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5-30 15:37

칼럼/ 새 정부에 기대하는 물류 위상 확립 방안

이헌수 편집위원 (한국물류산업정책연구원장, 항공대 교수)

새 대통령이 뽑히고 소위 J노믹스도 닻을 올렸다. 기대도 있겠지만 나라 안팎으로 불확실성이 워낙 큰 데다 현재의 우리 국정운영의 틀이 누가 대통령이 돼도 성공하기 쉽지 않은 구조라고 하니 우려가 큰 것도 사실이다.

특히 기업 주도의 성장에서 정부 주도로 전환되는 패러다임의 대전환도 예상되고 있어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더욱이 선거기간이라는 특수성이 있기는 하지만 현재까지 나온 공약들 중에 나랏돈을 풀어서 일자리도 창출하고 복지도 향상시키겠다는 이야기는 많지만 나랏돈을 어떻게 늘리겠다는 정책은 찾아보기 어렵다. 특히 우리경제의 성장 기관차가 동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불안감이 큰 시점이라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새 대통령이 케인즈 이론을 인용해 “정부가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구분하겠다”고 했지만, 정부의 개입 범위를 최소화하고 정부가 반드시 직접 나서야하는 일에만 우리에게 줘진 많지 않은 시간과 자원들을 집중해야 바닥에 떨어진 국격과 우리 국가와 산업의 국제경쟁력을 빠른 시일 내에 회복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필자가 국가 경제에 대해 논할 처지에 있지는 못하지만 우리 물류산업과 관련해서는 주문하고 싶은 현안들이 적지 않다. 

우리 물류산업의 경쟁력 현황

우선 그동안 국가 경제 및 산업 경쟁력의 핵심기반 역할을 하는 물류의 전략적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제고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지속적으로 감소해온 것 같다.

2014년 기준으로 물류업체 수는 19만 여개, 종사자수는 59만 명이며, 업체 수 증가율은 1.9%, 종사자수 증가율은 0.87%에 그쳤다. 또한 업체당 종사자 수는 3.07명, 업체당 매출액은 4.8억 원으로서, 많은 물류기업들이 여전히 영세성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국가의 물류경쟁력 지수(LPI)도 2012년의 세계 21위에서 2016년에 24위로 오히려 하락했으며, 특히 국제운송은 12위에서 27위로 급락했다. 이에 따라 운송수지도 지속적으로 악화돼 102억불 흑자에서 6억불 적자로 해상운송수지는 160억불 흑자에서 56억불 흑자로 급감했다.

이런 과정에서 일반 물류업에 비해 훨씬 높은 수준의 국제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던 해운과 항공운송의 경쟁력이 급격히 하락해 한진해운이 과거 최고 세계 4위에서 파산에 이르고, 대한항공이 2004년에서 2009년까지 6년 연속 국제화물운송 세계 1위 항공사였으나 2009년 취급물량 157만톤에서 2015년 155만톤으로 오히려 감소해 3위 항공사로 떨어졌다. 

종합물류업의 경우 우리기업들이 나름대로 성장을 해오기는 했으나 CJ대한통운의 2015년 매출액이 4.3조원으로서 DHL의 74.4조원과 아직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물론 글로비스가 매출액 14.7조원으로서 세계 5위권이기는 하나 순수 물류사업이 아닌 매출액이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글로벌 물류기업으로서의 위상을 확립하기 위해서는 더욱 큰 성장이 필요하다.

물류산업 위상확립 방안

우선 물류산업 위상 제고방안의 도출은 정확한 위상의 파악에서 시작되며 이를 위해서는 산업 분류체계의 정비가 선행돼야 한다. 현재의 분류체계로는 물류산업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3PL, 복합운송, 물류정보업의 분류가 애매하며 물류사업 규모 산정 시 물류장비 임대업과 물류장비 제조업은 포함되지 않는다. 

공유경제의 확산 등으로 인해 물류장비 임대업은 그 범위를 팔레트풀 수준에서 창고자동화 장비 리스사업 및 3PL 사업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고, 물류-IT-물류장비 제조의 연계를 통한 물류 토털 솔루션 제공 사업의 확대가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물류분야들을 포함해 규모를 산정할 경우 물류업체 및 종사자의 수는 크게 늘어날 것이다. 

물류-유통-IT-장비제조-각 산업 간의 긴밀한 연계가 이루어지는 융합의 시대에서 물류 위상 제고를 위해서 국가물류정책위원회와 같은 물류관련 위원회 및 포럼의 기능 및 역할 강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부처 간 산재한 물류관련 업무를 통합한 물류산업 중심의 정부조직 개편이 쉽지 않다는 측면에서 실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기는 하나 2008년에 출범한 이래 국가물류정책위원회의 역할이 매우 제한적이었다는 점에서 실질적인 기능 및 역할 강화 방안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국가물류정책위원회 역할 및 기능 재편과 관련해서는 활성화가 되지 못한 원인분석부터 이루어지고 원인별 개선 방안도출과 관련 부처협의를 통한 세부 개선방안 도출이 이루어져야 한다.

활성화가 제대로 되지 못한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물류의 중요성과 위상에 대한 인식이 미흡하다는 점일 것이다. 즉 경제 및 산업 활동을 지원하는 여러 기능 중 하나 정도로 인식되고 있어 국가 경제 및 산업에서의 전략적 중요성은 급격히 증가하나 인식은 오히려 퇴보돼 왔다. 따라서 동아시아 중심국 전략의 출발점으로서의 물류의 전략적 중요성에 대한 인식 제고 방안 도출이 시급하다.

오늘날 가장 중요한 환경변화 중의 하나인 융합의 시대를 맞아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 농림축산식품부(농축산식품 유통물류), 보건복지부(의료물류), 기획재정부(관세청, 통관), 중기청(중소 유통물류) 간의 긴밀한 연계 협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우선적으로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 간 업무협약에 의해 운영되고 있는 민관합동물류지원센터가 현 단계에서 가용한 가장 효과적인 협력체계 대안이므로 이를 기본적인 협력의 틀로 확대·발전시켜나가야 한다. 

민관합동물류지원센터의 기능으로서 유통물류위원회와 같이 각 산업분야와 물류가 참여해 밸류체인(value chain)과 서플라이체인(supply chain) 협력을 강화할 수 있는 조직 운영, 산-학-관-연이 포함된 워킹그룹 및 연구회의 운영, 물류분야 제도개선 및 규제완화 모니터링 시스템 운영, 제조-유통-물류기업 해외시장 동반진출 모델 컨설팅 등 다양한 융합모델 도출 및 추진을 위한 지원 등이 강화돼야 한다. 

또한 물류-유통-IT-각 산업 간 융합을 위한 생태계 구축이 필요하며 화주-물류기업 공생발전협의체의 활성화, 유통산업연합회에 물류-IT-유통물류 장비제조업체가 적극적으로 참여함을 통한 유통산업 활성화를 위한 종합적인 생태계 구축 이러한 산업 간 연계 생태계의 타 산업으로의 확산 등이 필요하다. 

따라서 물류산업 발전을 위한 통합물류협회의 중심 역할이 매우 중요하지만 타 산업과의 연계 및 융합을 위해 타 산업의 연관 단체와의 연계 및 참여도 중요하며 이러한 측면에서 화주에 해당하는 다양한 산업과 물류 간의 연계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산업통상자원부 산하의 한국SCM협회 등의 역할도 중요하다. 

유통부문을 중심으로 대통령직속 ‘유통물류위원회’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으나 다양한 산업들과의 긴밀한 연계 및 융합이 이루어져야 하는 상황에서 유통물류위원회는 오히려 유통과 물류에 국한된 일부분 융합으로서 제한적일 수 있다. 또한 경영, 여러 분야의 엔지니어링, 경제, IT, 교통, 토목, 법행정, 무역, 유통, 군수 등 다양한 분야와 밀접하게 연계돼 있는 물류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수준에서 물류를 유통의 한 부분 정도로 생각하고 접근할 위험성이 있으므로 조심스러운 검토가 필요하다.

효과적인 융복합을 위해서는 융복합 활성화 법체계의 정비가 필요하며, 물류 가버넌스(governance) 체계의 구축이 중요하다. 부처 간 긴밀한 협력을 위해 물류국 신설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있으나 물류국이 부처 간 연계 및 조정 기능 확립에 도움이 될지는 검토가 필요하며 이러한 기대효과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물류청 혹은 물류부 수준의 위상이 필요한 것 아닌가 생각된다. 

물류교통부와 같은 전담 부처 설립, 물류정책비서관 신설, 국민경제자문회의의 물류 기능 강화 등 물류의 위상 강화를 위한 많은 대안들이 이야기되고 있으나 이에 대한 물류 관련 국책연구원들 간의 공동연구, 산학관연의 다양한 의견 수렴, 관련 부처 간 협의 등을 통해 효과적인 대안이 창출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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