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 항공화물 전문 포워더 세중로지스틱스가 늘어나는 항공화물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자 대한항공과 화물기 차터(Charter, 부정기 항공운송) 계약을 맺고 인천-로스앤젤레스(LA) 구간에 화물전용기를 운항한다.
세중로지스틱스 임현섭 대표는 기자와 만나 이달 15일부터 12월16일까지 약 8개월 동안 대한항공의 화물전용기 보잉 747-800 30편을 투입해 총 130t의 화물을 운송한다고 밝혔다.
국내 대기업을 포함한 한국발 물량 외 이커머스(전자상거래) 등 중국발 시앤드에어(Sea&Air, 해상·항공복합운송) 물량도 대거 유치한다는 구상이다. 화물기는 매주 월요일 오후 15시 인천을 떠나며, 미국 LA 현지 예상도착시간은 월요일 오후 13시다.
임현섭 대표는 “지난 3월 26일 대한항공과 화물기 차터 계약을 맺고, 이달 셋째주부터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개시한다”며 “해당 서비스를 3개월간 운영한 뒤 큰 손실이 발생하지 않으면 이와 별도로 6월께 대한항공과 화물기 15편을 추가 계약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해당 계약은 인천과 LA를 운항하는 중간에 화물기 급유를 위해 미국 앵커리지를 단순 경유하는 조건이 포함된다. 통상 앵커리지를 경유하게 되면 실어 나를 수 있는 화물 운송량을 기존보다 10t~15t 가까이 더 늘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올해 3월7일 설립된 세중로지스틱스는 미주·유럽 지역 항공화물 운송에 특화된 포워더(국제물류주선업체)이자 천신일 회장이 이끄는 세중그룹의 계열사다. 천신일 회장은 세중그룹의 또다른 계열사이자 싱가포르항공 한국총판대리점(GSA)인 세성항운이 올해 3월 38년간 이어왔던 싱가포르항공과의 GSA 계약을 종료하자 새로운 사업 아이템으로 포워딩을 선택했다.
천세전 부회장과 인연이 맞닿았던 임 대표는 그의 전폭적인 지지 하에 세중로지스틱스 대표에 취임했다. 임 대표는 포워딩 경력만 30년 가까이 되는 물류 베테랑이다. 세중로지스틱스 대표가 되기 전에 주성씨앤에어에서 6년간 임원직을 역임하는 등 이미 업계에선 오랜 물류 노하우와 포워딩 역량을 갖춘 핵심 인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개업 초창기부터 리스크가 큰 전세기 사업을 시작하게 된 배경에 대해 묻자 임 대표는 “올해 다가오는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승리하게 된다면 기존의 공약대로 관세를 대폭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관세가 급등하게 되면 항공화물시장은 운임 인상 유무보다 더 큰 변수가 추가로 발생해 올해 안에 물건을 전부 운송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다”고 답했다.
또 “미국 시카고, 아틀란타 등 중동부 지역의 제네시스 리콜 물량 870t이 대거 쏟아지고 있고, 미국 동부 최대 항만 중 하나인 볼티모어쪽 다리가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해상 운송에 차질을 빚고 있다”며 “거기에 지난달부터 보잉 점보 747 항공기 엔진 리콜까지 발생하며 항공 화물 공급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사업 계획에 대해 묻자 임 대표는 “내후년까진 차터, 하드블록 등의 사업 운영에 집중하고 이후 3년 또는 5년 단위 화물기 장기 리스(임대) 계약을 유치하는 목표를 세웠다”며 “차터보다 리스가 사업 리스크는 훨씬 더 크지만 대신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중로지스틱스는 최근 미주와 유럽 지역 외 싱가포르, 런던행 화물 운항편 유치 등 해외 물류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항공화물시장 내 케파(공급) 확보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임 대표는 “싱가포르항공이 현재 인천-싱가포르 노선에 매일 화물기 4편 띄우고 있는데 그 중 한 편을 저희가 블록으로 가져가서 싱가포르-런던 물량에 대한 스페이스 보증이 가능한 상황”이라며 “아직 스페이스와 가격적인 부분에서 구체적인 협의가 이뤄진 게 아니지만, 월 300t 정도의 화물을 실어나를 수 있도록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 홍광의 기자 kehong@ksg.co.kr >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