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5-18 13:16

벌크선 운임도 고공행진 ‘1분기 3배 급등’

컨물동량 7% 증가 예상…고운임 지속될듯
한국조선 1분기 선박수주 9.5배 폭증


올해 1분기 글로벌 해운시장이 탱크선을 제외한 벌크선 컨테이너선 가스선 분야에서 순항하며 견실한 성장을 일군 가운데 남은 하반기에도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될 거란 전망이 나왔다. 

조선시장도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의 잇따른 발주가 예상돼 올 하반기 해운·조선시장 기상도는 맑을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벌크선·컨선·가스선시장 ‘호조’

글로벌 벌크선시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지난해 하반기 이후 상승세를 탔다. 

올해 1분기 평균 건화물선 운임지수(BDI)는 전년 대비 193.9% 폭증한 1738.8을 기록했다. 1분기 운임 기준으로 2010년 3026.7을 기록한 이후 11년 만에 최고치다. 

수출입은행 양종서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철강생산 제한에도 전년도 코로나19 침체에 의한 기저 효과와 각국의 경기부양 수요로 철광석, 석탄 등이 크게 늘어났다며 호조 배경을 설명했다. 여기에 재작년 댐 붕괴 사고로 생산 차질을 빚었던 브라질 발레의 철광석 생산이 정상화된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올 하반기 벌크선은 전반적으로 양호한 시황이 지속적으로 전개될 거란 전망이 나왔다. 백신 접종자 수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등 코로나19 영향에서 벗어나고 수요 증가도 견조할 것으로 예상돼 시황 개선 추세가 이어질 거란 진단이다. 

다만 아직까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각국의 봉쇄 재개, 중국의 철강재 생산 제한 영향, 비교적 많은 신조선 인도량 등의 불확실한 요인은 걸림돌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양 연구원은 내다봤다.

1분기 순조로운 출발을 알린 컨테이너선시장은 하반기에도 호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컨테이너선시장은 지난해 4분기 이후 미국을 중심으로 재고 부족과 경기 부양 효과에 따른 수입 물량 증가, 여기에 물류 차질과 항만 적체로 선박의 공급부족까지 일으키며 높은 운임 수준이 지속되고 있다. 

1분기 평균 중국컨테이너운임지수(CCFI)는 전년 동기 대비 113.3% 상승한 1961로 지수 발표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상하이-유럽노선의 평균 운임은 전년 대비 358.8% 상승한 4115.1달러, 상하이-미 서안은 167.9% 오른 4019.8달러, 상하이-미 동안 노선은 70.5% 상승한 4785.1달러로 집계됐다. 

근해항로 운임도 상승세다. 상하이-동일본 노선은 전년 대비 7.8% 오른 257.9달러를 기록했다. 선사 간 경쟁 강도의 증가 등으로 저조한 흐름을 보였던 상하이-부산 노선은 전반적인 호조로 130.6% 오른 272.9달러로 집계됐다. 상하이-동남아도 전년 동기 대비 406.4% 상승한 974.7달러였다.

 


컨테이너 운임도 올 한 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거란 관측이 나왔다. 올해 글로벌 교역 성장률이 9%를 상회하는 점을 고려하면 컨테이너선 수요 증가율이 최소한 7% 내외를 기록할 거란 진단이다. 

특히 미국 항만의 체선 문제 등이 단시간 내에 해소되기 어려울 거란 전망이 지배적인 가운데 선복공급 문제로 최소한 상반기까지는 현재의 고운임 수준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양 연구원은 “항만 효율성 개선 시점에서 운임은 하락할 가능성이 높으나 올해 높은 수준의 컨테이너 해운 수요의 증가율이 선복량 증가율(약 3~4% 예상)을 크게 상회할 것으로 예상돼 비교적 높은 수준의 운임이 유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LNG선의 1분기 일일 평균 운임은 16만CBM(㎥)급이 전년 대비 48.3% 오른 8만4423달러, 14만5000CBM급은 50.2% 상승한 5만9962달러로 각각 나타났다. 

향후 LNG선 시황은 2018년 이후 대량 발주된 신조선 인도가 부담이 될 수 있지만 올해 수요 증가와 최종투자의사결정(FID) 등이 시장에서 더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1분기 미국의 극심한 추위에 따른 생산 차질과 OPEC+의 감산 연장으로 나타난 가격 상승으로 높은 변동성을 나타냈던 LPG선시장은 2분기 이후 상승추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액화석유가스(LPG)운반선은 올해 인도의 보조금제도로 수요 증가, 코로나19 영향으로부터 회복 등으로 견조한 수요 증가가 예상되며,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플러스’(OPEC+)의 감산 종료, 미국의 활발한 생산 등으로 공급이 정상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2019년 LPG선 발주량이 급증했던 영향으로 이들 물량이 올해 인도되며 선복 공급 또한 증가할 것으로 전망돼 시황 상승 폭을 제한하거나 변동성이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조선시장 하반기 먹거리는 ‘LNG선’

1분기 매우 양호한 수준을 보였던 한국 조선업은 하반기에도 순항이 예상된다. 1분기 효자 선종으로 떠올랐던 컨테이너선 대신 LNG선의 잇따른 발주가 전개되면서 상승세가 지속된다는 주장이다. 

올해 한국조선의 1분기 선박 수주량은 전년 대비 867.5% 폭증한 532만CGT(수정환산톤수)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수주액도 753.2% 증가한 119억1000만달러로 나타났다.

수주량을 선종별로 보면, 지난 3년간 약 40%를 차지했던 LNG선의 비중이 3.3%로 축소된 대신 컨테이너선이 56.5%로 크게 확대됐고 유조선 LPG선이 각각 20.2% 10.1%로 나타났다. 전년도 1분기에 모든 선종의 수주가 부진하며 선종별 수주량 증가 폭은 매우 크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1분기 단 1척도 수주하지 못했던 컨테이너선은 올 1분기 56척을 쓸어 담았다. 유조선은 전년 동기 대비 271.1%, 제품운반선은 115.2% 증가해 순조로운 흐름을 보이고 있다. 전년도 1분기 단 2척에 그쳤던 LPG선은 올해 22척을 수주해 전년 동기 대비 1073%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LNG선은 전년도 1분기에 소형 LNG벙커링선 1척 수주에 불과해 올해 1분기 수주증가율이 9111.5%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올 하반기에도 국내 조선업은 순항할 것으로 전망된다. 공급 부족이 해소된 이후 투자심리가 하향하고 있는 컨테이너선 대신 아직 수요가 남아있는 LNG선에서 발주가 크게 늘어날 거란 분석이다. 

양 연구원은 “하반기 중 카타르의 대량 발주 등 LNG선 수요가 아직 남아있으므로 컨테이너선을 대체하며 양호한 수주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더불어 올해는 환경규제 효과로 발주시장이 회복되는 시작점이 될 것”이라며 “이러한 시황은 향후 수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고품질 선박을 건조하는 한국의 수주실적은 수년간 비교적 양호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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