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물류 장인들이 한 곳에 모이는 FIATA 총회를 메머드급 행사로 만들겠습니다.” 한국국제물류협회(KIFFA) 김병진 회장이 2020년 FIATA(세계국제물류협회) 대한민국(부산) 총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밝힌 힘찬 각오다.
지난 추석연휴 기간 국제물류업계에 낭보가 날아들었다. 국제물류업체들의 잔치이자 국제물류올림픽이라고도 불리는 FIATA 세계총회의 2020년 한국 개최가 말레이시아에서 결정된 것. 2015년 대만, 2016년 아일랜드, 그리고 올해 말레이시아 총회까지 3년간 최선의 노력을 다한 결과 이번에 부산 유치라는 쾌거를 이뤄냈다.
FIATA 유치는 김 회장이 2015년 KIFFA 협회장 선출 당시 국제물류업계와 약속한 공약 중 하나다. 그는 우리나라를 대표해 전 세계에 한국 물류산업의 우수성을 알리고자 각고의 노력을 펼쳤다. FIATA 총회, 아시아태평양지역회의 등에 참석해 세계 물류산업 대표들과의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대대적인 유치 홍보활동을 펼쳤다. 유치단의 적극적인 홍보활동이 FIATA 세계총회 투표단의 높은 관심을 이끌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보낸 지지영상이 최종심사과정에서 큰 도움이 됐다는 후문이다.
FIATA 총회 한국 개최와 더불어 회원국인 우리나라 물류의 품격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됐다. 김 회장은 이번 말레이시아 총회에서 FIATA 세계총회 부회장으로 임명됐다. 10월 초에 진행된 제너럴미팅에서 회원사들의 추천으로 세계총회 부회장으로 입후보했으며, 10월8일 FIATA 세계총회에서 한국 유치와 더불어 세계총회 부회장으로 선출됐다.
타 산업과 연계 ‘시너지 창출’ 일으킨다
김 회장은 유치기간을 되돌아보면 부산 총회까지 남은 3년이라는 시간이 결코 길지 않다며 앞으로의 구상을 전했다.
가장 먼저 김 회장은 당장 내년에 열리는 FIATA 아시아태평양지역(RAP) 회의와 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위원회(UNESCAP), 2020년 FIATA 대한민국 총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정부의 실제적인 관심과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부산에서 열리는 국제적인 행사에만 그칠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국격을 높이기 위해 정부와 물류업계, 온 국민의 관심이 한군데로 모아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FIATA 개최가 부산의 행사로만 여겨져서는 안 됩니다. 대승적인 차원에서 우리나라 물류에서 더 나아가 다른 산업군과 연계 발전할 수 있다는 국가적 행사로 인식돼야 합니다.”
김 회장은 이번 유치를 통해 다른 산업들과의 시너지 효과 창출에도 주력할 것이라는 복안을 내놨다. 항만공사(PA), 선주협회, 항만물류협회, 선용품협회, 선박수리업계, 조선기자재업계 등과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북한의 총회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FIATA 위원회에도 건의할 예정이다.
“우리나라의 물류산업 가치가 91조7000억원에 달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향후 북극항로 개통 및 TCR(중국횡단철도) TSR(시베리아횡단철도) 연계와 관련해 북한의 참여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그는 물류업계 진출을 희망하는 청년들을 대상으로 청년취업아카데미교육 등 교육을 통해 일자리 창출에도 앞장설 계획이라고 전했다.
▲ KIFFA 김병진 회장은 FIATA 부산 총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정부와 유관기관의 적극적인 협조와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정부·물류업계 지속적 지원과 관심이 성공적 개최로 연결”
우리나라의 FIATA 유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우리나라는 1977년 정회원으로 가입, 1995년 9월 서울 롯데호텔에서 총회를 개최한 바 있다. 당시 한국 물류단을 이끈 이상윤 회장은 홍보비디오를 제작하고 전방위로 유치활동을 벌인 결과, 머나먼 미국에서 낭보를 전해왔다. 서울 총회는 세계 국제물류시장에서 우리나라의 위상은 물론 국내 업체들의 방향을 새롭게 정립하는 발판으로 작용했다.
당시 전 세계 70여개국 700여명의 물류리더들은 서울로 모였다. 참가자 중 70% 이상이 한국을 처음 찾을 정도로 세계 각국의 포워더들에게 우리나라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조명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었다.
서울 개최 이후 22년이 지난 지금, 물류올림픽 위상은 크게 달라졌다. 전 세계 200개국 800여개 국제물류협회, 4만개의 물류업체가 참석하는 대형행사로 발돋움했다.
김 회장은 2020년 총회 유치가 우리나라를 물류강국으로 성장시키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진해운 사태와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해운물류사들에게 재도약하는데 큰 도움을 주고 우리나라 대표 항만도시인 부산의 중요성이 재조명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정부와 유관기관의 적극적인 협조와 지원, 물류업계의 지속적인 관심을 당부했다. 그는 한국 물류산업의 우수성을 알리는데 앞장서왔지만 국내에서의 무관심과 인식 부족에 답답함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세계적인 물류총회는 일개 단체보다는 정부차원의 유치 추진이 이뤄져야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것 같습니다. 적극적인 지지와 협조가 결국 3년 후 총회의 성공을 담보하는 것이니 만큼 현재부터라도 정부의 실제적인 관심과 지원이 이뤄지길 바랍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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