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편의치적국가로 부상한 마셜제도공화국의 성장세가 거세다. 2위 라이베리아를 턱밑까지 추격하며 순위 역전을 노리고 있다.
마셜제도공화국 선박 및 법인등록처 한국사무소 김영민 대표는 16일 기자와 만나 “마셜제도의 총 등록선박이 지난해 두 자릿수로 성장하면서 성장 둔화를 겪고 있는 라이베리아와의 격차를 8000t(이하 총톤수) 이내로 좁혔다”고 말했다.
영국 해운조사기관인 클락슨에서 1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5년 말 마셜제도 등록선박은 2942척 1억2450만t을 기록했다. 1년 전의 2606척 1억1070만t에 견줘 12.5%나 성장한 수치다. 지난해 전 세계 선박 순증가분인 4450만t의 31%(1380만t)가 마셜에 등록했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1위 편의치적국 파나마는 8153척 2억2030만t으로 0.4% 성장하는 데 그쳤으며, 라이베리아는 3185척 1억3220만t으로 2.5%의 증가율을 보였다. 기국(旗國)별 점유율은 파나마 18.1% 라이베리아 10.9% 마셜제도 10.2%를 기록, 2~3위 간 점유율 격차가 크게 좁혀졌다. 홍콩 싱가포르가 각각 8.3% 7.7%의 점유율로 뒤를 잇고 있다. 기국별 성장 속도에 미뤄 올해엔 마셜이 라이베리아를 제치고 2위 편의치적국으로 도약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영민 대표는 한국은 마셜의 네 번째 고객이라고 말했다. 마셜 등록선박 중 국내 선사가 보유한 선박은 260척 1350만t으로, 10%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14년 11월 200척을 넘어선 이래 1년여 만에 다시 60여척이 늘어났다.
김 대표는 평균선령이 7.9년에 불과할 만큼 등록선대가 대부분 젊은 선박으로 구성돼 있는 점을 마셜제도 기국의 가장 큰 특장으로 꼽았다. 마셜의 선령 분포는 경쟁기국에 비해 가장 낮다. 최근 선박량이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는 홍콩이나 싱가포르 등도 9.4년 8.9년으로 마셜보다 높은 편이다. 기국 1~2위를 달리고 있는 파나마와 라이베리아 등록선박의 평균선령은 각각 16.5년 10.4년이다.
김 대표는 또 전 세계 27곳의 사무소에서 근무하는 350여명의 직원이 24시간 지원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는 데다 항만국통제(PSC)에서 우수한 성과를 내고 있는 점도 선사들이 마셜을 선택하는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마셜은 10년 연속으로 미국 해안경안경비대 퀄십21(선박안전관리우수국가)로 지정돼 선박검사 면제를 받고 있다.
김 대표는 “신조선 중심으로 편의치적을 찾는 비중이 늘고 있다”며 “선박금융 이유가 큰데 금융권은 세제 문제 등으로 편의치적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9년 전 60%가 채 안 되던 편의치적선 비중은 2015년 말 70%까지 상승했다.
김 대표는 또 기국선박의 24%가 일본선급(NK), 22%가 노르웨이독일선급(DNV GL)을 쓰는 반면 한국선급(KR) 이용률은 6%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하고 “일본선사들이 NK를 키웠듯이 우리나라도 해운력 강화 차원에서 국적선사들이 KR나 KP&I(한국선주상호보험조합) 이용을 적극적으로 늘려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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