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항만공사(IPA)가 저속 운항하는 선박의 입·출항료를 최대 30%까지 감면한다.
IPA는 올해 2월부로 인천항에서 ‘선박 저속운항 프로그램(VSR)’을 정상 운영한다고 2일 밝혔다.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선박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를 최대한 없애겠다는 취지다.
VSR은 항만 입항 전 20해리 지점부터 선박이 운항속도를 12노트(또는 10노트) 이하로 입항 시 선박 입·출항료를 15~30% 가량 줄여주는 제도다. 즉, 저속운항해역의 시작지점부터 항만 도착지점까지 권고속도 이하로 운행해야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컨테이너선과 자동차운반선은 12노트, 그 외 선박은 10노트를 준수해야한다.
프로그램은 2001년부터 선사들의 자발적 참여를 통해 미국 로스앤젤레스항과 롱비치항 등에서 운영되고 있다. IPA는 지난해 12월부터 조기 시행 중이고 올해는 작년에 고지된 선박저속운항 해역 및 대상 선종 등 기준 고시에 맞춰 프로그램 운영을 확정했다. 나아가 지난달 입·출항료 감면 내용을 추가해 프로그램을 본격 시행할 예정이다.
참여대상 선종은 컨테이너선, 일반화물선, LNG운반선, 자동차운반선 총 4개의 선종 중 3000톤 이상의 외항선이다. 이 선종들은 속도가 느린 정도에 따라 미세먼지 감소 효과가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해역 운항 중 일시 정지했던 선박 ▲해역 내 5분 단위 평균속도가 권고속도의 130%를 두 차례 이상 초과한 선박 ▲정박지 또는 도선점 도착시간을 지연 신청한 선박 등은 참여대상에서 제외된다.
선박 입·출항료 감면혜택은 기준에 따라 상이하다. 감면혜택은 선종별에 따라 컨테이너선과 자동차운반선은 30%, 일반화물선과 LNG운반선은 15%다. 만약 감면액이 공사 지원 상한액(5억원)을 초과할 경우 상한액 규모 내에서 참여한 선사별로 감면금액이 배분된다.
또 해당 항만의 연간 선박 총 입항 횟수가 60%이상인 경우에만 감면혜택을 적용하며 다른 항비 감면 혜택을 받고 있는 선박에도 중복 감면 혜택을 부여할 방침이다. 단, 다른 항비가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정책과 관련 있어야 한다. 중복 감면 혜택은 기존 항비 감면액 이후 잔액의 15~30% 가량 추가 감면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 선박 입·출항료가 100만원인 한 ‘컨’선이 기존에 50% 감면혜택을 받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이 경우 기존 감면액(50%)을 제외하고 잔금 50만원의 30%인 15만원을 추가로 줄일 수 있다.
프로그램 참여 신청방법은 신청서와 저속 운항 관련 증빙자료를 Port-MIS를 통해 해양수산부에 제출하면 된다. 증빙자료의 경우 해수부 해양안전종합정보시스템(GICOMS) 또는 선박 내 설치된 전자해도(ECDIS)를 송부하면 된다.
IPA 이정행 운영부문 부사장은 “국제해사기구에 따르면 선박 운항속도를 20% 줄이면 연료소모는 약 50% 감소되는 것으로 분석했다. 따라서 이번 선박저속 운항이 미세먼지를 줄이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어 “선박 저속운항 프로그램이 항만 지역 대기환경을 개선하는데 기여할 수 있도록 사업 시행기간 동안 모니터링하며 제도를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 밝혔다.
< 홍광의 기자 keho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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