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5-04 09:43

칼럼/ 국내 철도물류사업자의 사업한계성과 종합물류기업으로의 발전방향

우송대학교 운송물류학과 물류학박사 구교훈

1. 국내외 화물운송시장의 환경변화와 국내 철도화물운송의 실정

현재 국내 철도물류사업자인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철도화물 수송위주의 단순한 사업구조를 갖고 있는데, 과거 철도화물운송이 국내외에서 활발한 역할을 하던 시절에는 주로 산업에서 사용하는 석탄, 시멘트 등 광석류, 유류, 비료 등의 화물을 중심으로 하며, 철도화물수송분담율이 50%를 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소품종·대량·소빈도 중심의 화물수송수요는 탈산업화시기를 거치면서 제조업 위주의 2차 산업이 급격히 감소하는 대신 3차서비스 산업의 급격한 점유율 확대로 인해 산업생산은 이제 다품종·소량의 화물이 생산출하가 되고 이런 화물을 다빈도운송 형태를 통해 운송을 하는 시대에 접에 들면서 생산재 위주의 화물수송수요는 이제 소비재 유통 중심의 화물수송수요로 그 패턴이 바뀐 지 오래다. 

국내 철도화물수송량은 2005년까지 지속적인 감소추세를 보여 철도화물수송량이 41,669천톤으로 감소하고 분담률 또한 6.1%로 낮아지다가, 2006년부터 2008년까지 철도수송이 다소 증가해 2008년에는 철도화물수송량이 46,805천톤으로 수송 분담률은 톤기준으로 6.4%를 기록했다. 한편 국내 철도화물수송량을 톤·킬로미터를 기준으로 할 경우, 2006년에 10,554백만톤·킬로미터, 2008년 11,566백만톤·킬로미터를 정점으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철도화물수송량이 급감해 9,273백만 톤·킬로미터로 하락했다가 2015년 9,479백만 톤·킬로미터로 2008년에 비해 여전히 감소세를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 세계적으로 본다면 글로벌 경제질서의 급격한 변화와 기업들의 글로벌 생산과 글로벌 유통시스템의 보편화에 따른 글로벌 물류수송의 시장에 있어서 질서와 선사 등 실제운송인과 프레이트 포워더, 3PL업자와 화주 등 물류 player간 역할은 과거와는 판이하게 다른 형태로 진화해 오고 있는 실정이다.

전 세계적으로 WTO(World Trade Organization: 세계무역기구) 체제하에 세계무역의 촉진과 지역 간 무역블럭인 FTA(Free Trade Agreement: 자유무역협정)의 지속적인 확대로 인한 국가 간 또는 지역 간 교역량의 증대로 화물수송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지난 50여 년간 컨테이너화(Containerization)에 따른 컨테이너 운송의 증가와 해상운송의 발전과 다품종·소량·다빈도 수송에 대한 고객의 니즈(Needs)에 부응할 수 있는 문전(Door to Door) 수송이 보편화되고 있다. 이로 인해 문전수송에 장점이 있는 도로운송의 지속적인 증가와 비례해 철도운송은 점차 감소하고 있는데, 이는 철도역간 간선운송만을 수송하는 철도운송사업만으로는 더 이상 사업을 영위하기 어려운 경영환경에 직면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국내 물류산업의 경우에도 관련 법제도와 규제 등 다양한 환경요인의 변화로 인해 일반 물류기업들의 물류사업은 물론이고 철도물류사업의 불확실성은 더욱 커지고 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이러한 물류산업에 있어서 불확실성의 증가는 국내 물류기업은 물론 철도물류업자에게 위협 요인을 줄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성장과 변신의 기회를 제공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따라서 현재 국내 대부분의 중견이상의 물류기업들이 영위하는 소위 종합물류서비스를 중심으로 한 물류사업을 영위하는 이유는 물류산업의 여러 다양한 물류사업 중 특정 사업만을 고집할 경우에는 대상 시장의 좁아지므로 범위의 경제와 규모의 경제 효과를 기대하기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결국 국내 철도물류사업자 역시 이러한 물류기업과 같은 법인체 조직의 하나로서 범위의 경제와 규모의 경제를 활용하지 않고는 현재의 치킨 게임이니 파멸적 경쟁(destructive competition)이니 하는 무한경쟁의 치열한 물류시장에서 생존하기는 매우 어려운 상황인 것이다. 결국 국내 철도물류사업자는 사업 다각화를 통한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구축에 대한 부분과 현재 철도물류의 여러 가지 이슈와 문제점들에 대한 점검을 통해 개선방안을 제시하는 게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2. 국내 철도물류사업자의 물류경영실태

지난 수년 간 국내 철도물류사업자의 철도화물 수송량은 양적인 면에서도 감소세를 보여 왔으며, 철도물류의 매출액 역시 4천억 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매우 빈약한 경영실적을 보이고 있다. 또한 매년 물류부문에 있어서 막대한 영업 손실로 인해, 철도사업자의 전체 영업 손실 중 거의 절반을 물류사업부문이 차지할 정도로 철도물류사업은 한국철도공사 전체의 수익성에 좋지 않은 요인이 되고 있다. 

결국 철도물류 사업자의 현재 철도화물수송 중심의 사업구조만으로는 계획하는 매출증대는 물론 수익성을 보장하기 매우 어려운 상황이므로, 철도물류사업자의 시장 경쟁력강화를 위한 사업다각화를 포함한 새로운 사업의 추가나 변경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코레일에 따르면 지난해 코레일의 누적 부채는 13조7441억원으로 연간 이자만 4500억원에 달한다. 

만약에 기존의 철도화물수송을 위주로 한 물류사업을 앞으로도 지속할 경우에 철도물류부문의 과도한 적자지속으로 인하여 철도공사 전체의 손익이 나빠지고 부채증가와 경영악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현상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 전망되므로 이러한 철도물류사업자에 대한 사업영역과 조직의 형태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와 개혁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3. 철도물류시설 확대위주의 물류정책의 허점
 
지금부터 10여년전 고속철도(KTX)의 건설과 운영에 따라 기존의 경부선(새마을호, 무궁화호, 화물열차운행)은 KTX수송수요만큼 기존 경부선 선로의 여유가 생기므로 여기에 화물열차를 추가로 투입할 경우, 철도화물수송의 역할이 늘어나게 돼 화물철도수송량의 자연스러운 증가가 예상된다는 식의 학술논문과 주장들이 많이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예측은 철도화물수송에 대한 수요가 충분한 상황에서는 그럴듯한 논리주장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철도화물수송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현 시점을 감안한다면 그 예측은 완전히 빗나간 것으로 볼 수 있다.

그 이유는 철도화물수송량의 확대를 위한 정책의 수립과 실행에 있어서 철도화물수송을 원천적으로 가능하게 만드는 수송수요의 창출에 초점을 둔 것이 아니라, 철도화물의 수송능력 확대에 철도물류 정책의 초점을 둔 것 때문이다. 결국 철도화물의 운송능력(공급측면)도 중요한 정책사항이지만 이보다 더욱 중요하고 근본적인 이슈는 신규로 발생되고 있는 화물과 기존 도로운송으로 수송되고 있던 화물들을 철도수송을 유인하는 철도화물의 수요창출이다. 공급위주의 철도물류정책은 열악한 철도물류시설의 환경과 철도화물에 대한 수송수요가 충분히 여력이 있는 시장여건하에서는 적정한 정책일 수 있으나, 만일 철도수송능력이 확대되었을 때 화물수송수요의 침체나 도로운송의 경쟁력 우위지속 또는 철도운송의 경쟁력 약화 등 여건의 변화로 인해 만일 철도수송량이 늘지 않고 오히려 감소할 경우에는 그 논리가 매우 궁색하게 되는 것이다. 프랑스 고전파 경제학자인 세이(J.B.Say)의 시장이론인 ‘공급은 그 스스로 수요를 창조한다’라는 원칙은 공급이 이루어지면 그 만큼의 수요가 생겨나므로 수요 부족에 따른 초과공급이 발행하지 않음을 의미하는 것이었으나, 이 경제원칙은 1920년대 세계대공황으로 모순이 일어났으며, 케인즈의 유효수요원리에 의해 비판받은 것이다. 이와 관련해 필자는 과거 10여년 전부터 이러한 공급능력 위주의 철도물류 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고객이 요구하는 철도물류의 공급능력을 차근히 확보해가면서 근본적인 철도화물수송수요의 창출과 진작을 위한 실효적인 정책과 화물운송 시장에 부응한 전략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을 누누이 강조한 바 있다. 

비근한 예로, 수년 전에 철도공사에서 주도적으로 건설 조성한 광주 하남역 철도CY의 경우를 보면, 철도공사의 사업예측이 완전히 빗나간 사례중의 하나다. 10년 전만 하더라도 광주 하남공단에 소재한 삼성전자는 세탁기 등 백색가전을 생산하고 수출하는 국내 최대의 공장으로서, 당시 월평균 수출물동량이 40피트 컨테이너 기준으로 약 5천개를 상회할 정도였다. 따라서 필자가 근무했던 철도공사 물류본부에서는 섬성전자의 가전 수출물량을 도로운송에서 철도운송으로 전환시키려는 노력을 기울였는데, 당시 화주사인 삼성전자에서는 광주 인근의 송정리CY나 임곡CY를 활용하여 도로와 철도운송을 수행했으나 대부분은 도로운송이었다. 그 이유는 당시 철도운송의 경우에는 광주공장에서 선적항인 부산항까지 운송할 경우에 경전선이 선로문제로 인해 대전을 경유해 부산진역까지 철도수송을 해야 하는 역물류의 문제점이 있다 보니 삼성전자의 입장에서도 철도수송이 거의 불가능한 여건이었다.

따라서 당시 삼성전자에서는 철도공사에서 하남역에 CY를 조성해 운영한다면 도로운송을 철도수송으로 전환시킬 수 있다는 입장을 세웠다. 이와 관련하여 철도공사는 그 이후 하남역 철도CY를 조성해 운영에 들어갔지만, 삼성전자가 백색가전 라인을 해외로 이전하는 바람에 철도수송은 물거품이 됐고 철도공사에서는 상당한 투자를 거의 무의미하게 만들었던 사례가 있다. 필자가 전해듣기로는 현재 하남역 철도CY는 원래 조성 목적인 삼성전자의 막대한 수출컨테이너화물을 철도 수송하는 철도CY와는 달리 비효율적으로 운영이 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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