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 대형화와 신규 취항의 여파로 부진의 늪에 빠졌던 북미항로가 2016년 들어 되살아났다. 지난 1월1일부로 북미항로 취항선사들이 북미서안에서 1200달러, 북미동안에서 1500달러에 가까운 운임인상을 시행했다. 번번이 실패에 그쳤던 기본운임인상(GRI)이 성공하면서 북미항로 해상운임은 단번에 뛰어올랐다. 비수기에 접어들면서 선사들이 임시결항을 통해 선복을 줄인 데다 중국발 물동량까지 늘어난 게 운임 회복의 밑거름이 됐다.
하지만 중국 춘절 이후 3월까지 물동량 약세가 이어졌고 다시 운임은 급감했다. 상하이항운거래소가 4월8일 발표한 상하이발 미서안항로 운임은 40피트 컨테이너(FEU)당 849달러, 북미동안은 1732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파나마 운하 확장을 앞두고 벌어진 선사 간의 집하 경쟁은 북미수출 항로의 운임하락을 부채질했고 운임 인상 노력도 번번이 실패로 돌아갔다.
6월 시기상 성수기에 진입했지만 북미항로는 여전히 낮은 해상운임은 보였다. 6월 말 파나마운하가 확장되면서 얼라이언스들이 앞 다퉈 선대를 대형화해 운임회복을 방해했다. 우선 2M이 동안 서비스에 신규 취항했다. G6는 미동안에 1만TEU급 컨테이너선을 투입하는 새로운 서비스 NYX를 신규 취항했다. CKYHE얼라이언스는 파나마 운하 확장에 맞춰 아시아-미 동안에 4개 서비스에 초대형 컨테이너 선박을 배선했다. 북미서안에도 선박대형화가 지속됐다.
G6는 북미서안 항로에서 비수기에 중지된 CC2를 5월 중순부터 재개하고 운항선박도 8000TEU급으로 대형화했다. 파나마 운하 확장으로 북미동안은 선복이 12%나 늘어나면서 선사들이 선복감축에 나서기도 했다.
성수기에도 미미한 증가에 머물던 북미항로는 9월1일 한진해운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개시로 큰 이변을 맞았다. 상하이항운거래소가 9월9일 발표한 상하이발 미서안항로 운임은 FEU당 1749달러, 북미동안은 2447달러를 기록했다. 전월대비 각각 500달러, 700달러 이상 올랐다.
한진해운의 선박이 각국의 입항거부와 억류 등으로 발이 묶이면서 외국적선사와 현대상선에 화주들의 화물이 쏠리자, 운임은 단번에 인상됐다. 성수기에도 운임을 끌어올리지 못했던 선사들은 한진해운의 법정관리행으로 선박 가득 화물을 실으며 운임을 끌어올렸다.
추석 연휴 수요 저조에 임시결항을 예상했던 선사들은 일제히 계획을 취소하고 추가 운임인상에 나섰다. 중국 노동절 연휴 전 밀어내기 물량도 쏟아져 나와 선사들은 FEU당 400달러의 성수기할증료(PSS)를 적용했다. 성수기 효과에 운임 고공행진을 보였던 북미항로는 11월 중순 비수기에 진입하면서 하락세를 보였지만 12월 중순 들어서며 다시 반등을 꾀하고 있다.
12월9일 상하이발 미서안항로 운임은 FEU당 1382달러, 북미동안은 FEU당 2340달러를 기록했다. 11월 말 각각 2천달러, 3천달러대에 머물던 수준에 비하면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내년 1월 중국 춘절 전 밀어내기 물동량이 12월 중순 이후 선적되면서 소석률 100%를 보이고 있다. 선사들은 1월 중순까지 지속적인 운임인상을 통해 운임수준을 서안은 2천달러대 동안은 3천달러 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 정지혜 기자 jhju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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