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해운은 자사 1585TEU급 컨테이너선 <케이엠티씨홍콩>(KMTC HONGKONG)호가 지난 25일 오전 8시55분(이하 한국시각) 태국 램차방항 허치슨터미널에서 화물을 내리다가 폭발사고를 입었다고 27일 밝혔다.
선사 측은 3번 화물창에 선적된 화물이 폭발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정확한 원인은 현재 파악 중에 있다고 말했다.
현지 당국은 차아염소산칼슘과 염화파라핀왁스가 실려있던 컨테이너에서 폭발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소독제나 표백제로 주로 사용되는 차아염소산칼슘은 상온에선 비교적 안전하지만 고온에선 산소와 염소가스 열을 방출하면서 폭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1999년 프랑스 CMA CGM의 <씨엠에이자카르타>호에서도 같은 화학물질 때문에 폭발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선박을 휘감았던 불길은 현재 모두 잡힌 것으로 파악된다. 고려해운은 폭발이 일어난 뒤 곧바로 소방정과 소방차가 긴급 투입돼 진화에 나섰고 사고가 난 지 38시간 만인 26일 밤 11시께 진화작업이 마무리됐다고 전했다. 선사 측에서도 선박관리업체 소속 안전관리자를 현지에 급파해 사고 현장을 지휘토록 했다.
다행스럽게도 인명 피해는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선사 측은 사고 당시 선박엔 한국인 5명(선장 기관장 1기사 2기사 3기사)과 외국인 14명(중국인 1명, 미얀마인 13명) 등 총 19명의 선원이 타고 있었지만 모두 무사하다고 말했다. 다만 부두에서 화재를 진압하던 소방인력 수십 명이 유독가스를 흡입해 병원으로 후송됐다.
화물과 선박은 비교적 큰 피해를 입었다. 100개 정도의 컨테이너화물이 화재로 소실됐고 선박도 폭발이 발생한 화물창과 인접 화물창에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로 허치슨터미널을 비롯해 부두 3곳이 폐쇄되기도 했다.
사고 선박은 1998년 5월 삼성중공업에서 지어졌으며 한국선급에서 입급증서를 취득하고 제주에 선적(船積)을 등록했다. 특히 2017년 3월 입거 검사에서 한국선급으로부터 적합 판정을 받은 바 있다. 사고 당시 부산–상하이–홍콩–램차방–방콕–램차방–호찌민–부산 구간을 운항 중이었다.
선사 측은 화물창 내 방화수와 기타 이물질을 뭍으로 내린 뒤 사고 원인 조사와 복구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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