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중동항로에서는 취항선사들이 높은 소석률(선복대비화물적재율)을 기록하며 호재를 이어갔다. 한진해운 이탈로 수혜를 보고 있는 선사들은 소석률을 끌어올리며 운임인상(GRI) 고삐를 바짝 조이고 있다.
높은 소석률과 더불어 선사들의 GRI도 조금씩 성과를 내고 있다. 현대상선 에미레이트쉬핑(ESL) UASC 등 중동항로를 주력으로 하는 선사들은 11월 20피트 컨테이너(TEU)당 200달러의 GRI를 진행했다. CMA CGM도 아시아-중동 걸프 노선의 컨테이너 화물을 대상으로 11월 두 차례에 걸쳐 GRI를 단행했다. 이달 15일과 22일에 20피트 컨테이너(TEU)당 200달러를 인상했다. 선사마다 차이는 있지만 TEU당 약 50~100달러의 운임을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동항로 선사협의체(IRA)는 12월에도 TEU당 200달러의 GRI를 실시하기로 했다. 선사들은 모처럼 떨어진 운임을 예전 수준으로 회복해 시황 정상화에 나서겠다는 각오다.
선사들은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임시휴항(블랭크세일)을 실시한다. 이달 말에는 현대상선에 이어 에미레이트쉬핑(ESL)이 임시휴항을 진행한다. 취항선사들은 연말까지 임시휴항을 실시해 선복조절에 나선다. 선사들은 올해 상반기부터 매주 1척씩 선박을 빼며 TEU당 약 100~200달러의 해상운임 상승효과를 거둔 바 있다.
연말을 타깃으로 한 밀어내기 물량은 예년보다 감소할 전망이다. 한진해운이 빠졌지만 여전히 취항선사들이 많은 탓에 화물을 유치하는데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 취항선사 관계자는 “매년 11~12월 초에 나타나던 연말 밀어내기 특수는 올해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중동항로 해상운임은 지난 10월에 비해 소폭 상승했다. 11월11일 상하이항운거래소(SSE)가 발표한 상하이발 페르시안걸프·홍해항로 해상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441달러를 기록했다. 지난달 420달러에서 소폭 올랐다. 지난 8월 200달러대와 비교하면 큰 상승을 보인 셈이다. 한국발 해상운임은 지난달과 비교해 큰 변동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 중동항로 시황은 크게 좋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게 취항선사들의 공통된 견해다.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향후 행보가 취항선사들의 고민을 더욱 키우고 있다. 핵 압박 등으로 이란에 대해 부정적 언급을 한 트럼프의 對이란 정책에 국내 수출입기업은 우려하고 있다. 이밖에 중동항로에 훈풍을 불어넣어 줄 현지 구매력이 올라가지 못한 점도 선사들의 고민거리 중 하나다.
중동 신흥국들이 저유가로 허리띠를 졸라매자 중국의 수출 물량마저 감소했다. 외신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중국의 개도국 수출은 전년 대비 6% 하락했다. 중국의 이 지역 수출은 지난 해에는 12% 하락한 바 있다. 국제 유가는 올들어 1월 26.5달러를 시작으로 9월 42.89달러를 기록한 바 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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