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이 내년부터 선박금융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한국해양진흥공사는 지난달 말 KB국민은행이 대형 시중은행 중 최초로 공사 보증서를 정규담보로 등록한 데 이어 이달 들어 신한은행도 정규담보 등록절차를 마쳤다고 16일 밝혔다.
앞으로 두 은행은 공사의 보증서가 담보로 제공되는 경우 해운기업의 신용도에 제약받지 않고 선박금융을 취급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해운기업 파산이나 선박 담보 가치의 하락 등 기존에 선박금융을 취급하면서 발생했던 리스크 요인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공사 보증서가 담보로 인정되면서 시중은행 주도의 선박금융이 다시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된다. 민간 선박금융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점차 그 비중이 축소되다 2017년 한진해운 파산 직후 급속도로 경색됐다. 사실상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주도의 정책금융만으로 민간 선박금융의 빈자리까지 메워야 했고 이 과정에서 수많은 해운기업이 금융 조달에 어려움을 겪었다.
공사 측은 국민은행 신한은행에 이어 KEB하나은행 NH농협은행 등도 연내로 공사 보증서의 정규담보 등록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공사는 국내 대형 시중은행뿐 아니라 지방은행들과도 보증서 정규담보 등록을 위한 협의를 지속해 나갈 예정이다. 지방은행이 선박금융에 참여하게 되면 수도권 중심의 중견선사 외항화물선 금융에서 벗어나 지역별 중소선사 내항여객선 내항화물선 금융까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황호선 한국해양진흥공사 사장은 “해운기업들의 경쟁력 있는 선박확충을 위해 금융기관들과의 파트너십을 더욱더 공고히 할 것”이라며, “대형 금융기관 참여로 내년부터 해운기업들의 선박금융조달이 원활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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