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6-23 09:13

북미항로/ 뒷걸음질 치는 운임에 속탄다

내달 FEU당 1000달러 GRI
북미항로 취항선사들이 매달 하락세를 보이는 운임에 속수무책이다.

1분기 선박 가득 화물을 실어 날랐던 선사들은 신규 선사 진입과 미국 경기 회복이 더뎌 지면서 2분기 내리 운임하락세를 보이더니 6월말에 와서는 물동량 운임 모두 바닥에 머물렀다. 지난달 갱신한 2017년도 운송계약(SC)도 전년대비 소폭 인상된 운임수준에서 체결하면서 선사들은 손익분기점에도 못 미치는 수준을 보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선사별로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6월 한국발 미서안북부(PNW)지역과 서안남부(PSW)의 소석률(선복대비 화물적재율)은 80~90% 수준을, 북미동안은 80% 수준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 서안은 신규 선사인 SM상선의 진입으로 화물유치 경쟁이 벌어지면서 선사들의 소석률이 내려갔다. SM상선은 지난 4월 6000TEU급 선박을 투입해 CPX서비스에 취항한 바 있다. 반면, 미 동안은 주력 수출품인 자동차부품이 급감하면서 소석률이 하락했다. 업계에 따르면 동안향 자동차부품은 전년대비 약 30% 가까이 수출물량이 줄어든 상태다.

한 선사 관계자는 “서안은 신규 선사가 진입하면서 기존 선사들 간에 화물유치 경쟁이 벌어져 운임 회복이 어려운 상태”라며 “동안도 현지 자동차 판매 부진으로 재고가 쌓여 자동차부품이 급격히 줄어 타격이 크다”라고 말했다. 동안의 경우 휴스턴 모빌항 기항 선박은 그나마 선복을 채우고 있지만 주요항인 서배너항과 뉴욕항 선박은 선복을 채우지 못하고 있다. 

물동량 부진에 해상운임도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상하이항운거래소가 6월9일 발표한 상하이발 미서안항로 운임(현물)은 40피트컨테이너(FEU)당 1277달러, 북미동안은 2233달러를 기록했다. 전주대비해서는 각각 136달러, 195달러 하락했다. 1년 전 TEU당 800달러대를 기록하던 때와 비교하면 크게 오른 수준이지만 업계는 성수기에 진입하는 운임수준으로는 턱없이 부진하다는 평가다.

6월초 북미서안과 동안에 시행한 FEU당 600달러의 운임인상은 시장에 2분의1 수준이 적용됐지만 며칠 만에 다시 흐지부지 됐다. 선사들은 하반기가 시작되는 7월 운임인상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7월1일부 FEU당 1천달러 대의 파격적인 운임인상을 공지해 어떻게든 운임을 1천달러 중반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입장이다. 3분기 분기계약 운임을 끌어올리기 위해 시장 분위기를 미리 다져놓겠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7월 운임인상이 실패로 돌아가면 10월 추석 연휴 전 밀어내기 물량이 나오기 전까지 운임인상이 쉽지 않아 선사들은 내달 운임회복에 의지를 다지고 있다. 7월 중순에는 FEU당 400달러의 성수기 할증료(PSS)를 도입할 예정이지만 현재 시장 분위기로 적용될 지는 미지수다.

외국적 선사 관계자는 “7월 운임인상에 따라 남은 몇 개월 실적이 좌지우지 될 것”이라며 “다른 항로에 비해 미주항로 운임이 워낙 낮은데 현재 운임 수준으로는 선사들이 버티지 못해 시장에서 퇴출되는 선사가 생길 지도 모른다”라고 말했다.
 

< 정지혜 기자 jhju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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