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오션이 미국 곡물터미널 운영사인 EGT 지분을 7년 만에 되찾는다.
팬오션은 13일 곡물유통사업을 주관하고 있는 미국법인을 통해 일본 이토추로부터 EGT 지분을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EGT는 지난 2009년 팬오션이 이토추, 세계 4대 곡물유통회사인 미국 번기와 합작 설립한 곡물터미널 운영사로, 워싱턴주 롱뷰항 소재 최신식 수출터미널과 몬태나주의 4개 공급시설을 보유 운영하고 있다.
팬오션은 STX그룹 일원으로 EGT 설립에 참여해 지분 20%를 투자했으나 이후 유동성 위기를 겪으면서 2013년 두 회사에 지분을 매각하고 곡물사업에서 철수했다. 번기와 이토추는 팬오션 지분을 인수함으로써 지분율을 51% 29%에서 각각 63.75% 36.25%로 끌어올렸다. 당시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도 EGT 지분 인수에 뛰어들었으나 주식매매계약(SPA)까지 체결하고도 두 회사의 우선매수청구권 행사에 가로막혀 거래를 놓치고 말았다.
팬오션은 이토추 미국법인인 이토추인터내셔널이 보유한 EGT 지분 전량을 인수할 예정이다. 거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팬오션은 EGT 지분을 전보다 많은 규모로 되찾아 오는 한편 미국 북서부 지역에 곡물 유통 거점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회사 측은 국제 곡물유통의 80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곡물메이저와의 관계 강화를 통해 곡물사업 세계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주요 생산국에서 우리나라까지 운반하는 물류·유통시설을 확보함으로써 곡물 직접 구매도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했다.
팬오션 관계자는 “국제시장의 공급불안으로 곡물가격이 급등할 때 필요한 곡물을 해외에서 직접 조달할 수 있어 세계 곡물 시장의 높은 진입장벽을 뚫고 안정적 국가식량자원 확보가 가능해질 수 있다”며 “곡물 운송 영업력 강화와 미주 서부 지역에서의 운항 효율성 제고 효과 또한 기대한다”고 말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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