 전년(1915만5800t)보다도 7% 떨어졌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이자 동일하게 50개사를 대상으로 했던 2019년 기록(1837만8200t)과 비교하면 3% 감소했다. 지난해 50위권 포워더 중 비중이 가장 큰 유럽계 기업 16개의 항공화물 실적을 합치면 912만3000t으로, 전년(1045만t)에 비해 12.7%나 뒷걸음질 쳤다.
퀴네앤드나겔은 항공 포워더 순위에서도 1위를 차지하며 해상과 항공 부문을 싹쓸이했다. 다만 물동량 198만3000t을 기록하며 전년에 비해 1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DHL 또한 2021년부터 퀴네앤드나겔에 1위를 내준 뒤 2위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지만 2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특히 지난해엔 12% 줄어든 167만2000t을 신고했다.
3위와 4위는 순위가 뒤바뀌었다. 독일 포워더인 DB쉥커는 물동량이 전년보다 2.5% 감소한 132만6000t으로 집계됐으나 16% 이상 감소한 덴마크 DSV(130만5800t)보다 한 단계 높은 순위를 받아들었다. DB쉥커가 3위에 안착한 것은 2019년 기록 이후 4년만이다.
이어 중국 시노트란스, 미국 UPS서플라이체인솔루션즈, 미국 익스피다이터스인터내셔널, 일본 일본통운, 중국 에이왓글로벌로지스틱스(AWOT), 독일 헬만월드와이드로지스틱스가 10위권을 형성했다. 이 가운데 중국에 본사를 둔 시노트란스와 AWOT은 각각 90만2000t 59만t을 처리해 16% 19% 플러스 성장을 보인 반면, 다른 기업들은 두 자릿수 감소를 기록했다.
중국과 일본 포워더 간 항공 운송 격차는 더 커졌다. 일본통운은 물동량이 전년보다 20% 하락하며 1계단 내려왔고 시노트란스는 호실적을 보이며 3계단 상승했다. 또한 두 나라는 동일하게 6개 포워더를 순위에 올렸으나 화물 처리 실적은 중국이 219만t을 기록, 188만4000t의 일본을 앞섰다.
< 박한솔 기자 hsolpark@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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