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수출경쟁력이 선복부족에 따른 납기지연으로 추락하고 있다. 성수기 여파로 선복이 부족해진 점도 있지만, 트럭기사들의 파업이 해상운송 물류망에 큰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영국 해운전문지 로이즈리스트에 따르면 브라질 수출화주들이 경쟁적으로 선적예약에 나서면서 선복부족 현상이 표면화되고 있다. 지난 5월 트럭기사들의 파업으로 수출업자들이 납기를 맞추지 못하게 되자, 화주들이 대거 선적예약에 나선 게 문제의 시발점이다. 최근 헤알화 약세에 힘입어 수출화물이 크게 늘어난 점도 선복부족에 한 몫 했다. 로이즈리스트는 화주들의 선적예약이 치열해지면서, 7월 중순부터 8월 중순까지 약 20만t의 화물이 제 일정에 선적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현지 트럭기사들은 지난 5월 적정운송요율을 보장하라며 10일간 단체파업에 나섰다. 브라질 정부는 트럭기사들의 파업 이후 최저운임을 보장해주겠다고 선언했지만, 트럭기사들이 적정운임을 놓고 운송거부를 이어가면서 해상수출길이 사실상 막힐 수밖에 없었다. 운송료는 세 차례나 조정됐다. 수출화주들은 납기를 지키지 못하게 되자, 매 항차마다 중복으로 선적을 예약하거나 끝내 예약을 부도(노쇼)하기도 했다.
머스크 남미동안지역 마티아스 콘차 대표는 “트럭기사들이 수긍할 만한 운임을 제시하는 게 어려워지고 있다. 화주들은 매일 운송요율을 확인해야 하며, 운송 가능여부도 모르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머스크라인은 화주들의 선적예약을 조절하기 위해 항공사 예약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소비자가 인터넷에서 항공권을 발권 받을 때처럼 화주들이 선적예약과 함께 운임을 지불하면 선적이 이뤄지도록 한다는 설명이다.
한편 육상운송시장의 갈등은 다음 달로 예정된 대통령 선거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대선 후보들이 적정 운송요율을 언급할수록 트럭기사들은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콘차 대표는 “정부당국의 추가적인 해결방안이 나와야 하는데 선거로 인해 불확실성이 여전하다. 10월 전까지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거로 보인다”고 말했다.
< 류준현 기자 jhryu@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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