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중국 코스코가 북미 수출 항로에서, 일본 오션네트워크익스프레스(ONE)가 북미 수입 항로에서 각각 수송실적 1위 선사에 등극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글로벌 컨테이너선 시황이 상저하고의 흐름을 보인 가운데, 선사들의 북미 수출 수송실적은 증가한 반면, 수입은 그렇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선사들의 수송 실적은 코로나 팬데믹에도 1년 전과 비교하면 대체로 호조를 보였다는 평가다.
5대 선사 미국행 수송량 4% 증가
미국 저널오브커머스(JOC)에 따르면 2020년 글로벌 선사들이 아시아에서 미국으로 수송한 컨테이너는 전년 대비 4.1% 늘어난 1656만3830TEU로 집계됐다. 물동량 증가율이 2018년 8.7%에서 이듬해 0.6%로 미중 무역분쟁 여파에 증가폭이 크게 둔화됐지만 1년 만에 다시 늘었다.
JOC는 상반기 코로나 팬데믹에 중국 공장이 가동 중단을 선언하며 주춤했던 무역 규모가 하반기 들어 크게 활성화되며 선사들이 전년보다 더 나은 실적을 거뒀다고 설명했다. 미국소매업협회도 지난 한 해 자국 내 소매 판매 증가율이 당초 전망치인 3.5%에서 2배에 가까운 6.7%를 거뒀을 것으로 추정했다.
선사들이 아시아에서 미국으로 수송한 컨테이너도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글로벌 톱 5 선사들의 북미 수출 항로 수송량은 전년 대비 3.9% 증가한 1128만4127TEU로 집계됐다. 2018년 7.2%에 달했던 평균 증가율은 이듬해 무역분쟁 여파에 0.5%로 쪼그라들었지만 2020년 반등에 성공했다.
5대 선사들의 시장 점유율은 68.1%로 전년 대비 0.2%포인트(p) 축소되며 큰 변동이 없었다. 15개 선사 중 10곳의 수송 실적이 개선된 결과, 톱 15 선사 실적 또한 4% 증가한 1651만8644TEU로 나타났다.
지난 한 해 아시아에서 미국으로 가장 많은 컨테이너를 수송한 선사는 중국 코스코였다. OOCL 실적을 포함한 이 선사의 수송량은 전년 대비 3.7% 늘어난 278만1258TEU였다.
현재 북미항로에서 협력을 이어나가고 있는 머스크 MSC 짐라인의 수송량 증가도 눈길을 끈다. 세 선사는 두 자릿수의 증가율을 거두며 타 선사들과 비교해 더 많은 수송량을 기록했다.
머스크는 전년 대비 19.4% 증가한 178만3188TEU를, MSC는 23.6% 증가한 148만8248TEU를 거뒀다. 점유율 역시 머스크는 전년 9.4%에서 10.8%, MSC는 7.6%에서 9.0%로 각각 1.4%p 상승했다. 짐라인은 23.5% 증가한 62만8118TEU를 달성했다.
미국 하와이에 본사를 둔 선사 맷슨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이 선사는 전년 10만6157TEU 대비 두 배 증가한 20만4461TEU를 수송해 15대 선사 중에서 가장 개선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순위도 완하이라인과 PIL을 밀어내고 12위로 두 계단 뛰었으며, 점유율도 0.7%에서 1.2%로 0.5%p 상승했다.
맷슨이 운영 중인 중국-북미서안 노선 CLX의 지난해 누계(1~10월) 수송량은 전년 대비 3배 늘어난 3만8000FEU를 기록한 바 있다.
최근 선대 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는 완하이라인도 두 자릿수 증가한 수송 실적을 거두며 실적 개선 대열에 합류했다. 이 선사가 아시아에서 미국으로 실어나른 컨테이너는 11.6% 증가한 16만9615TEU로 나타났다.
다만 점유율은 두 자릿수의 증가율에도 전년과 비교해 변동이 없었다. 완하이라인은 최근 3개월 동안 중고선 12척을 사들였다. 12척의 컨테이너 적재능력은 7만TEU에 달한다.
선사별 수출 실적에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선사는 ONE 하파크로이트 SM상선 PIL 웨스트우드쉬핑 등 5곳이었다.
ONE은 전년 대비 4.6% 줄어든 226만6251TEU를, 독일 하파크로이트는 7.6% 감소한 63만5480TEU를 각각 기록했다.
특히 싱가포르 PIL은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해 84.9% 급감한 4만2046TEU를 수송해 순위가 두 계단 떨어졌다. 아프리카 중동-홍해 인도 남미 오세아니아 등 남북항로에 주력하는 서비스 네트워크 최적화 전략에 따라 지난해 북미항로에서 철수한 게 수송량 감소로 이어졌다.
국적선사들의 수출 수송 실적은 희비가 엇갈렸다. HMM(옛 현대상선)은 전년 대비 1.4% 증가한 89만3028TEU를 달성하며 전년과 동일한 7위를 유지했다. SM상선은 10.9% 줄어든 27만1143TEU를 기록, 11위에 자리했다.
아시아계 선사 수송량 증가 두드러져
미국에서 아시아로 수송된 컨테이너는 4% 감소한 585만8896TEU로 나타나 대조를 보였다. 2018년 -7%였던 감소율이 이듬해 -4.7%로 축소된 데 이어 감소폭이 조금씩 축소되는 모양새다.
수입항로에서도 아시아계 선사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톱 5에 안에 드는 아시아 선사만 3곳에 달하며, 수송량 실적도 유럽계 선사에 비해 나은 편이었다.
일본 ONE은 미국에서 아시아로 가장 많은 컨테이너를 실어나르며 수입 실적에서 1위로, 중국 코스코는 가장 높은 물동량 증가율을 보이며 2위로 각각 한 계단씩 순위 상승을 이뤄냈다.
ONE은 5.9% 증가한 106만1744TEU를, 코스코는 13.2% 늘어난 104만8232TEU를 달성했다. ONE과 코스코 두 선사의 실적 개선에 ‘톱 3’ 순위에도 변동이 있었다.
지난해 수입항로에서 1위를 차지했던 프랑스 CMA CGM은 전년 대비 4.8% 감소한 101만9423TEU를 기록, 순위가 두 계단 하락했다. 또 다른 아시아계 선사인 대만 에버그린은 전년 대비 1.3% 감소한 59만3085TEU를 기록, 4위를 유지했다.
톱 5 선사 실적은 ONE 코스코의 물동량 증가에 힘입어 1.6% 늘어난 423만9124TEU를 냈다. 짐라인은 대부분의 선사가 마이너스를 낸 가운데 톱 2와 함께 수송량 증가를 시현했다. 이 선사는 0.9% 증가한 12만5792TEU를 냈다.
코스코 ONE 짐라인을 제외한 나머지 선사들의 수입 실적은 뒷걸음질 쳤다. 톱 15 선사들의 수송량은 전년 대비 4% 감소한 585만8421TEU에 그쳤다.
수출 수송실적에서 약진한 머스크 MSC는 수입에서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머스크는 전년 대비 9.6% 줄어든 51만6640TEU를, MSC는 16% 급감한 41만5688TEU에 그쳤다.
PIL 완하이라인의 물동량 감소폭도 두드러졌다. PIL은 85.2% 급감한 6506TEU를, 완하이라인은 75% 후퇴한 1만1358TEU의 수송량을 각각 기록했다.
국적선사들도 물동량 감소를 피할 수 없었다. HMM은 11.5% 줄어든 35만8439TEU를, SM상선은 33.2% 감소한 6만9645TEU를 냈다.
이 밖에 양밍해운은 8.4% 감소한 39만7279TEU를, 하파크로이트는 15.3% 감소한 21만3574TEU를 각각 기록했다. 수출 실적에서 가장 높은 증가세를 보인 맷슨도 2.5% 줄어든 9667TEU로 부진했다.
수출입 실적 모두 플러스를 낸 선사는 코스코와 짐라인이었다. 반면 하파크로이트 SM상선 PIL 웨스트우드 등 4곳은 수출입 수송량 모두 전년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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