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0-10 09:43

쿠팡의 오픈마켓 진출 그 후…


국내 오픈마켓 시장은 지마켓과 옥션의 이베이코리아 그리고 11번가의 SK플래닛이 장악하고 있다. 국내 오픈마켓의 1위 업체인 이베이코리아는 시장 점유율이 무려 65%에 육박한다. 국내 유통산업이 기존의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모바일 시장으로 성장하고 있는 만큼 이베이코리아가 유통 대기업들을 위협하는 수준으로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이베이코리아의 거래액은 약 12조 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국내 대형 유통사인 롯데 그룹의 26조 원, 신세계 그룹의 18조 원에 이어 3번째로 큰 규모다. 이런 이베이코리아의 아성에 쿠팡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쿠팡은 지난 5월부로 패션 카테고리를 제외하고 그 외 소셜딜 형식의 판매 방식을 종료했다. 그 대신 쿠팡만의 오픈마켓 시스템인 아이템 마켓을 강화했다. 기존 판매 방식의 딜은 상품기획자(MD)가 상품을 선별한 뒤 기간을 정해 판매하는 소셜커머스 모델이다. 반면 아이템 마켓은 제3의 판매자가 쿠팡에 직접 상품을 업로드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따라서 쿠팡은 기존의 로켓 배송 시스템 기반의 직매입 리테일 사업과 오픈마켓을 함께 운영함으로써 진정한 한국의 아마존 같은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이다.

기존의 딜 판매방식을 과감히 버리다

사실 쿠팡이 기존의 딜 형식의 판매를 버리고 아이템 마켓을 도입한 이유는 오직 고객만을 위한 서비스를 실현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요즘 온라인 몰에는 너무나도 많은 상품들이 고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고객들은 온라인 몰에서 제공하는 정보가 너무나도 많기 때문에 자신이 사고 싶어하는 상품을 망각해버리는 역설적인 상황이 발생하곤 한다. 한 예로 한 고객이 쿠팡 말고 타사에서 콜라를 사고 싶어서 검색창에 콜라를 검색했다고 가정하자. 그럼 상식적으로 콜라라는 상품만이 나와야 한다. 하지만 현재 타사에서 콜라라는 상품을 검색하면 물론 콜라도 나오지만 콜라보다는 콜라와 비슷한 음료 상품들이 더 많이 나온다. 이런 상황 속에서 고객들은 콜라를 사기 위해서 콜라를 검색했지만 콜라보다는 다른 상품들 속에서 고민에 빠지게 되어 오히려 쇼핑에 집중하기 어려운 상황에 빠질 수 있다. 그렇다면 쿠팡은 어떨까? 쿠팡에서 콜라를 검색했을 때 타사 사이트와는 다르게 오직 콜라만이 나온다. 이같이 쿠팡은 오직 고객들이 쇼핑을 하는 데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쿠팡의 오픈마켓 진출 후 우려사항

하지만 쿠팡이 오픈 마켓에 진출한 이후로 전문가들은 쿠팡이 여러 가지 문제점들에 직면하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우선 첫째로 오픈마켓은 딜 판매 방식에 비해 쿠팡 입장에서 관리해야 할 판매자가 훨씬 더 늘어났다. 따라서 기존의 오픈마켓 기업들은 판매자 관리에 대한 많은 경험이 있겠지만 이제 막 오픈마켓에 진출한 쿠팡은 애를 먹을 수도 있다. 한 예로 쿠팡에서 아이폰 케이스를 판매해온 김 모 씨는 갑자기 주문량이 끊겼다. 전날까지 고생해 홈페이지 상위에 노출시킨 상품이었다. 의아한 나머지 김 모 씨는 쿠팡 홈페이지를 접속한 뒤 깜짝 놀랐다. 그 동안 판매한 상품에 대한 소비자 평가, 상품 이미지 등을 다른 판매자가 사용 중이었다. 쿠팡 측에 이를 항의하자 “아이템 마켓 시행으로 어쩔 수 없는 결과”라는 답변을 들었다. 

둘째로 현재 쿠팡은 기존의 판매 방식에서 오픈마켓으로 전향할 때 판매자들과 상의 없이 독단적으로 결정했다. 이로 인해서 기존의 판매 방식으로 꾸준히 판매를 해왔던 판매자들은 황당할 수밖에 없었다. 변 모 씨는 쿠팡 내 판매업자다. 그는 ‘아이템 마켓’ 실시 자체가 원천무효라고 주장한다. 쿠팡이 판매자와 계약을 갱신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아이템 마켓’을 공지·적용했기 때문이다. 복수의 판매자들은 “아이템 마켓과 관련해 쿠팡과 공식 계약을 체결한 바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쿠팡은 대규모유통업법을 위반했다. 대규모유통업법에 따르면 대규모 유통업자와 납품업자는 전자서명이 포함된 계약을 맺어야 한다. 공정위 관계자는 “해당 내용이 사실이라면 대규모유통업법을 위반한 것이 맞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쿠팡은 아이템 마켓으로 사업모델을 전환하며 좋은 제품을 공급해서 호평을 받으면 판매자가 별도의 광고료를 내지 않더라도 대표 상품으로 노출시켜주는 ‘아이템 위너’ 시스템을 시작했다. 아이템 위너는 기존의 오픈마켓과 다르게 광고가 아닌 소비자의 실시간 평가가 반영된다. 하지만 과연 오픈마켓에서만 판매를 진행하던 사업자들에게 쿠팡이 제공하고 있는 아이템 위너라는 시스템은 구미가 당기는 시장일까? 수년째 오픈마켓에서 의류를 판매한다는 한 개인사업자는 “쿠팡의 오픈마켓 진출에 입점을 고려했지만 오픈마켓과 다른 ‘운영 솔루션’ 방식에 별도로 돈을 투자해야 해서 망설이고 있다”라고 말한다. 

< 송재호 대학생기자 thdwogh888@naver.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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