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항로는 4월 들어 운임 하락세가 더욱 두드러졌다. 디얼라이언스와 완하이라인 OOCL 골드스타라인 등 취항선사들의 서비스 개설로 선복이 크게 늘어나며 운임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4월13일 상하이해운거래소(SSE)가 발표한 상하이발 페르시아만·홍해항로 해상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327달러로, 전달 427달러에서 큰 하락세를 보였다. 중동항로 운임이 300달러대를 기록한 건 2016년 8월 이후 처음으로 사상 최저 수준이다. 재작년 파나마운하 확장 여파로 북미항로에 배선됐던 선박들이 중동항로로 캐스케이딩(전환배치)되면서 운임이 크게 하락한 바 있다.
운임 끌어올리기에 고군분투하고 있는 선사들은 선박 대형화라는 변수에 역풍을 맞고 있다. 올 들어 급락한 운임은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두바이 제벨알리 등의 지역을 중심으로 운임이 최대 20%까지 감소했다는 게 선사들의 전언이다.
최근 중동 정세가 급변하고 있어 선사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발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면서 국제유가는 3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시리아 내전과 핵합의 폐기를 둘러싼 미국과 이란 정부간의 갈등은 가뜩이나 좋지 않은 시황 악화의 불씨를 지피고 있다. 선사 관계자는 “최근 중동 정세가 불안한 탓에 화주들이 화물 선적에 조심스런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달 계획된 이란 국적선사 이리슬의 1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투입은 연기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리슬은 아시아와 중동을 잇는 ‘HDM’ 컨테이너 노선에서 5000~6500TEU급 일부 컨테이너 선대를 1만4500TEU급으로 업그레이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불안정한 중동 정세와 해운시황 회복 지연 등으로 선대 투입은 올해 상반기 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의 對 중동 수출실적은 뒷걸음질 쳤다. 자동차 철강제품 석유제품 선박 반도체 등은 호조를 보인 반면, 일반기계 석유화학 자동차부품 가전 섬유류 등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특히 2월 일반기계는 전년 대비 12.6% 감소한 2억2800만달러(약 2400억원)의 수출액을 기록했다.
이란의 한국산 기계류 수입금지, 사우디의 시장침체에 따른 수요 감소, UAE(아랍에미리트) 건설프로젝트 위축 등이 수출 감소에 큰 영향을 미쳤다. 자동차부품 역시 가격경쟁력이 높은 중국 및 인도산 제품 수입 증대로 한국산 수출이 소폭 감소했다.
중동 항만 인프라 업그레이드는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중국교통건설유한공사(CCCC)는 스리랑카 콜롬보에 항만도시(Port City) 지하도로 네트워크를 건설하기 위해 8억달러(약 8500억원)를 투자할 예정이다. 이 프로젝트는 중국이 추진 중인 일대일로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착수되기 이전 기존 항해 루트의 교통 혼잡을 줄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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